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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모바일 OLED 사업부 풍랑 속에 첨벙
송기락 기자 | 승인 2012.07.04 13:46

줄곧 적자를 기록하던 LG디스플레이가 혹독한 대가를 치루게 됐다. LG그룹은 6개 분기동안 적자에 시달리던 LG디스플레이 산하 주력 3개 사업부 중 모바일 OLED 사업부를 IT사업부 산하 부서로 개편했다. 일단의 조치는 취한 셈이었지만 업계불황과 미국 주정부에 대한 배상금 및 기술유출을 둘러싼 삼성모바일 디스플레이측과의 법정 소송 등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은 흑자전환했는데…땅 치는 LG디스플레이 “스마트폰만 잘 됐더라도”
LG디스플레이 인원·조직 감축…사업부 가지치기로 OLED만이라도 건져야

2월 2일의 호가는 잠시 동안의 꿈이었다. 작년 1만7000원대까지 떨어졌던 LG디스플레이의 주가는 올해 들어서면서 계속 상승세를 펼쳤다. 고조된 기대감은 2월 2일 3만450원을 찍으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LCD업계가 전체 불황이었던 점, 그리고 2011년 LG디스플레이의 영업실적이 줄지어 적자였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매우 고무적인 결과였다.

그러나 개선되지 않는 스마트폰 판매부진, 누적되는 적자, 거기에 4월 LG디스플레이가 패널 가격 담합 제소로 인해 미국 8개 주정부에게 물어줄 거액의 배상금을 물어야 할 처지까지 겹치자 승승장구하던 LG디스플레이의 기세는 바람 빠진 풍선처럼 2만원 초반대로 줄어들어 버렸다. 증권업계에선 단기적으로 LG디스플레이의 패널 담합 소송건이 2분기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국제 공조를 통해 LG디스플레이의 패널 가격 담합이 드러났다.

당초 증권가에선 미국 8개 주정부에 물어주어야 할 배상금 규모를 2억 달러 선에서 예측했다. 그런데 미국 주정부측이 요구하는 배상금액이 하나둘 가시화되자 예측 배상금은 4억 달러선으로 부쩍 오를 전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4억 달러로 추정되는 배상금을 충당금으로 쌓을 경우 2분기 영업손실은 1분기 1782억원보다 많은 2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좀 더 시간을 두고 봐야지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있겠지만 당장의 적자는 면치 못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모바일 때문에 디스플레이까지…

미국 주정부에 대한 배상금 건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면 스마트폰 부진은 고질병이다. LG디스플레이와 휴대폰사업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를 맺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의 액정화면을 생산 및 조달해 주는 곳이 바로 LG디스플레이의 3대 핵심축이었던 모바일OLED(휴대폰용 액정화면) 사업부이기 때문이다. 2010년 10월 스마트폰 부진으로 연일 침체상황에 있던 LG그룹은 구본준 부회장을 LG전자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구 부회장은 스마트폰 부문에 대해 “사활을 걸라”고 주문할 정도로 힘을 실어 주었다. 구 부회장이 연일 강조하는 조직개선과 독한 LG도 그러한 힘을 실어주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었다.

그 결과 구본준 호의 LG전자는 지난 1분기 매출 12조2279억원, 영업이익 4482억원을 기록하면서 장기간의 부진을 떨쳐냈다. 특히 영업이익 부문에서 기념할 만한 성과를 이루어 2010년 1분기 이후로 줄곧 저기압이었던 LG전자의 영업실적은 전년동기에 비해 242.7%나 급증했다.

그렇지만 구 부회장이 직접 힘을 실어준 모바일 사업부는 여전히 고착상태다. 우선 표면적인 수치 자체는 좋아 보인다. LG전자 산하 모바일커뮤니케이션즈(MC) 사업부는 1분기 매출 2조4972억원, 영업이익 389억원을 기록하면서 2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는 표면적인 수치만으로 안심할 수 없다고 충고하고 있다. 판매실적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판매 목표량은 3500만대이다. 분기 당 875만대를 팔아야 했지만 실제론 500만대조차 미치지 못했다. 한은미 하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비용 절감이 LG전자 실적 개선의 원인이었다”며 “스마트폰 판매량이 기대치를 밑도는 등 제품판매량 추이가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한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한번 시장의 흐름을 놓치면 본 궤도에 오르기 위해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어 부어야 한다. 단순히 오너 한 마디에바뀔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도 전했다.

방만경영에 구멍 뚫린 사업부

이러한 스마트폰의 부진은 그대로 LG디스플레이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LG디스플레이 산하엔 TV사업부, IT사업부 외에 모바일OLED 사업부가 있다. 모바일OLED 사업부는 휴대폰용 액정화면 개발·생산부문과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개발·생산부문을 각각 담당하고 있었다.

그런데 휴대폰 판매실적저하로 인해 휴대폰 액정 화면 판매량도 덩달아 줄어들기 시작했다. 동시에 LCD 업계 장기불황까지겹치자 유기발광다이오드 개발 및 생산에도 악영향을 미쳐 유기발광다이오드 양산 계획은 계속 미뤄지고 있다. 경쟁사인 삼성 디스플레이가 지난 3월 흑자전환으로 돌아서는 동안 6개 분기 연속 적자에 시달려 온 LG디스플레이로선 조직정리 외엔 다른 카드가 없었다.

칼을 뽑은 것은 LG그룹이었다. LG그룹은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LG디스플레이에 대해 고강도 경영진단을 실시했다. 진단 결과. 이들 중 일부는 비용절감 차원에서 실장이나 전문 연구원으로 임명되었다.

사업부서장들도 각각 길을 달리했다. 모바일OLED 사업부장인 여상덕 부사장은 최고기술책임자(CTO)로, TV사업부를 맡던 하현회 부사장은 LG그룹 사업시너지팀장으로 발령받았다. TV사업부의 공석은 전 최고기술책임자였던 황용기 전무에게 돌아갔다. 3개 사업부 중 그나마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던 IT사업부의 인유성 부사장만이 유임됐다. 

한 LG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4월 소규모 조직개편안을 그룹에 보고했으나 그룹에서 내린 재검토 지시에 따라 대규모 조직개편이 단행됐고 일부 임원ㆍ담당급에 대한 보직해제 및 변경 통보가 떨어진 것이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복병 기술유출

한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기술유출 소송건은 LG디스플레이의 앞날을 가로막는 또다른 복병으로 작용하고 있다. 창사 이래 한번도 압수수색을 받은 적이 없었던 LG트윈타워가 4월 26일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고, 앞선 4월 13일엔 경기지방경찰청 산업기밀유출수사대가 LG디스플레이 전무급 임원과 연구개발 임원, 인사팀장, 보안팀장 등을 입건해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검찰은 5월 2일 LG디스플레이에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넘긴 혐의로 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연구원 조모씨(2010년 퇴사)를 구속기소했다. LG디스플레이측은 “조씨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재직 당시 습득한 기술은 LG디스플레이가 연구하던 기술과 전혀 다르다”고 반박했지만 검찰은 LG디스플레이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측의 대형 OLED 기술을 빼내기 위해 회사 차원의 조직적 개입을 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기술유출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LG디스플레이는 또 막대한 배상금을 물어줄 처지에 몰린 셈이다.

sj.go@wsobi.com

송기락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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