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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전고체 전지 생태계 구축...정부-배터리3사, 20조 투자
한고은 기자 | 승인 2023.04.21 16:23
사진=삼성SDI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정부가 이차전지 산업 가운데 차세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전지를 연구개발하고, 상용화를 통해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2023년까지 20조를 투자한다. 여기에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 SK온 국내 배터리3사도 함께 하며 전고체 전지 생태계를 구축해 글로벌 배터리 및 전기차 시장 선도에 나선다.

전고체 전지, 시장 판도 바꿀 ‘꿈의 배터리’

전고체 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액체로 만드는 기존 배터리와 다르게 리튬이온이 이동하는 전해질을 고정된 고체로 만든 배터리를 뜻한다.

현재 스마트폰이나 전동공구, 전기자전거, 전기차 등에 사용되고 있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해질은 액체로 만들어진 것이다. 액체는 누액이나 팽창, 온도 변화에 따른 형태 변화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전고체는 고체이기 때문에 외부 충격에 강하고 온도 변화에도 민감하지 않아 기존 배터리보다 화재나 폭발 위험이 매우 낮다. 내열성과 내구성도 뛰어나고 크기를 줄일 수 있으며, 제품의 에너지 밀도 또한 높다.

전기차 산업에 있어서 주행거리 확보는 가장 시급하게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배터리 용량을 높여야 하는데, 이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전고체 전지를 통해 가능하다.

다만 현재 전고체 배터리 기술은 고온 환경에서만 충전할 수 있거나 충전 속도가 느린 문제가 발생하는 등 기술적 한계로 인해 아직 연구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때문에 초격차 기술 확보를 통해 전고체 전지를 가장 완성도 있게 개발하고 상용화하는 국가와 배터리기업이 산업의 판도를 바꾸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공정 및 양산화 어려움, 높은 단가 등으로 연구개발 단계에서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며 상용화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아 정책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평가다.

국내 배터리3사 연구 단계…일본, 특허기술 선도

삼성SDI는 지난해 전고체 전지 개발 현황을 밝힌 바 있다. 경기 수원시 삼성SDI 연구소에서 짓기 시작한 전고체 파일럿 생산라인이 올해 상반기부터 가동된다. 이를 통해 기술검증과 양산기술을 확보해 시장의 기대보다 전고체 배터리 양산 시점을 2027년까지 앞당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LG에너지솔루션도 산학협력 등을 통한 연구 단계에 있다. 최근에는 서울대와 황화물계 전고체전지 등의 과제를 발굴하고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해에는 독일 뮌스터 대학 내 배터리 연구센터인 MEET 등과 FRL(Frontier Research Lab)을 설립하고 전고체 전지 등 차세대 배터리 공동 연구를 시작했다.

전고체 전지에 쓰이는 고체 전해질. 사진=SK이노베이션

또한 앞서 LG에너지솔루션과 전고체 전지 공동 연구를 시작한 미국 UCSD 연구팀은 지난해 ‘상온 구동 장수명 전고체 배터리’ 기술을 공동개발해 과학저널 사이언스지에 게재된 바 있다.

SK온은 전고체 배터리 기술 확보를 위해 미국 솔리드파워와 협력하고 있으며 국내 스타트업 및 연구기관들과의 오픈 이노베이션, 연구 센터를 통한 자체 역량 확보 등 투트랙 전략을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는 개발품 모형을 공개하기도 했다.

현재 전고체 전지 기술 보유에 있어 가장 앞서는 나라는 일본이다. 지난해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특허조사업체와 공동으로 주요 국가 및 세계지식재산기구(WIPO) 등 2개 기관에 출원된 전고체 배터리 관련 특허를 조사한 결과, 일본 도요타가 가장 많은 특허(1331건)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파나소닉(445건), 3위는 이데미츠코산(272건)이었다.

국내기업은 삼성전자(4위), LG화학(6위), 현대자동차(9위), LG에너지솔루션(10위)등 4개사가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기업은 특허 개수에서는 일본 기업보다 뒤처졌지만, 전고체 전지 수명 확대 등 실용단계 성능과 직결되는 특허가 많은 점이 강점으로 평가됐다.

정부-배터리3사, 20조 투자 협력

정부와 전지3사인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 SK온은 글로벌 시장 선도를 위해 자원 투자와 기술 혁신을 통한 협력을 시작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이창양 장관은 4월 20일 오후 제16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이차전지 산업경쟁력 강화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먼저 기술 초격차를 확보하기 위해 2030년까지 민·관이 20조 원을 투자한다. 3사는 최첨단 제품 생산과 기술·공정의 혁신이 이뤄지는 마더팩토리를 국내에 구축한다. 3사 모두 전고체 전지 시제품 생산 공장을 국내에 구축하고, 원통형 4680 전지, 코발트프리 전지 등도 국내에서 생산을 개시해 해외에서 양산할 계획이다.

정부는 차세대 전지 개발을 위한 대규모 R&D를 추진한다. 세계 최초로 차량용 전고체 전지 양산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R&D 대상에는 안전성을 높인 전고체 전지, 주행거리를 늘린 리튬메탈 전지, 무게를 줄인 리튬황 전지 등 유망 이차전지가 포함된다.

소부장 기업도 집중 지원…생태계 구축

정부는 소재 기업들의 국내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최근 투자세액공제율을 대기업 8→15%, 중소기업 16→25%로 대폭 높인 것 외에도, 광물 가공기술까지 세액공제 인정 범위를 확대하고 적용기간(내년 일몰)을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장비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주요 장비 기술을 소부장핵심경쟁력 특별지원법상의 핵심 기술로 신규 지정해 R&D와 5000억 원 규모의 정책펀드를 집중 지원한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용 장비 개발을 위한 R&D 예타도 신규 기획할 계획이다.

정부와 업계는 이를 통해 앞으로 5년 내 국내 양극재 생산용량은 38만 톤에서 158만 톤으로 4배, 장비 수출은 11억 달러에서 35억 달러로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향후 5년 동안 민·관이 함께 삼원계 전지, LFP 전지, ESS의 기술개발에 35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이차전지 전제품군에 대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한다. 이를 통해 삼원계 전지는 2030년까지 주행거리를 800km이상(현재 500km) 늘리고, LFP 전지는 2027년까지 최고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ESS는 수출 규모도 2030년까지 5배 이상으로 확대한다.  

사진=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윤 대통령 “이차전지는 반도체와 함께 핵심 자산”

윤석열 대통령도 국가전략 회의에서 “이차전지는 반도체와 함께 우리의 안보, 전략 자산의 핵심”이라며 “그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차전지 산업은 기술혁신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분야”라며 “첨단산업 전선에서 우리 기업이 추월당하지 않고 우위의 격차를 확보할 수 있도록 확실하게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안정적 공급망을 기반으로 소부장에서 완제품에 이르는 튼튼한 산업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한다”며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첨단산업 분야 인력을 적시에 확보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3월 15일 제14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국가 첨단산업 육성 전략이 발표된 이후 차세대 디스플레이, 전기차 등 국내 첨단산업 신규 투자 현장을 잇달아 방문한 바 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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