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외국인인 이모씨는 남편 모국의 방송 채널을 시청하기 위해 다른 패키지보다 비싼 고급형 채널을 제공하는 IPTV에 3년 약정으로 가입했다.

이 씨는 계약 기간 중 인터넷 장애가 자주 발생하자 추가비용을 지불해 유선방송도 같이 가입했다. 유선방송 측에서 더 좋은 조건으로 변경을 권유했지만 외국 채널을 보기 위해 IPTV를 2년 동안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IPTV를 유지한 이유였던 방송 채널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아 문의한 결과 더 이상 제공되지 않는다는 답변만 받아야 했다. 총 채널수가 약관에서 정한 것보다 많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 해지를 원하면 모든 위약금을 지불해야 가능하다는 답변에 이 씨는 당혹스러움을 느꼈다.

이 씨 외에도 불공정한 IPTV 서비스이용약관의 불만족으로 계약을 해지할 시, 대부분 소비자들이 결합상품에 대한 계약해지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개사의 서비스이용약관상 이용자와 계약체결 이후 채널 및 패키지를 수시로 변경하는 조항과 이용요금 과․오납 시 이의신청기간을 6개월로 제한하는 조항 등 불공정 약관조항을 시정토록 한다고 26일 밝혔다.

IPTV는 인터넷을 이용해 정보 서비스, 동영상 콘텐츠 및 방송 등을 TV로 제공하는 서비스로, 가입자는 2009년 237만2천 회선(12%)에서 2011년 491만8천 회선(22.4%)으로 두배 가량 늘었다.

이와 함께 채널변경, 위약금 및 요금 등 IPTV 관련 소비자 상담 역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상담센터(1372)에 따르면 지난 2010년 794건 중 419건, 2011년에는 893건 중 441건으로 각각 52.8%, 49.4%의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올해 상반기에도 408건이 접수됐고 이 중 202건이 채널변경 등으로 인한 소비자 상담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그 동안 소비자는 계약기간 중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채널을 변경해 선호채널이 상위레벨 상품으로 이동될 경우 추가요금을 내거나 선호채널이 없어 계약 해지를 원할 경우 위약금을 부담해야 했다”고 말했다.

채널변경으로 인한 계약해지 시 3년 약정 후 23개월째 계약을 해지할 경우, 소비자는 위약금으로 그 동안 할인(월 이용료 할인+결합상품 할인+장비임대료 할인) 금액 약 14만9천500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에 공정위는 “사업자가 제시한 상품(채널 및 패키지)를 계약기간 중 임의적․일방적으로 변경해 고객 서비스 이용을 침해했다면 사업자는 원칙적으로 고객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해 배상해야 한다”며 “신규패키지 상품출시로 채널편성 재조정은 수시로 발생할 수 있는 것이고, 이런 사유로 인한 채널변경은 고객에게 반드시 유리한 경우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요금 등 이의신청기간을 6개월로 규정한 것에 대해 “사업자의 귀책사유로 잘못 부과된 요금도 6개월로 제한받게 되는 것은 고객의 원상회복 청구권을 부당하게 포기하도록 하는 불공정약관”이라고 밝혔다.

한편, IPTV 3사는 신규 채널을 추가로 제공하는 경우, 회사의 귀책사유없이 방송 채널사업자의 부도, 폐업, 방송 송출 중단 등으로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 패키지 상품이 변경된 후 1년 이상 경과한 경우에는 채널 및 패키지를 변경할 수 있고, 회사의 귀책사유로 과․오납이 발생한 경우 고객은 청구된 요금 등에 대해 이의신청을 할 수 있도록 약관을 변경했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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