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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혜숙 회장 “장애여성 교육과 취업에 앞장 설 것”소외됐던 장애 여성을 위한 편안하고 따뜻한 공간 마련
정효정 기자 | 승인 2012.07.03 10:59

   
▲ 허혜숙 회장

지난 5월 17일, 전국 최초로 서울시에 장애여성을 위한 인력개발센터가 개관했다. 기존에도 여성인력개발센터는 많았지만 장애여성들을 위한 지원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 허혜숙 회장은 장애여성인력개발센터를 통해 장애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에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서울시 장애여성인력개발센터에 대해 허혜숙 회장은 “장애 여성들이 학력, 이동권, 화장실 등 여러 문제로 인해 그동안 인력개발에서 배재됐는데 서울시에서 최초로 장애 여성들만을 위한 공간을 제공해 개관됐다”며 “모든 편의시설과 교육내용 등 모든 것이 장애 여성에게 맞게 특화된 곳”이라고 설명했다.

센터는 장애여성의 발굴부터 교육과 동시에 취업까지 지원해 주고 있으며, 이후 노동시장에 자리 잡을 때까지 계속 피드백까지 해준다. 취업 이후에는 개인의 역량에 맡기는 기존 인력개발센터와 다른 점이다.

   
▲ 교육생들이 최신 설비를 갖춘 컴퓨터 교실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신청은 현재 서울시 전역에 있는 장애 여성을 대상으로 홍보하고 있으며 장애여성이라면 누구나 신청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허 회장은 “현재 120명 정도 교육이 진행되고 있으며 취업도 10명 정도 됐다”며 “취업 분야는 다양한데 식품회사 경리, 잡무를 할 수 있는 곳 등이며, 중증 장애인 같은 경우에는 콜서비스 센터에 주로 취업된다”고 말했다. 

또한 “효성 아이티엑스와 협력을 맺고 교육받은 뒤 원하는 사람은 전원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센터는 앞으로 한복 소품이나 한복을 만들기 교육 프로그램을 신설해 방송국에 납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 회장은 “소서노라고 방송 사극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 있는데 이곳에서 납품하는 한복과 소품 등은 모두 우리가 맡게 됐다”고 전했다. 

장애여성만을 위한 센터는 서울시 장애여성인력센터가 최초다. 그 동안엔 장애 남성과 여성이 섞여 있든지, 비장애인들 속에서 소외됐던 장애여성들이 주체가 되는 센터가 생겼다는 것은 그 동안 소외감을 느껴야만 했던 장애여성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 호텔 로비를 방불케하는 장애여성인력개발센터 로비

허 회장은 “공간은 서울시가 제공하고, 후원을 받아 장애여성들을 위한 공간을 꾸몄다. 이 곳에서 장애여성들이 대접받으면서 교육을 받고 스스로 존재감을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한 배려를 했다”며 “기자재도 최고로, 강사들도 최고의 강사분들이 도움을 주고 계신다”고 말했다. 

장애여성을 위한 센터 마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홍보다. 정보를 얻기 힘든 장애여성들을 위해 센터는 홍보팀을 따로 두고 SNS와 각 카페를 통한 홍보를 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 관련 언론지와 서울시 전역 전광판 등을 통해 홍보를 하고 있으며 각 지자체 통해 주민센터에 무료교육이 있음을 알리고 사회복지사를 통해 장애여성들이 센터를 찾도록 노력하고 있다. 

장애여성과 비장애여성 사이의 벽을 허물다

장애여성을 위한 센터지만 비장애여성의 방문 역시 환영하고 있다. 허 회장은 “비장애여성 중 이 곳에 오시는 분은 경력이 단절됐거나 자존감이 없는 분들인데 장애여성들을 보고 용기를 얻었다는 분들이 많다”며 “저분들도 저렇게 열심히 일을 하는데 나는 뭘 하면서 살았나하는 생각과 함께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고 하셨다. 오히려 우리가(장애여성이) 인력개발센터를 함으로 인해 비장애인들에게도 많은 용기를 드릴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허 회장은 “비장애여성과 장애여성이 공존하는 센터를 통해 이들 사이에 있는 벽 역시 허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센터를 통해) 많은 인식 개선과 함께 인력개발센터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센터를 찾은 비장애여성은 기존 인력센터와 다른 분위기에 한 번 놀라고 최고의 교육시설에 다시 한 번 놀란다. 현재 센터는 100% 무료교육으로 이뤄지고 있다. 유료 교육을 진행하다보면 정작 챙겨야 할 장애여성들에게 소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

허 회장은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 단체를 통해 이미 장애여성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해 왔다.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은 ‘일자리를 통해 내일을 열면 멋진 여성이 될 것’이라는 의미로 장애가 있고 없고를 떠나 일자리를 갖고 있는 것만으로 멋진 여성이 된다는 취지하에 7년간 일자리 창출에 매진해 오고 있다. 한글을 배우고 어느 정도 교육을 마친 장애여성들은 독서지도사로, 의상수상식 아티스트, 마약 상담원 등 실질적으로 장애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직접 만들어 온 것.

허 회장은 “‘내일을 여는 멋진 여성’에서 7년간 쌓아 온 노하우를 갖고 있다. 이로 인해 작년 서울시 여성주간에 주는 서울시 여성상에서 일 있는 분야에서 대상을 받았다”며 “장애 여성 문제를 복지 등이 아니라 일자리로 풀었다는 것에 의미를 둔 것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장애여성에게 필요한 것은 일자리

허 회장은 4살 때 소아마비 장애를 입었고 그로 인해 일반 노동시장에 진입하는데 벽을 느껴야만 했다. 능력보다 장애를 먼저 보는 세상이었기 때문이다.

허 회장은 “저는 특별하게 음식을 잘하고 요리에 재능도 있어 조리사 자격증을 땄지만 어디에서도 주방장으로 안 받아줬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래서 일찍 분식집을 시작했고 혼자 가계를 꾸려가면서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잘 할 수 있고, 몇 천 명을 먹여 살리는 일도 잘 할 수 있는데 대신 나에 맞는 동선이 있어야 했다”며 “장애가 있는 것을 인정하고 동선에 대한 배려를 해 주면 장애인들은 자신에게 맞는 보조도구를 만들고, 도구가 있으면 누구보다 일을 빨리 할 수 있다. 그런데 그런 보조도구 없이 비장애인들과 같은 환경에서 일을 하라고 하면 일을 못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적 편견과 장애여성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직접 느끼고 겪은 허 회장은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다. 수급이 아니라 내 능력으로 돈을 버는 것이 최고의 복지인데 왜 이런 것을 안 할까하는 고민했다”며 “장애여성에게 일자리를 개발해주고 지역사회 주민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돼 이 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 복지대책, 실제는 어떨까

정부의 장애인 복지정책에 대해서는 “실질적으로 (장애인 복지정책은)없다”고 단언했다. 허 회장은 “정부쪽에서는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을 통해 취업하려고 하는데 장애 여성이 없다고 한다. 그런데 공단에 계신 분들이 점점 박사학위를 받고 현장 사람이 아니라 페이지 속의 전문가가 되고 있다”며 질타했다.

또한 “페이지 속에서 현란한 말로만 우리의 노동이 평가되고 있다. 현장은 죽어가고 있는데 장애인 한 명을 두고 고민한다고 연간 1억씩 갖고 가고만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며 “공단을 통해 장애여성들의 삶이 나아지거나 고용되지는 않고 있는데 그 사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차라리 공단에 지원하는 돈을 희망일자리 찾기로 나눠달라고 허 회장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동안 장애인들을 위한 복지가 많이 좋아지기는 했다고 하지만 피부에 닿는 장애여성들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허 회장은 “이런 기관(장애여성을 위한 기관)이 더 많아져야 한다. 전국에 하나라는 게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스스로 장애를 안고 있지만 환한 미소로 교육생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김선영 상담원의 이야기도 들어봤다. 김선영 상담원은 “장애여성들은 취업을 하길 원하신다. 다른 곳은 교육이나 취업을 따로 하는데 우리는 교육과 취업을 연계하는 차이가 있다”며 “다른 여성인력개발센터는 장애여성과의 눈높이가 잘 맞지 않아 우리 센터가 생겼다. 때문에 장애 여성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해 드리고 그 안에서 취업컨설팅, 집단상담 등 전문 상담사가 상담을 도와드리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센터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 김선옥 씨는 “이런 교육을 받고 싶었는데 기회도 없었고 잘 몰랐다. 50대 중반이고 장애도 있다보니 우울증도 있었는데 이런 단체에 와서 사람들과 어울리다보니 내 집 같고 편하다”며 “내 안에서 자아를 찾아간다는 기쁨에 몸은 힘들지만 재미있고 보람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상담원은 “장애가 있으시니까 교육을 받을 기회나 취업을 할 수 있는 기회들이 장애로 인해 벽이 있었다. 그분들이 그런 집에서 너무 생활을 많이 하셔서 사회경험도 많이 못해서 힘드신 부분은 있지만 다른 분들처럼 정보도 많이 듣고 싶어한다”며 “그러나 일을 찾는데 제약이 있다. 치료를 받는데도 신경을 써야하고 몸을 먼저 생각해야 하니까. 그런 부분이 제일 큰 문제점 아닐까”라고 지적했다.

한편, 센터는 앞으로 라오스, 아프리카 등 제3국 장애여성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해외 장애여성들이 교육을 통해 리더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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