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안타깝게도 우리는 윤리가 무참히 붕괴되어가고 있는 패륜시대에 살고 있다. 고액의 보험금을 타내려고 남편을 계곡에 빠뜨려 살해한 이은해는 끔찍한 패륜범죄를 저질렀다.

1억원 이상 고액 보험사기로 인한 사망사건의 가해자 가운데 61%가 남편이나 부인 등 가족이라고 한다. 전북 지역 통계에 의하면 살인까지는 아니더라도 ‘칠순 노모에게 담뱃값 달라’ 발길질을 하고 ‘반려견 돌려주지 않으면 죽이겠다’고 모친을 협박한 자식들처럼 공중 매체에 올려지지 않은 존속 패륜범죄가 지난 5년간 69%나 증가했다고 한다.

윤리의 붕괴가 어린 학생들이 배우고 공부하는 초등학교에서부터 벌어지고 있는 것은 참으로 우려스럽다. 초등학교 교사 10명중 6명이 하루에 한번 꼴로 학생들의 모욕적인 욕설이나 폭력에 시달리고 있으며, 매맞고 욕먹는 중고등학교 교사들의 수가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보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땅에 도덕과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할 책임을 진 지도자나 성직자, 지식인들이 도덕과 윤리 붕괴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국가와 국민들을 위해 외국에 나가 외교활동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대통령부부와 국가 지도자들을 향하여 격려와 기원 대신 근거없는 비하발언과 저주로 국격을 떨어뜨리고 국민들을 분열시키며 이간질하는 모습은 패륜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다.

장 모 최고위원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G20 정상회의 참석차 금년 11월 중순경 캄보디아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을 동행한 김건희 여사가 정상 배우자을 위한 앙코르와트 방문 대신에 현지의 병원 방문에 이어 입원비가 없어 자택 치료중인 심장병 어린이를 찾았다.

이 모습이 언론에 대서특필 되자 장 국회의원은 “빈곤 포르노 화보 촬영”이라며 대통령 부인의 외교성과를 치욕적인 말로 폄하하고 비난한 것이다.

선천성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를 안고 있는 대통령 부인의 모습을 칭찬하지는 못할망정 포르노라고 비아냥 댄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대통령 부부에 대한 패륜적 언사일 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국민은 물론 어려운 환경의 어린이 구제활동을 하는 전세계 시민단체나 지도자들에 대한 모욕인 것이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당사국인 캄보디아 각 공중 매체는 김건희 여사의 선행에 존경을 표하고 감사하다는 보도가 넘쳤다고 한다. 포르노(pornography)란 인간의 성적행위를 묘사하는 영화, 사진, 만화, 책 등을 일컫는 말로 ‘창녀에 관하여 쓰여진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단어는 사람들에게 혐오감을 주며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유발시키게 된다. 따라서 ‘빈곤 포르노(poverty porno)’라는 말도 가난한 사람들의 사진이나 영상을 이용하여 동정심을 유발하여 기금 모금, 정치적 인기몰이 등 불순한 목적에 사용될 수 있음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국익과 국위선양을 위한 외교활동을 포르노로 묘사하는 것은 우리 국민은 물론 전세계에서 선행을 보이는 NGO들에 대한 모욕적인 언행이다. 시대상황이 더 절망적인 것은 장경태 의원 보다 더 패악한 패륜적 언동이 가장 존경받아야 할 성직자로부터 나왔기 때문이다.

‘이웃 사랑하기를 내몸 같이 하라’는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축복을 빌어야 마땅한 성직자들이 우리 대통령과 고위 공직자들을 향해 저주의 메시지를 쏟아 놓은 것이다.

“전용기가 추락하길 바라마지 않는다. 온 국민이 ‘추락을 위한 염원’을 모았으면 좋겠다”라고 게시문을 올린 성공회 김규돈 신부가 있었다. 성공회에 이어 천주교 박주환 신부는 ‘윤 대통령 비행기 추락을 비나이다’라는 글귀와 함께 두손모아 기도하는 그림을 첨부한 게시글을 SNS에 올렸다. 일반인도 결코 해서는 아니될 패륜행위로 윤리의 붕괴를 주도하는 성직자들은 패륜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다.

서울 한복판의 골목길에서 150여명의 10~20대 젊은이들이 압사당한 10월 29일 이태원 할로윈 참사 또한 경찰과 지자체 공직자들의 직업윤리 결여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듯하다.

사전 예방을 위한 안전 대책이 없었음은 물론이고 사고 발생 4시간 전부터 “압사당할 것 같다”는 위급상황을 알리는 112신고가 11건이나 접수되었는데도 신고는 묵살되었고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지자체나 경찰공직자의 가장 큰 책임인 시민 안전에 대한 직업 윤리가 붕괴되어 위기 대응 능력이 상실되었던 것이다.

사람이 깔려죽고 있다는 비명소리가 있었음에도 그쪽을 향해 떼밀어대는 군중속의 가해자들 또한 패륜적 행위자들이다. 우측통행과 안전거리 확보를 위한 노력 대신 길이 막혀 멈추어 있는 군중을 힘으로 밀쳐서 생긴 사고라니 그곳이야말로 무너진 공중도덕과 방종이 불러온 아수라장을 보여 주었을 것이다.

실제로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반성문들이 올려지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이러한 참상을 이용하여 대중들을 자신들의 뜻대로 움직이려는 편협한 정치인들 또한 패륜을 조장하는 불순 세력이다.

희생자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영정과 명단을 공개하고 추모공원을 만들겠다며 전국적인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명단공개에 대한 유가족의 반대가 많아지자 “희생자들은 더이상 유가족들만의 것이 아니라 공공재다.

국민과 시민의 더 큰 행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녀를 잃고 슬퍼하고 있을 부모의 애통함은 안중에도 없고 희생자를 공공재로 취급하겠다는 발상은 비열한 패륜적 정치 행위로 여겨진다.

서양사에 나타난 가장 패륜적인 지도자로 로마 시대의 네로황제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영화 쿼바디스(Quo vadis)에서 보여 주듯이 네로는 자신의 어머니, 아내, 이복형제를 살해하는 패륜을 저질렀다.

나중에는 자신의 힘을 과시하고자 호위병을 시켜 로마 시내를 불태웠다. 그리고 자신이 싫어하는 기독교인들의 소행이라고 거짓 누명을 씌워 기독교인들을 사자 먹이로 주는 잔인함을 보여 주었다. 사도 베드로가 로마 대화재를 피해 피난길을 가는 중 그리스도의 환상을 보며 묻는다.

“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Quo vadis, Domine? 쿼바디스 도미네)?” “십자가에 다시 못 박히러 로마로 간다“라는 예수님의 대답에 베드로는 자신의 도피를 뉘우치며 로마로 다시 돌아가 십자가에 거꾸로 메달려 처형되는 순교를 당한다.

이 땅에 수많은 교회 십자가가 서있다. 윤리의 붕괴를 가슴 아파하기는커녕 네로처럼 앞장서 패륜을 저지르며 부추기는 성직자, 지도자, 지식인들은 십자가를 향해 물어야 한다. 쿼바디스 도미네(주여 어디로 가시나이까)?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ka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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