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00여개국 중 12위라면 선진국 수준이 상위권이다. 그러나 보험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는 세계 꼴찌다.

최근 글로벌 컨설팅사 '캡제미니'가 발표한 '2014 세계 보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소비자들의 보험에 대한 만족도는 조사 대상 30개 나라 중 꼴찌였다.

보험소비자 중 '보험에 만족한다'고 답한 비율은 15%로 러시아(20%), 중국(16%)보다도 낮았다.

또한, 컨설팅 회사 '언스트&영'이 지난해 낸 '아시아·태평양 세계 보험 소비자 서베이' 보고서에서도 한국인의 보험 만족도는 매우 낮았다.

보험 산업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한국인은 26%로 조사 대상이었던 아시아 7개 나라 중에 최하위였다.

왜 그럴까? 원인은 보험사에 있다고 생각한다. 생명보험사들이 자살에 대한 면책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려 추진하고 있다.

명분은 보험을 들어 놓고 2년 이후에 자살률이 높아 자살률을 떨어뜨리려면 ‘보험금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통계상 면책기간 2년과 자살과의 상관성과 보험과 자살과의 연관성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굳이 자살 면책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자살자도 유족에 대한 생활보장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이기지 못하고 있다. 생보사들이 어용 보험학자를 내세우며 자살기간을 연장하고자 하는 것은 자살인구가 늘어나면서 ‘보험금’지급을 줄여보겠다는 꼼수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생명보험사들이‘재해사망특약의 2년 후 자살보험금을 부지급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금융감독원이 2013년 8월 ING생명보험 종합감사 시 재해사망특약에서 2년 후 자살한 90여건에 200억원의 보험금이 미지급된 것을 적발했고, 다른 생명보험사들도 동일한 상황으로 수조원의‘2년 이후 자살자에 대한 보험금’을 숨기고 안 준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이 사실을 적발하고도 1년이 다되도록 감사 적발사실을 은폐하려 결과도 발표하지 않은 채‘쉬쉬’하고 있었고, 삼성생명 등 생명보험업계는 불똥이 자신들에게 번질 것을 우려해 ‘없던 일’로 하자며 감독원에 로비를 했다는 소문이다.

최근 손해보험업계는 자동차보험료 할증방식을 사고의 경중에 따른 점수제를 건수제로 바꾸려고 추진하고 있다.

건수기준 할증제는 보험사고의 경중에 관계없이 모든 사고건수에 대해 보험료를 할증하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경미한 소액사고 시에도 보험료가 할증되기 때문에 운전자들은 사고를 당해도 보험처리를 하지 못하고 자비로 처리하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자동차보험 개선이라는 명목으로 자동차 사고의 60.7%에 해당하는 0.5점 사고(물적사고 할증기준금액 이하사고) 운전자 310만명에 대해 보험료를 할증시켜 자비처리를 유도하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의 변경은 결국 손보사들이 제도변경으로 보험금지급을 줄이거나 보험료를 올려 ‘이득’을 취하겠다는 ‘꼼수’가 숨어 있다.

소비자들은 말이 없지만 보험사들의 이러한‘꼼수’를 다 알고 있다. 보험사들이 소비자를 속이려고 드는데 보험을‘신뢰’할 수 없는 것이고, 그 결과 만족도가 세계 꼴찌로 나타나는 것이다.

보험사들이 소비자를 ‘진심’으로 대해야 소비자들이‘신뢰’한다. 아무리 많은 돈을 들여 이미지 광고를 하고, 사회공헌 한답시고 ‘쌀 포대’ 나누어주며 사진 찍어 홍보해도 소비자들은 알건 다 안다.

소비자들이 우매한 것 같이 보이지만 절대 우매하지 않다. 우리나라 보험사들이 소비자에게 ‘꼼수’를 쓰는 한, 보험소비자 만족도‘세계 꼴찌’는 변하지 않을 것이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  kicf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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