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위치정보 등을 불법 조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이동통신사 협력업체 대표 등 1백여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경찰은 이들로 인해 유출된 개인정보가 3만3천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불법조회 프로그램을 개발한 이동통신사 협력업체 대표 서모(36)씨 등 9명과 불법프로그램을 이용해 위치를 조회한 업자와 브로커 4명, 심부름센터 업자 등39명, 정보 조회 의뢰자 52명 등 총 104명을 정보통신망법위반 등 혐의로 검거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중 조회업자 이모(46)씨 등 3명은 구속됐으며, 해킹용의자 신모(38)씨 등 3명은 수배 중이다.

또한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동통신사의 위치정보가 엄격히 관리되도록 하기 위해 각 통신사에 대한 보안조치 개선을 명령키로 의결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 씨 등 9명은 ‘친구찾기’, ‘내가찾는 연인팅’ 등 KT와 SKT의 커뮤니티 서비스를 협력업체 대표 및 프로그래머들로 이통사로부터 가입자 인적사항, 휴대폰 위치정보 등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이후 이들은 지난 2011년 3, 4월 별도의 인증절차 없이 KT와 SKT 휴대폰 가입자들의 인적사항, 휴대폰 실시간 위치정보를 조회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혐의다.

또한 지난 2011년 7월 현대캐피탈과 다음 고객정보를 해킹한 신 씨 등 3명은 필리핀에서 서 씨가 운영하는 서버를 해킹해 불법 조회 프로그램을 입수, 이 씨에게 10일 사용에 2백만원을 받고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현재 인터폴 수배 요청 절차가 진행 중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씨는 불법 조회 프로그램을 통해 KT와 SKT 가입자의 인적사항 등을 조회, 브로커 김모(41)씨 등 3명에게 10~30만원을 받고 판매했으며 브로커들은 다시 심부름센터 업자 윤 씨 등 39명에게 판매, 다시 정보 조회 의뢰자 소모(53)씨 등 52명에게 30~60만원을 받고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현재 각 이통사들의 협력업체가 수백개에 달하고 있으며 이통사들이 협력업체에 광범위한 정보 접근 권한을 허용하고 있다”며 “현행 정보통신망법 및 위치정보법 상에는 ‘위치정보사업자가 위치정보서비스사업자에게 위치정보 등을 제공할 시 이용자의 동의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의무조항’이 존재 함에도 이를 위반할 경우 제제조항이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무조항만 존재하고 제재조항이 부존재하는 정보통신망법 등에 벌칙규정 등 제재조항이 필요하다”며 “이통사들은 협력업체들에 대한 보안․점검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방통위는 “위치기반서비스사업자에게 개인위치정보를 제공하는 경우, 미리 개인위치정보주체의 동의여부를 확인토록 시스템을 개선하고 이통사가 위치기반서비스사업자에게 개인위치정보를 제공할 때마다 해당 위치조회 대상자에게 조회자, 제공일시 등을 SMS로 통지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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