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요즘처럼 금융사에 대한 신뢰가 바닥인 적이 없었다. 소비자들은 믿고 거래할 금융사가 없다며 금융소비자들의 금융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최근의 금융사 대형사고는 세월호 사태에 버금가는 대형사고로 일일이 다 언급하기가 숨이 찰 정도이다. ‘은행의 근저당 설정비 반환거부, 증권사의 동양CP 불완전판매, 채권이율 담합, 생보사 이율담합, 카드사 정보유출, 저축은행 부실판매 등 이루 헤아리기가 힘들 정도이다.

신뢰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기대’와 ‘믿음’이 있다는 것이다. 특정대상에 대한 확신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신뢰의 구성요인은 능력(ability), 배려(benevolence), 진실(integrity)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소비자가 금융사를 신뢰하게 하는 요인 중에 능력(ability)은 재무상태, 업무능력, 업무시스템, 상품지식 등이 있을 것이고, 배려(benevolence)는 소비자에 대한 예의, 친절, 의견경청, 정보제공, 소비자우선 정책을, 진실성(integrity)은 금융사의 정보신뢰, 약속이행, 과장금지, 인간적 믿음, 왜곡 금지, 공헌활동 등을 요소로 들 수 있겠다.

소비자들이 금융기관 선택 시 중요시하는 것은 안전성(32.1%), 신뢰성(24.5%), 고객지향성 (13.5%), 일류성(12.7%), 친밀성(9.7%), 개성(3.9%), 혁신성(3.6%) 순이다. 그만큼 금융사에게는 소비자의 신뢰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것이다.

최근의 금융사에 대한 소비자 신뢰도는 최하위 수준이다. 그 원인은 금융사들이 소비자에 대한 배려(benevolence)와 진실성(integrity)이 무너졌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금융사들이 소비자에게 배려를 상실한 것은 관치금융의 폐해가 원인 중의 하나이다. 여전히 위인 ‘官’만을 쳐다보지 아래인 ‘소비자’를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첫째, 아직도 ‘甲’으로 행세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업 50~60년간 의식과 행동으로 굳어져 쉽사리 ‘갑’의 체질이 바뀌지 않는 것이 문제다. 둘째, 소비자 우선 주의 의식이 없기 때문에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것이다. 금융사들의 지나친 이윤추구와 높은 수수료 등 소비자를 외면하는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다. 셋째, 몰염치다. 금융위기와 경영부실의 결과를 국민의 세금으로 메꾸어 줬음에도 경영자들은 수십억원씩 연봉을 받아가고 직원들은 보너스 잔치를 일삼았다.

최근의 사례로 금융사가 불완전판매로 판정이나 소송을 취하하고 보상을 받았으나, 소비자가 소송을 제기했다고 ‘소송비용’을 소비자에게 청구하는 뻔뻔스러움을 보이는 금융사도 있다. 또한, 금융사들이 진실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신뢰가 바닥을 치는 것이다.

진실성 상실 원인의 첫째는 금융사들이 ‘꼼수’를 피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보험사들이 자살을 줄이겠다는 명분을 내걸고 면책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을 추진하는 것은 보험금 지급을 줄여 이익을 키우겠다는 꼼수가 숨어 있는 것이고, 손보사들이 교통사고를 줄이겠다고 사고 시 보험료 할증을 건수기준으로 할증제도를 변경하려는 것은 보험료를 많이 할증시켜 수입을 늘리거나 자비처리를 유도하기 위한 꼼수가 숨어 있다. ‘명분’과 ‘실제’가 다른 ‘꼼수’인 것을 소비자들이 다 알기 때문에 금융사를 믿지 못하는 것이다.

둘째 원인은 정보의 미공개 때문이다. 신용등급평가, 이율, 대출금리, 수수료 체계에 대해 금융사들은 원가나 영업비밀이라고 숨긴다. 정보의 비대칭성이 큰 것은 금융사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불신이 생긴다. 다 공개해야 믿을 수 있는 것이다.
 
셋째, 과장 영업 때문이다. 영업을 위해 너무 많이 소비자를 속인다. 이익배당금 예시, 변액보험 수익률, 펀드 수익률 등 부풀려 판매한 후 소비자 민원이 발생하면 뒤처리를 한다, 소비자 불만이 커지기 마련이다. 보여주기 위주의 사회공헌 활동도 믿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우선 잘하고 차후에 사회에 대한 공헌이다. 주객이 전도되어서는 아니 된다. 쇼는 쇼일 뿐 진정성이 없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믿지 않는 것이다.

금융사의 신뢰회복은 간단하다. 소비자에 대한 배려와 진실성을 회복하면 된다. 이렇게 하려면 금융사의 ‘소비자중심주의’의 의식전환이 우선되어야 한다. 하루 아침에 바뀌기 어렵다. 금융사들이 부단 없이 ‘신뢰회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만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 조연행  kicf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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