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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참사 책임자 엄벌…형법 개정 추진법무부, 경합범 처벌 ‘병과주의’ 도입 등 다각도 검토
최연화 기자 | 승인 2014.05.20 09:15

   
 
[여성소비자신문=최연화 기자] 수백명의 인명 피해를 낳은 세월호 침몰사고를 계기로 앞으로는 대형 참사에 대한 법적 책임이 좀 더 무거워질 전망이다.

19일 법무부는 대규모 인명피해를 일으킨 중범죄에 대해서는 기존보다 형량을 상향 조정하는 등 엄벌하는 쪽으로 형법 등 관련법 개정안 검토에 나섰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앞으로 심각한 인명피해 사고를 야기하거나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사람들에게는 엄중한 형벌이 부과될 수 있도록 형법 개정안을 제출하겠다”며 종전 솜방망이 처벌을 개선하겠다는 의사를 밝힌데 따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선진국 중에는 대규모 인명피해를 야기하는 중범죄를 저지른 사람에 대해서는 수백 년의 형을 선고하는 국가들이 있다”며 구체적인 사례까지 제시했다.
 
법무부는 이미 세월호 참사 이후 해양수산부 등 유관 부처와 함께 선장과 선원 등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선원법, 수난구호법 등 관련법 개정을 검토해왔다.
 
다만 사고 책임자의 처벌수위 적정성에 대한 논란과 함께 형법의 경합범 조항에 대해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행 우리나라 형법은 하나의 범죄 행위가 여러 개의 법조항을 위반한 경우 가장 무겁게 처벌하는 죄의 2분의1까지 가중처벌이 가능토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유기징역에 대한 형의 가중은 50년까지로 제한돼 있다.
 
이럴 경우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유기치사, 유기치상, 수난구호법 위반죄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더라도 실제 선고할 수 있는 최고 형량은 45년이다.
 
반면 경합관계에 있는 각각의 죄에 대해 형을 정하고 이를 합산하는 '병과주의'는 기존보다 형량이 훨씬 높아진다.
 
경합범에 대해 병과주의를 채택한 국가는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이 있다.
 
2012년 호화 크루즈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의 침몰 사고와 관련, 이탈리아 검찰이 승객과 선박을 버리고 도주한 선장에게 대량 학살죄 15년, 배를 좌초시킨 죄 10년과 함께 승객 1인당 8년형씩 2697년형을 구형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와 동일한 방식으로 만약 세월호 이준석(68·구속기소) 선장에게 최고 형량이 7년인 수난구호법 위반죄를 승객 약 300명에게 적용하면 형량은 2100년이 될 수 있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병과주의를 원칙적으로 적용하게 되면 단순 일반 범죄의 형량이 지나치게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은 유기징역의 법정형 상한을 규정하고 있어 높은 구형에 비해 선고 형량은 낮은 편이다.
 
미국 또한 병과주의를 채택하고 있지만 총기소지 등 특별법에 규정이 있는 일부 범죄에 국한해 형을 병과(倂科)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론에 휩쓸려 형법 자체를 전면 개정하기보다는 살인과 같은 중범죄나 대규모 인명피해를 야기한 안전사고 등과 관련된 특별법에 한해 기존보다 엄중 처벌하는 쪽으로 법무부가 개정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최연화 기자  choi@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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