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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현의 미래교육] 줄어드는 에듀테크 예산, AI 디지털교과서는 누굴 위한 정책인가
이대현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 승인 2023.05.18 09:15

[여성소비자신문] 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하면서 에듀테크를 활용한 교육환경의 변화는 필연적인 시대의 흐름이 되었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학습자 특성과 다양한 기술의 등장은 교육환경의 변화를 부추기고 있으며, 에듀테크 기술력의 향상은 그 변화의 속도를 가속화하고 있다.

에듀테크를 활용한 교육환경의 변화는 일상생활 속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TV광고 등과 같은 언론매체만 하더라도 인공지능 기반의 맞춤형 학습, AR/VR 기반의 실감형 학습, 메타버스와 같은 가상공간 기반의 학습 등을 자주 노출하고 있다. 불과 3-4년 전에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혁신적인 교육환경이 일상에 가깝게 다가와 있는 것이다. 

최근 교육과 에듀테크 업계에는 정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AI(인공지능) 기반의 디지털교과서 정책이 가장 이슈가 되고 있다. AI 디지털교과서의 기본적인 개념은 AI, 빅데이터 분석 등 첨단기술을 통해 학생들에게 개인 역량과 성취도에 맞는 맞춤 교육을 제공함으로써 학생 한 명, 한 명을 미래사회의 소중한 인재로 키우는 것이다.

이는 ‘모두를 위한 맞춤 교육’이라는 주제로 학생 맞춤, 가정 맞춤, 지역 맞춤, 산업·사회 맞춤이라는 방향성을 갖고 진행되고 있다. 

AI 디지털교과서 관련 정부 정책은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가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며, 2025년부터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공통·일반선택 과목 도입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공교육에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와 비슷한 디지털교과서 정책은 과거에도 실행된 적이 있다. 학습수단이 디지털매체로 전환됨에 따라 2015년까지 도입완료를 목표로 기존의 서책형(종이형) 교과서를 ebook, e-pub 등을 이용한 디지털교과서로 전환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과거의 정책은 서책형 교과서에 담지 못했던 멀티미디어(음성, 영상) 자료 등을 추가하고 태블릿 등을 활용해 책가방을 가볍게 하는데 에는 의미가 있었지만 학습의 효율성, 현실성 등의 문제로 시범학교에 적용되는데 그쳤으며, 전체 학교에 보급화라는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

또한, 전자·통신 분야의 대기업 위주의 산업이 활성화되는 구조였으며, 에듀테크 산업의 생태계를 고려하지 못하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다. 

교육의 효과성에 대한 논의보다는 대기업 위주의 IT 기술 논리가 우선되는 사업이었다. IT 기술만으로는 교육을 대체할 수 없음을 모두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기술이 우선되어야 개선된 교육환경과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는 공급자 입장의 논리가 우선시됐다.

2015년 보급 완료 목표였던 디지털교과서 정책은 정권 변경 및 실효성의 문제로 인해서 명분만 유지되고 있을 뿐 교육환경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지는 못했다. 

10년여가 지난 지금, 정부는 다시 2025년부터 AI 디지털교과서를 보급하겠다는 정책을 내놓고 있다. 10년 전과 달라진 부분은 과거에 없었던 4차산업혁명 기술의 요소인 에듀테크 기술이 접목되었다는 부분이다.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의 교육환경 변화

과거의 디지털교과서 정책은 서책형 교과서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었던 반면, 이번 디지털교과서 정책은 인공지능(AI) 기반의 기술이 포함되는 부분이 가장 차별화된 부분일 것이다.

인공지능 기반의 디지털교과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데이터를 이용해 차별화된 맞춤형 서비스 제공하고, 이를 통한 다양한 교육적 효율성과 효과성을 도출해 낼 수 있다는 부분이다. AI 디지털교과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생들의 학습 행동, 결과, 성취도 등에 관한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학생별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데이터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교육의 효율성과 효과성 증대를 도모하는 이번 정책은 지식정보사회에서 가장 필수적인 요소로 에듀테크 산업발전에 있어 매우 긍정적인 방향으로 생각된다. 

과거에는 기술 기반의 하드웨어가 사회환경을 변화시키고 산업을 이끌었던 반면에 최근에는 하드웨어와 네트워크 기술을 기반으로 산업의 중심이 소프트웨어로 변화하고 있다. 글로벌 시가 총액 10위 기업 순위를 보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알리바바, 텐센트 등 소프트웨어 회사가 대다수 포진하고 있다.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의 교육환경 변화는 디지털 리터러시 인재 양성에 대한 요구로 이어지고 있으며, 인공지능 기술을 더욱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육방식에 관한 연구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 기관의 협력

국내에는 교육부 이외에도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국민의 전생애에 걸친 교육을 장려하고자 하는 기관이 다수 존재한다. 상기 기관들은 K-12교육 운영, 기술교육, 평생교육, 실버교육, 여성 인재 양성 등의 그 목적에는 차이가 있지만 각 기관의 교육운영 관련부서에서는 이러한 교육 정책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양한 고민들을 하고 있다. 

이러한 기관들 중, 교육과 관련한 업무를 가장 많이 수행하고 있는 기관은 단연 교육부이다. 교육부는 최근 AI 디지털교과서 매칭데이를 통해 교과서 발행사와 AI 기술 역량을 갖춘 에듀테크 기업 간 정보 교류의 장을 마련, 양질의 콘텐츠 제공과 다양한 교육정보기술 기업의 협력을 유도했다.

AI 디지털교과서와 관련해 교육부가 교육환경 변화를 준비하고 있고, 산업통상자원부가 클라우드 기반의 SaaS 기반의 인프라 정책을 펼치며 교육혁신에 힘쓰고 있다. 

또한 교육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교육과 산업의 협력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2022년 부처 협업형 인재양성 사업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 추진계획에서는 반도체 분야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계 수요 기반의 학부 전공트랙 개발·운영을 통한 기술 인력양성 및 공급에 힘쓰고자 했다.

이는 교육부가 교육의 산업 연계성에 관한 필요를 인식하고 디지털 전환 시대에 교육혁신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러한 교육에 대한 인식변화와 교육계·산업계의 협력 노력은 교육환경의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국민과 함께하는 교육환경의 변화

교육부 산하기관인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하 KERIS)은 AI 기반 에듀테크의 학교현장 적용을 위한 노력을 수행하고 있다. KERIS는 2021년 전국 3권역(대구, 광주, 경지)에 에듀테크 소프트랩을 개소하고 교사, 에듀테크 기업과 함께 교육현장에서 필요한 에듀테크의 발굴 및 검증과 교사의 에듀테크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등 교육 현장의 에듀테크 활용 촉진과 품질관리를 위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교육의 디지털 전환 시대를 맞이해 교육과 기술의 융합 및 발전을 위한 민관협력방안 협의를 위해 ‘증거기반 에듀테크 평가 인증 체계 구축 방안’을 위한 연구를 지원하기도 했다. 

충남교육청은 2022년 전국 최초로 가상 누리터(메타버스) 기반의 ‘인공지능 교육 수업활동 레시피(이하 인수레)’를 구축, 보급했다. 인수레는 에듀테크 기업 간 건강한 미래교육 생태계를 조성하고, 인공지능교육을 위한 교육정보기술 제품 정보와 교육과정 연계정보를 교실 안에 제공하고자 진행된 사업이다.

인수레 사업을 통해 개발된 수업활동 레시피는 초·중·고등학교 교사로 이루어진 ‘교사실증 평가단’이 에듀테크 제품을 선제적으로 사용해 국가수준교육과정 성취기준에 기반한 교육적 유용성 평가를 진행한다. 

교육과 산업의 연결을 지원하는 움직임도 있다. (사)에듀테크산업협회에서는 2021년 국내 우수 이러닝 및 에듀테크 제품의 국내 공교육 및 민간 시장 진입을 지원하고 나아가 K-EDU 글로벌 진출을 확대하고자 에듀테크 마켓플레이스를 오픈해 아시아 전체를 연결하는 양방향성 허브형 시장을 제공하고, 검색, 상담, 테스트링크, 구매 링크의 제품 테스트 및 구입의 전과정을 지원하는 원스톱 비즈매칭을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민관의 노력들은 수업의 효율성, 효과성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개인학습자의 에듀테크 제품 이용의 사용성과 편의성 향상을 위해 실제적인 제도를 통한 질 관리 향상 방안을 마련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교육을 넘어서 교육 산업으로

정부의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발표로 국내 AI 디지털교과서 관련 기술 보유 기업들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교육부는 2023년 4월, 세 차례(1차-교과기반 AI 에듀테크 기업, 2차-플랫폼 기반 에듀테크 기업, 3차-교과서 연계 가능 에듀테크 기업)에 걸쳐 AI 디지털교과서 매칭데이를 실시했다. AI 디지털교과서 개발 발행사, 에듀테크 기업 등 80여개의 업체들이 참여해 AI디지털교과서에 대한 기업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행사에서 장홍재 교육부 책임교육 정책관은 “AI 디지털교과서 성공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교과서 발행사와 에듀테크 기업”이라며“ 발행사의 교과서 개발 노하우와 에듀테크 기업의 기술력이 결합된다면 세계 최고 수준의 AI 디지털교과서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교육과 에듀테크 기업의 협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생각된다. 국내에는 AI 디지털교과서 관련된 기술을 보유한 기업과 학습도구 개발을 지원하는 공공기관들이 있다. 대표적으로는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는 수학·과학 교과와 관련해 지능형 과학실 ON, 알지오매스 등이 있다. 

혁신적인 교육환경 변화에 대한민국이 앞장서기 위해서는 공공의 지원으로 개발된 기술이 AI 디지털교과서 개발·확산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들에 공개될 필요가 있다.

정부 정책의 엇박자, 혁신적 교육환경 마련을 위한 정책 지원 절실

사교육 시장은 에듀테크 기업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서비스 확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사용자들의 호응도 기업의 매출을 통해 증명되고 있다. 에듀테크 산업의 기술력은 확인된 셈이다.

만약 기업과 공공기관의 협업을 통해 이러한 서비스들의 개발지원과 운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필자는 공공기관의 연구개발지원을 통한 기업과의 협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인공지능 기반 교육혁신 가속화에 한국이 대표적으로 앞장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교육부가 에듀테크 활용 정책을 펼치는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의 에듀테크 스타트업 지원 사업 축소가 기사화되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코로나로 비대면 수요가 급증하자 의료, 농식품, 교육 분야의 유망 창업 아이템을 가진 스타트업 지원 정책을 펼쳤으나, 코로나 팬데믹에 대한 이슈가 감소하자 더 이상의 성장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AI 디지털교과서 정책이 발표된 이 시점에 중소벤처기업부의 이러한 발표는 정부 내 정책의 모순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구조에서는 AI 디지털교과서를 발행하고자 하는 교과서 발행사마다 수업도구/학습도구 개발을 위한 개별적인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과거의 디지털교과서 정책처럼 예산 및 자원의 낭비와 대기업 위주의 시장 생태계 조성에 정부가 일조하는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이다.

중소·벤처기업이 에듀테크 생태계의 주요 구성원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원 축소는 AI디지털교과서의 발전과 에듀테크 산업의 생태계 형성 및 발전을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AI 디지털교과서의 확산은 시기적으로 교육과 산업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정책이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AI 디지털교과서의 방향성이 제시되지 못해 교과서 발행사도, 에듀테크 기업도 혼돈의 시간을 겪고 있고, AI 디지털교과서의 구체화와 방향성 설정에 많은 예산의 투입이 필요한 시점이다. 

필자는 AI 디지털교과서의 도입에 대해 긍정적인 의견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중소벤처기업부의 스타트업 지원축소와 공공기관의 폐쇄적인 데이터 및 자원의 공유는 AI디지털교과서의 혁신적인 변화에 제동을 걸고 있다.

AI 디지털교과서의 성공적인 보급과 에듀테크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정부는 에듀테크 생태계를 고려한 적극적인 예산 지원과 통일된 지침 발표 뿐만 아니라 교육데이터 자원의 공유를 지원해야 한다.

교과서 발행사는 내용 전달위주의 교과서 콘텐츠 품질을 향상시키는 데에 목적을 두고 교과서를 발행해야 하며, 에듀테크 기업 등 민간에서는 디지털교과서에 필요한 교수-학습도구 개발을 위한 기술력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정부, 교과서 발행사, 에듀테크 기업의 삼위일체가 이루어졌을 때, 교육의 혁신적인 변화와 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이대현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객원교수  it@intub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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