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24일부터 카페, 편의점, 제과점, 식당 등에서의 일회용품 사용이 제한된다. 환경부는 1년간 과태료 부과를 유예하고 참여형 계도기간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번 규제 시행이 일회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아닌 만큼 일각에서는 현장의 혼란을 우려하는 반응이 나온다. 

환경부, 자원절약·재활용촉진위해 일회용품 규제

환경부는 “1인가구 증가로 배달 및 소규모 구매가 늘고 커피 문화 확산 등으로 1회용컵, 봉투, 접시·용기 등 1회용품 사용량 증가했다”며 “재활용이 어려운 특성상 불법 폐기물 발생 및 미세플라스틱 등 환경오염 원인이 된다”이번 규제 배경을 밝혔다. 

환경부에 따르면 일회용 숟가락 공급량(생산+수입)은 지난 2019년 5043톤에서 2021년 7196톤으로 증가했다. 일회용 컵의 경우 같은 기간 약 7억 7311만 개에서 약 10억 2388만 개로 늘었다. 

환경부는 앞서 중국 등의 쓰레기 수입 금지 발표 이후 글로벌 폐지 가격이 폭락하면서 서울 내 재활용품 수거업체의 수거 중단으로 쓰레기 대란이 벌어졌던 2018년 3월 이후 ‘재활용 폐기물 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한 바 있다. 

이후 비닐봉투 사용량을 줄이는데 집중해 커피전문점 매장 내 1회용컵 75% 감소, 제과점 1회용 비닐봉투 84% 감소 등 성과를 거뒀다.

이번 규제는 지난해 12월31일 개정·공포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중 ‘일회용품 사용 제한 대상 확대 규정’을 시행하는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사용 금지 품목’에 1회용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젓는 막대, 우산 비닐 등이 추가됐다. 

카페서 종이컵·플라스틱 빨대 사용 금지...포장·테이크아웃·편의점 사용은 가능

다만 이번 규제 시행이 일회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아닌 만큼 일각에서는 현장의 혼란을 우려하는 반응이 나온다. 같은 나무젓가락, 빨대 등 일회용품이라도 장소에 따라 사용 가능 여부가 다른 탓이다.

우선 환경부는 카페 내부에서의 일회용 빨대 및 젓는 막대 사용을 금지했다. 그러나 플라스틱 제품 외에 종이, 유리, 스테인리스, 대나무 등 소재의 제품은 사용할 수 있다.

카페에서 음료나 식품을 판매하는 경우에도 매장 내에서는 플라스틱컵 및 용기를 사용할 수 없지만, 포장 주문, 배달 주문의 경우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소비자가 ‘테이크아웃’으로 주문한 후 매장 내에서 취식하는 경우 판매자에게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한편 컵 뚜껑, 홀더, 컵 종이깔개, 냅킨, 금속박지 싸개 등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반면 카페에서 사용 금지된 종이컵, 플라스틱 컵 등은 편의점 내부에서는 사용할 수 있다. 나무젓가락 등 일회용품도 컵라면·도시락 등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음식을 편의점 안에서 취식하는 경우엔 사용 및 제공이 가능하다.

컵라면과 도시락 외에 만두, 치킨 및 닭꼬치, 즉석 빵, 군고구마 등 냉동식품·즉석조리식품 등을 구입한 경우엔 나무 젓가락을 제공받을 수 없다. 그러나 환경부는 가이드라인에서 “편의점에서 즉석조리식품, 냉동식품을 가열만 해 판매하는 경우에는 나무젓가락을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규제는 '매장면적이 33㎡ 이하인 경우 적용되지 않는다. 

비닐봉투 판매금지, 생분해성 비닐봉투는 가능

비닐봉투와 종이봉투 사용 규정도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된다. 

우선 편의점이나 제과점 등에서는 비닐봉투 판매가 금지된다. 그러나 B5규격(182㎜×257㎜) 또는 0.5ℓ(500㎤) 이하의 비닐 봉투·쇼핑백(소형)은 판매할 수 있다. 또 당초 사용 금지 예정이었던 ‘생분해성 비닐봉투’는 판매할 수 있다.

‘순수 종이 재질’ 봉투의 판매도 허용된다. 다만 종이봉투이더라도  UV 코팅이 되어있거나 ‘앞뒤로 방수(합성수지) 코팅된’ 제품은 판매할 수 없다. 손잡이 끈과 손잡이 통과 구멍을 보호하기 위한 링이 합성수지로 제작된 경우도 규제 대상이다. 

대형 마트에서도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되지만 이불, 장판 등을 담을 수 있도록 제작된 50ℓ 이상의 봉투는 판매할 수 있다. 

이외에 대규모점포에서 비가 올 때 제공하는 우산 비닐 사용도 제한된다. 야구장, 축구장 등 체육시설에서 플라스틱으로 만든 일회용 응원용품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업계 "종이 빨대 도입 확대될 듯...일부 메뉴 종이 빨대로 섭취 어려운 점은 고민"

한편 이번 조치를 두고 카페 등 현장에서는 혼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형 프랜차이즈 업계는 플라스틱 빨대의 대체제로 종이빨대를 일괄 도입할 수 있지만, 개인카페에서는 사업자가 자체적으로 대체품을 조달해야 하는 탓이다. 이 외에 일부 메뉴의 경우 현재 유통되는 종이 빨대로 먹기 힘들다는 문제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버블티, 봄철마다 유행하는 ‘통 딸기 음료’, 샤인머스켓 음료 등 씹히는 알갱이와 과육이 포함되는 메뉴는 종이빨대로 섭취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일부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과자류가 토핑으로 올라가는 음료도 종이빨대로 마시기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이같은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업계 내에서도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빨대같이 설거지하기 힘들고 도난당하기 쉬운 종류의 물건을 스테인레스로 구비하는 매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본다”며 “대부분 종이 빨대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보이지만, 종이 빨대도 일회용품인데 생산부터 폐기까지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인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 “참여형 계도기간 운영...금지사항 반드시 준수하라”

한편 11월24일 조치 중 비닐봉투, 플라스틱 빨대·젓는 막대 및 종이컵 사용금지에 대해선 1년 동안 '참여형 계도기간'을 운영하기로 했다. 현장 부담을 줄이면서도 실질적인 감량 성과를 얻기 위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환경부는 계도 기간 지자체, 유역(지방)환경청, 한국환경공단, 민간 단체 등과 함께 '행동변화 유도형(넛지형) 감량' 캠페인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참여를 원하는 사업장이 한국환경공단 자원순환실천플랫폼에 신청서를 내면 업종별 표준 안내 문구와 디자인을 내려받아 영업장에 비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이외에 매장 내에서 온라인이나 무인 주문기(키오스크) 주문 시 '일회용품 미제공'을 기본값으로 설정하고, 매장 내 일회용품을 보이지 않게 비치한 뒤 소비자가 원할 때 설명과 함께 제공하도록 하는 조치도 이뤄진다.

환경부는 캠페인에 참여하지 않는 매장의 경우 지자체 등과 함께 사업장을 방문해 캠페인 및 제도를 집중적으로 안내하는 한편, 분기별 조사 등을 통해 계도의 실효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환경부는 "계도 기간 중에는 소비자 요구, 사업장 상황으로 인한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 금지사항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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