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서유리 기자] 현실을 뚫어지게 응시하는 시선을 놓지 않으면서도 인간에 대한 다면적이고 깊이 있는 탐구로 한국소설의 좌표를 한 단계씩 상승시켜온 김영현이 신작 ‘누가 개를 쏘았나’를 발표했다.

‘누가 개를 쏘았나’는 지난 2012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여에 걸쳐 ‘아시아경제’에 연재된 작품으로, 1년여에 걸쳐 정성스러운 수정과 퇴고 작업을 거쳤다.

소설 속 인물들의 눈과 입을 통해 21세기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 자화상처럼 그려지고, 20~30대 젊은 주인공들과 기성세대들이 갈등하고 어울리며 상처입고 고통 받은 삶을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평온하던 한 시골 마을 바람골에 개들이 의문의 총상으로 연달아 숨진다. 이로 인해 마을에 수상한 분위기가 감돌고 이 사건이 계기가 돼 주인공 장하림도 바람골에 찾아들게 된다.

개를 죽인 범인과 그 이유를 찾는 과정이 소설의 한 축을 담당하며, 소설 전체에 팽팽한 장력을 부여한다.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 간에 깊게 팬 갈등, 베트남전 참전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아픈 질곡, 개발이익만을 탐하는 힘 있는 세력들의 폭력과 같은 무게 있는 주제들은 긴장과 스릴 넘치는 추리소설 기법 속에 자연스레 녹아든다.

그 속에 하림, 동철, 혜경, 소연, 은주 등 젊은 주인공들과 개발업자, 지역 노인들의 굴곡 많은 삶이 마치 거대한 벽화가 그려지듯 서서히 펼쳐진다.

김영현 지음, 시간여행 출판, 1만3800원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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