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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감소, 산업계에도 영향...영유아식, 아동복 브랜드 철수 이어진다
한지안 기자 | 승인 2022.11.25 18:18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없음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9월 기준 한국의 합계 출산율(가임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추정되는 출산율)은 1년 전보다 0.03명 감소한 0.79명으로 2009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출생아 수 감소와 인구 축소가 계속되자 아동 관련 산업도 흔들리는 모양새다.

LG생활건강과 롯데제과는 최근 영유아식 사업을 중단했다. 한때 ‘VIB(Very Important Baby)’ 트랜드 확산 기조에 맞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던 영유아식 시장은 저출산 기조에 대폭 축소됐다. 해피랜드코퍼레이션, 제로투세븐 등 아동복 업체들은 한발 앞서 대형 쇼핑몰, 마트 등에 입점했던 매장을 정리하며 오프라인 사업에서 철수했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영유아 전문 브랜드 ‘베비언스’의 식품 생산을 올해를 마지막으로 중단한다고 밝혔다. 2012년 영유아 식품 시장에 진출한 지 10년 만이다.

LG생활건강은 베비언스 쇼핑몰에 공지를 내고 “2022년 하반기 식품 생산을 마지막으로 유음료 ‘베비언스 킨더밀쉬’와 ‘카브리타 산양분말분유’를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남은 재고는 내년 2월 정도까지 판매가 가능한 상황이다.

기존에 취급하던 스킨케어와 세정제, 세제 등의 제품은 LG생활건강의 네이버 스토어와 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계속 판매하지만 육아의 기본이 되는 식품 사업에선 철수하는 것이다. LG생건 측은 “저출산 여파로 식음료 수요가 위축돼 관련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롯데제과가 파스퇴르 '아이생각' 주문 접수를 종료했다. 아이생각 브랜드는 2018년 8월 첫 론칭이후 ‘주문 후 조리’ 등 시스템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맞벌이 부부 등을 겨냥하며 배달 이유식 시장에서 선전했지만, 최근 론칭 약 4년만에 운영이 중단됐다. 롯데제과측은 “저출산으로 향후 시장확장이 제한된다”며 “이유식 사업을 정리하고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HMR사업 투자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유아식 시장 규모는 양사의 철수 이전부터도 감소돼왔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20년 영유아식 생산량은 2만8934톤으로 2016년 대비 56%, 2019년 대비 20% 줄어들었다. 특히 분유 생산량은 1만8815톤으로 2016년 5만8400여톤에 비해 급감했다.

저출산의 여파는 이유식에 앞서 아동복 업계에서 먼저 드러났다. 지난 2019년 아동복 시장에선 오랜기간 사업을 유지했던 기업들의 브랜드가 사라졌다. 해피랜드코퍼레이션은 160여개에 달했던 매장을 중단하면서 10여개에 달했던 브랜드를 2개로 축소했다. 특히 25년간 전개했던 유아복 브랜드 ‘파코라반베이비’ 사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같은해 보령메디앙스도 유아생활용품 편집숍 ‘비비하우스’를 매장을 모두 정리했다. 

아가방앤컴퍼니와 함께 국내 대표 아동복 기업으로 꼽히던 제로투세븐은 지난 2018년 부터 경쟁 업체들보다 한발 앞서 오프라인 사업 축소 및 온라인 전환에 착수했다.

2017년 520개에 달하던 오프라인 매장은 2018년 420개, 2019년 350개로 줄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본격적으로 확산됐던 2021년에는 오프라인매장의 100% 온라인 전환이 추진됐다. 2019년 ‘포래즈’를 운영중단했고, 2021년에는 알로앤루, 알퐁소의 오프라인 매장을 모두 정리했다. 

국내 아동복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지는 가운데에도 매장 축소 흐름이 이어지는 것은 아동복을 입을 아이들의 숫자가 지속 감소하는 탓으로 풀이된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아동복 시장 규모는 1조648억원으로 전년 대비 16.8% 증가했다. 2020년 아동복 시장 규모가 2019년 대비 22.4% 감소한 8000억원에 그쳤던 것을 생각하면 언뜻 아동복을 입을 아이들의 수가 증가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22년 9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한국의 출생아 수는 2015년 12월부터 82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9월 출생아 수는 2만1885명으로 전년보다 20명(-0.1%) 감소했고, 3분기(7~9월) 출생아 수는 6만4085명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2466명(-3.7%) 감소했다.

이는 같은 분기 기준 1981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적은 수준이다. 1~9월 전체 출생아 수는 19만2223명으로 1년 전(20만2805명)보다 1만582명 감소했다. 이 기간 출생아 수가 20만 명 아래로 내려간 것도 통계 작성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가임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추정되는 합계출산율은 1년 전보다 0.03명 감소한 0.79명으로 2009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었다. 같은 분기 기준으로는 올해 처음 합계출산율이 0.8명 아래로 내려갔다. 합계출산율은 2019년 1분기 1.02명을 기록한 이후 14분기 연속 1명을 밑돌고 있다.

출생아 수 구성비를 보면 3분기 태어난 아이 가운데 첫째 아이인 경우는 62.7%로 전년보다 5.8%포인트(p) 증가했다. 반면 둘째 아이(30.5%)와 셋째 아이(6.8%)는 각각 4.4%p, 1.4%p 감소했다. 자녀를 대부분 한 명, 많으면 두 명만 낳는 추세가 이어졌다는 뜻이다. 

업계 관계자는 “출산율이 줄어든다는 것은 미래의 아동 산업 시장 소비자가 줄어든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 관계자는 “아동복 시장의 경우 부모들이 아동복 한 벌을 구매하는데 지출하는 비용, 자식 한명에게 사주는 옷의 양이 증가해 시장 규모가 커진 것으로 보고있다. 최근 해외 명품 브랜드 아동복의 수요가 커진 영향도 있을 것이다. 명품 브랜드 아동복은 소비 양극화, MZ세대 부모 사이의 명품 패밀리룩 유행, 아동을 성인처럼 꾸미는 트렌드 등에 따라 수요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오히려 일상적인 아동복, 아이들이 편하게 입고 뛰어놀만한 옷을 파는 매장이 사라지고 있는데 주목해야 하지 않겠냐”며 “저출산은 곧 미래시장의 축소를 의미한다. 당장은 오늘, 내일의 문제는 아니더라도 십 수년 안에 반드시 전 산업계에 영향이 미치게 되어있는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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