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이 조선업계 차세대 핵심기술로 꼽히는 ‘자율운항’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율운항 선박은 무인화 기술 수준에 따라 레벨 1~레벨4로 구분된다.

레벨1은 부분적인 자율운항, 레벨2는 선원이 승선한 상황에서의 원격 제어, 레벨 3은 선원이 승선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원격 제어, 레벨4 완전 무인 자율운항을 의미한다.

현재는 반드시 선원이 승선토록 한 국제해사기구(IMO) 규제에 따라 ‘레벨2’ 수준 기술의 상용화가 진행 중이며, 각각 삼성중공업은 SAS, 대우조선해양은 DS4 Safe Navigation, 현대중공업은 하이나스(대형 선박용)·뉴보트(NeuBoat·레저 보트용) 등 자율운항 솔루션을 개발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서해에서 출발해 남해를 지나 동해까지 이동하는 자율운항 해상 실증에 성공했고, 대우조선해양은 서해에서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해상 시험을 마무리했다. 현대중공업은 3사 중 앞선 모양새다. 조선업계에서 가장 먼저 자율운항 실증 사례를 공개하고 그룹 내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를 출범시킨데 더해 대형 선박·레저보트용 자율운항 솔루션의 상용화에 나선 상태다.

조선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서해에서 남해와 동해를 잇는 국내 도서 연안에서 자율운항 해상 실증을 완료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15일부터 4일간 목포해양대학교의 9200톤급 대형 실습선 세계로호에 자체 원격자율운항 시스템 ‘SAS(에스에이에스)’를 탑재, 전남 목포 서해상에서 출발해 남해 이어도와 제주도를 거쳐 동해 독도에 이르는 약 950㎞ 거리를 자율운항하며 실증을 진행했다.

SAS는 자율운항 항해 중 다른 선박과 마주친 29번의 충돌 위험 상황에서 선박을 안전하게 회피시키는 데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이번 해상 실증은 3면이 바다이면서 섬이 많은 우리나라 해양 환경에서 SAS 성능과 안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를 통해 자율운항기술을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 시킨다는 목표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이틀간 서해 제부도 인근 해역에서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해상 시험을 마무리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미래 자율운항선박 시장에 대비하고 차별화된 스마트십 기술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경기경제자유구역청, 시흥시,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와 자율운항기술 개발및 실증을 위한 MOU를 체결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자율운항 시험선 '단비(DAN-V : DSME Autonomous Navigation-Vessel)'를 건조하고 관련 테스트를 진행해 왔다.

이번 해상 시험에는 관제센터로부터 전달된 제어 명령에 따른 엔진, 방향타 등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원격제어시험, 계획된 운항 경로를 따라 선박이 잘 따라가는지를 확인하는 경로 추종 시험, 운항 중 복수의 선박을 조우했을 때 충돌 위험을 판단하고 위험을 잘 회피하는지 확인할 수 있는 충돌회피 시험 등 자율운항선 운항을 위해 필요한 주요 기능들에 대한 테스트가 포함됐다. 

이와 함께 이번 시험을 통해 해상에 위치한 선박과 시흥 R&D캠퍼스에 위치한 자율운항선 관제 센터 간의 원격 통신을 포함하여 자율운항선 운영을 위해 필요한 모든 시스템에 대한 테스트가 완료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번 시험을 통해 자율운항 솔루션(DS4 Safe Navigation)에 대한 기술적인 검증이 완료됐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선급과의 협업을 통해 해당 기술에 대한 인증 작업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선박 자율운항 솔루션 전문회사 아비커스를 통해 대형 선박용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 및 레저보트용 솔루션 ‘뉴보트’의 상용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 3사 중 가장 먼저 자율운항 실증 사례를 공개하고 그룹 내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를 출범시킨 상태다. 아비커스는 올해 세계최초로 대형 상선의 자율운항 대양횡단을 성공시킨데 이어 대형 선박용 레벨1 자율운항 솔루션 하이나스1.0 및 하이나스2.0으로 시장을 선제 공략하고 있다.

최근 상용화에 성공한 하이나스2.0은 레벨2에 해당하는 기술이다. 하이나스2.0은 현대글로벌서비스의 통합스마트십솔루션(ISS, Integrated Smartship Solution)을 기반으로 최적의 경로와 항해속도를 생성하고, 인공지능이 날씨, 파고 등 주변 환경과 선박을 인지해 실시간으로 선박의 조타명령까지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8월 SK해운, 장금상선 등 국내 해운사 2곳과 하이나스2.0의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건조 중인 총 23척의 대형 선박에 내년 8월부터 순차적으로 탑재될 예정이다. 

아비커스는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글로벌 보트 전장업체인 '레이마린(Raymarine)'과 자율운항 보트의 상용화를 위한 기술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레저보트용 자율운항솔루션의 상용화도 나섰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레이마린이 제작하는 보트용 다기능 디스플레이에 아비커스의 뉴보트를 탑재하기 위한 공동 연구개발에 나선다. 아비커스는 자율운항 솔루션 상용화를 통해 오는 2026년까지 매출 2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업계 관계자는 "네트워크 기술이 발전하면서 선박 자율운항 솔루션 연구개발도 빠른속도로 발전하게 됐다"며 "국내 조선 업계는 속도감 있는 기술개발로 세계 자율운항 솔루션 시장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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