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최문희 기자']'빅6'로 불리는 대우건설, SK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이 경인운하 사업에서 공사를 나눠 먹기 한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경인운하사업 등 입찰에서 상호 간 경쟁을 회피하기 위해 사전에 공구를 분할하거나, 들러리를 담합한 SK건설을 비롯한 13개 건설사를 적발하고 991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등 시정조치했다고 밝혔다.

9개 법인과 공구 분할에 가담한 대우건설을 비롯해 SK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의 전·현직 고위 임원 5명과 함께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현대 및 삼성, GS, 대우, 대림 등은 입참 참여사의 독자적인 판단이 아닌 정보교환이나 모임 등을 통해 각 사의 참여 공구를 사전에 결정하는 이른바 '나눠먹기 담합'을 하다 걸렸기 때문이다.

또한, 저급 설계를 진행하거나 투찰가격을 높게 제출하는 등 사전에 낙찰 회사와 들러리 회사를 결정하고 입찰에 참여하는 '짜고 치는 담합을 한 현대/엠코, 삼성/한라, GS/동아, 동부/남양, 현대산업개발/금광 또한 적발됐다.

경인운하사업 시설공사 제1~6공구 입찰결과

1995년부터 민자 사업으로 진행되던 경인운하사업이 2008년 12월 11일 한국수자원공사가 시행하는 정부재정사업으로 전환되자, 6대 대형 건설사는 2008년 12월부터 2009년 1월 말까지 영업부장 및 토목담당 임원 간의 의사연락 및 모임을 강남구 역삼동 소재지에서 가지는 등, 각 사가 참여할 공구를 사전에 결정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모임에서 6대 대형 건설사들이 경쟁사가 참여하려는 공구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피해가는 방식으로 경인운하사업 전체 6개 공구 중 4개 공구를 나눠 참여하는 것으로 공구 분할을 합의했다.

당초, 6개 대형 건설사들은 4개 공구가 아니라 5개 공구를 참여하기로 했지만, 이후 SK건설이 변심해 제6공구에 참여키로 함으로써 결국 제6공구에 3개 사가 참여하게 됐다.

공정위는 제1 ~ 5공구에 참여한 낙찰 회사들이 저급설계, 교차 들러리역 수행, 설계도면 공유, 투찰 가격 합의 등 공정한 경쟁을 제한하는 다양한 들러리 행태를 적발했다.

제3공구 들러리로 참여한 동아건설산업은 설계 용역사에게 처음부터 ‘싼 설계’를 의뢰했으며, 설계 용역사는 용역비 상당액을 비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4공구 들러리로 참여한 남양건설은 이후 ‘동복계통 자연유하식 도수터널 건설공사’ 입찰에서 동부건설을 들러리로 세워 공사를 낙찰 받았고, 제1공구 들러리 회사인 현대엠코는 투찰 전 자신이 설계한 핵심 설계도면을 현대건설에게 제공했다

이에 공정위는 정보교환 금지명령 및 향후 재발방지 명령을 내리고, 건설사들에 총 991억 2,100만 원 과징금 폭탄을 부과했다.

대우건설, SK건설, 대림산업,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현대산업개발, 동부건설, 남양건설을 비롯한 9개 법인 및 전·현직 임원 5명도 고발했다.

반면, 건설사들은 이에 대해 '정부 책임론'을 들고 일어나는 움직임을 보였다.

건설사들은 "정부가 출혈 경쟁을 유도하는 등, 건설사 간 정보 교환은 불가피한 실정"이었다는 것.  예산 절약 명목을 현저하게 낮게 공사예정가격을 책정함에 따라 손실을 최대한으로 하기 위해 정보교환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의견을 전해오기도 했다.

공정위는 이번 건에 대해 “공정한 경쟁 질서를 저해하고, 정부예산 낭비를 초래하는 공공 입찰 담합을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담합이 적발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문희 기자  moon@wsob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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