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미국을 대표하는 영어사전 메리엄 웹스터(Meriam-Webster)가 2022년을 대표하는 단어로 가스라이팅(gaslighting)을 선정했다. 이 단어는 작년도인 2021년 우리나라 네이버 국어사전에서도 가장 많이 검색된 유행어이었다.

영국의 극작가이며 소설가인 해밀턴(A. W. P. Hamilton)의 연극 가스등(gaslight)에서 유래한 신조어로서 2010년대 중후반에 들어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 단어가 내포한 뜻은 다른 사람의 심리를 교묘하게 조절함으로서 판단력을 흐리게 하여 자신의 뜻대로 지배하려는 일종의 ‘심리적 지배’를 의미한다.

가스등의 내용인즉 주인공 남성이 윗집의 보석을 훔치기 위해 윗집 부인을 살해한 후 보석을 찾기 위해 가스등을 켜야했다. 윗집 가스등을 켜면 아내가 있는 아래층의 불이 어두워지는 것이다.

불이 어두워지는 것을 불평하는 아내를 신경과민이라며 정신적인 학대를 하는 세뇌과정을 통하여 아내가 남편의 판단에 의존하도록 유도해나가는 것이다. 이로서 아내는 자기 스스로의 판단을 의심하게 되고 점차 남편의 주장을 비판 없이 받아들인다.

이처럼 조작하고 유도함으로서 상대방의 판단력 상실을 일으켜 자신의 심리적 지배 아래 둠으로서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해 상대방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가스라이팅의 가해자는 주로 상대방의 불안심리를 이용하며 자신의 말이나 행동은 무조건적으로 정당하고 피해자인 상대방의 판단이나 결정은 잘못된 것이므로 가해자의 결정에 따르도록 유도한다.

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증거를 제시해도 가해자는 자신의 오류를 인정하지 않고 다른 핑계로서 상대방에게 탓을 돌려 사태 혼란을 일으키게 한다. 가스라이팅이라는 단어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원래 의미에서 변화되어가고 있다.

이를 2022년의 단어로 선정한 메리엄 웹스터의 소콜로스키(P. Sokolowski) 편집장에 의하면 기존의 의미인 ‘장기간에 걸친 사람의 심리조작’이라는 뜻에서 이제는 ‘거짓말을 멋지게 표현하는 단어’로 의미의 확장이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이 말의 검색 빈도가 급등한 것은 2018년 배우 서예지가 전 연인을 가스라이팅 함으로서 그가 드라마에서 중도하차 하게 되었다는 의혹, 2019년의 ‘가평 용소계곡 살인사건’의 피의자인 이은해가 남편을 심리적으로 지배함으로써 물놀이 도중 죽게 만든 사건 등이 대중 매체를 통하여 널리 알려진데 기인한 듯하다.

이밖에도 세 딸이 자기 어머니를 때려 숨지게 한 사건도 세 딸에 대한 한 무속인의 가스라이팅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에 있어서 가스라이팅의 심각성은 연인, 가정, 친구간의 심리적 조작에 그치지 않고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지도자들이 자행하는 심리적 조종이 국민과 국가를 병들게 한다는 점이다.

2021년 1월 문재인 전 대통령은 미덥지 못한 코리아19 백신 때문에 불안해하는 국민들에게 “본인과 우리가족, 우리사회의 안전을 위해서” 모든 국민들이 백신을 접종 받아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전적으로 백신 부작용에 대하여 책임을 지게 됩니다”라고 약속했다.

그 후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2500명이 넘었고 전체 이상 반응자가 48만명 이상이었다. 그러나 정부는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인과성 인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보상이나 치료를 거부하여 피해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대통령이 국민들의 불안심리를 이용하여 K방역을 수행하고 피해자들에게는 ‘인과성 인정 곤란’이라는 핑계를 대고 있는 것이다. 평소 건강했던 나의 형님과 사돈이 백신 접종 후유증으로 사망한 것을 보면서 국가적인 가스라이팅의 심각성을 경험했다.

금년도 10월 국회의 국정감사에서 김 모 국회의원은 한동훈 법무부장관에게 ‘올 7월 윤석열 대통령, 김앤장 변호사 30명과 청담동에서 심야 술자리를 가졌다’는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하였다. 그 후 이 의혹은 거짓이었음이 판명되었으나 김 의원은 진보 좌파 지지자들로부터 ‘양심에 따라,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국민의 목소리 대변’ 등의 극찬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김 의원과 이를 제보한 더탐사라는 유튜브 채널은 거액의 후원금을 거두어 들였다.

가짜뉴스를 제조하고 자신의 신분을 이용하여 퍼뜨리는 가스라이팅을 통해서 돈벌이를 한 셈이다. 이러한 가짜뉴스를 활용한 가스라이팅은 입만 열면 사회정의를 외치는 위선적 지도자들에 의한 사회분열과 불신을 불러오는 죄악인 것이다.

최근 감사원의 통계청에 대한 감사 결과 ‘문재인 정부에서 주요 통계가 고의로 왜곡 되었고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으로 판단 된다고 한다. 이에 대해 여당 지도부는 지난 정부가 실패한 소득주도성장이라는 희한한 경제정책과 부동산 정책을 성공적으로 보이기 위해 통계조작을 시도했을 것으로 여기고 철저한 조사와 규명, 관련자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대학교수나 연구소 연구원에게 있어서도 가장 큰 범죄는 자료 조작이다. 하물며 국가의 미래가 달린 국가통계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다. 독재정권이나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자신들의 약점이나 실패를 감추기 위해 국가통계를 조작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통계조작을 통해서 정권 유지와 국민 지지를 구하는 것이야 말로 국가적인 가스라이팅 범죄이다.

각 개인은 물론 이 나라를 병들게 하고 있는 가스라이팅을 극복하고 이겨내기 위해서는 최소한 두가지 삶의 지혜가 필요하다. 우선 가해자의 심리적 공격과 통제에도 세뇌당하지 않으려면 자신의 가치관이 확실하고 자존감이 높아서 자신에 대한 믿음이 커야 한다.

아울러 사실에 근거한 판단과 행동이 일상화 되어야 한다. 스웨덴의 석학 로슬링(H. Rosling) 교수는 이를 팩트풀니스(factfulness)라고 말했다. 일주일 후이면 희망의 새해 2023년이 밝아온다. 2023년은 검은 토끼띠해라는 계묘년(癸卯年)이다.

토끼는 겁이 많고 나약하지만 대신 꾀와 재주가 많고 재빠른 영민한 동물이다. 교토삼굴(狡兎三窟)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듯이 꾀 많은 토끼는 굴 셋을 연결시켜 비상시에 대비하는 지혜가 있으며, 거북이 꾐에 빠져 용궁으로 끌려간 토끼가 영리한 기지와 행동으로 살아 돌아온다는 판소리 수궁가의 별주부전의 주인공이다.

검은 토끼의 해인 계묘년에는 지혜롭고 영민한 토끼처럼 우리 주위에 널부러진 가스라이팅을 극복하고 타파하여 더 이상 거짓이 우리의 정신과 삶을 지배하지 못하는 지혜롭고 정의로운 시대를 열어가야 하겠다.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ka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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