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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신들의 놀음판이 된 한반도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23.03.23 15:16

[여성소비자신문] 사람이 이 땅에 존재하는 동물을 비롯한 모든 것들과 구별되는 가장 큰 특성은 종교심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의 종교심은 각자가 지닌 영적 성품 즉, 영성(spirituality, divinity)에 의해서 표현된다.

인간의 삶이 추구하는 궁극적 의미를 초자연적인 절대자에게서 찾는 종교심 때문에 생명 존중, 윤리, 정의, 사랑 등 삶에 유익을 주는 가치체계를 추구하게 된다.

효율적인 학습이 필요한 청소년기에는 지능지수(IQ)를 그리고 인간관계 형성이 중요시되는 청장년기에는 감성지수(EQ)를 우선시 하듯이 점차 나이가 들어가면 인류의 보편적 가치체계를 중요시하며 영성지수(SQ; Spirituality Quotient)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특히 과학기술과 물질문명의 발달로 가치체계에 극도의 혼란과 갈등이 야기된 현대사회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종교와 영성을 통한 절대적 가치체계를 추구하는 경향이 더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인간의 심리와 사회적 흐름을 교묘히 이용하여 신도들의 착취를 목적으로 스스로를 신 또는 신의 대리인이라 자칭하여 교주가 되고 겉으로는 종교의 모양새를 갖추고 사회적 해악을 끼치는 사이비 종교가 있다. 이들 가짜 신들은 자신을 신격화하고 인간의 욕망 특히 돈과 성에 대한 그릇된 가치관을 불러일으키며 신도라는 이름으로 추종자들을 모으고 자신의 욕망을 채우는데 이용한다.

인간에게 종교심이 있는 한 사이비 종교의 발생은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자유로운 종교활동이 허락되는 곳에서는 거짓 신들에 의한 사이비 종교의 사회적 악영향은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미국에서도 몰몬교 계통의 이단 종파인 FLDS의 교주가 성범죄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 받았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가짜 거짓 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많고 최근 그 영향이 점차 크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이단 교파의 신도수가 최소 34만에서 최대 66만명에 달한다고 한다.

어느 종교 연구가에 의하면 우리나라에 구세주나 예언가를 사칭하는 가짜 신이 100명 이상이라고 한다. 이들은 모두 도, 진리, 믿음, 사랑 등과 같은 모호하지만 보편적인 가치를 내세우며 거짓과 가스라이팅으로 자신을 신격화 한다.

넷플릭스(NETFLIX)의 다큐멘터리가 대한민국의 사이비 종교 실태를 세계에 널리 알리고 있다. ‘나는 신이다’라는 제목의 다큐영화는 교주 정명석(JMS)이 주연으로 출연하는 한 편의 난잡한 포르노 영화(porngraphic film)이다.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알몸의 여성 신도들이 JMS와 뒤엉키고 성행위 시 녹음된 교성이 여과없이 그대로 들리는 보기에도 낯뜨거운 장면들이 수두룩하다.

JMS 이외에도 수없이 많은 종교단체가 난립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보다 한반도에 영향력이 큰 사이비 종교는 북한을 통치하고 있는 ‘주체사상’일 것이다.

북한의 전체주의는 단순한 공산주의 정치이념이라기보다는 ‘주체사상’이라는 사이비 종교라는 것이 국제적인 정치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주체사상을 선포한 김일성 주석을 신처럼 숭배하고 기도하는 모습이나 김일성의 후계자가 지니는 절대적 권위와 지휘체계가 종교적 지휘체계와 같다.

북한 주민들은 주체사상을 신앙과 같이 받아들이고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등 북한 지도자들을 신처럼 받들고 이들의 말에 순종하고 있다. 대한민국에 살고있는 주체사상 숭배자들을 우리는 ‘주사파’라고 부른다. 이들은 북조선의 갖은 인권유린과 정치적 실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체사상을 신봉하고 자유 시장경제에 저항하는 데서 한반도의 분열과 갈등은 지속되고 있다.

남북한을 막론하고 한반도는 점차 가짜 신들의 놀음판이 되어가고 있다. 이처럼 거짓과 가짜가 판치는 아수라판에 살아야하는 국민들의 삶이 안전하고 행복하겠는가. 올해 발표된 갤럽월드폴(Gallop World Poll)의 OECD(경제개발기구) 보고에 의하면 행복지수 10점 만점에 우리나라는 5.951에 불과했다. 이는 조사국 38개국 가운데 35위이며 끝에서 4번째이다.

한국인이 행복하지 않은 특징적인 이유는 우리가 지독한 불신 사회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가짜 신들의 사기 행각과 범죄는 종교 전번에 걸친 불신을 가져왔고, 사회 지도층과 지식인들의 위선과 거짓은 사회적 불신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정부를 믿는 사람 비율이 기껏해야 12.9%로 캐나다의 80.6%나 일본의 50.0%에 비해 낮아도 너무 낮다. 국회에 대한 신뢰도 14.2%, 언론조차도 13.7%에 불과하다. 게다가 우리나라를 혼란으로 몰아가고 있는 정치의 팬덤화 현상은 마치 가짜 신에 의한 사이비 종교집단을 보는 듯하다.

정책이나 사실에 관계없이 자기 지지자를 반대하는 자들을 공격하고 협박하는 개딸(개혁의 딸)들은 마치 교주를 따르는 사이비 종교 신도들과 다를 바 없다. 세계에서 가장 교육 수준이 높고 경제 성장과 자유 민주주의를 가장 짧은 시기에 달성한 우리나라가 가장 살기에 불행한 나라로 느껴지는 주된 큰 원인은 거짓과 가짜가 판치기 때문이다.

이 거짓과 가짜를 정상화 시키는 것은 우리 일반 국민들의 몫이다. 집단지성이 감정에 이끌리지 않도록 비판적 사고력을 강화하고, 올바른 가치관과 종교관을 갖도록 영성지수를 높이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ka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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