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포기각서 징구는 불법"…이주민 손 들어줘

이주민, LH에 보상 민원 제기…LH, "보상 불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성남 단대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으로 인해 발생한 이주문제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단대동 108-6번지 일원 7만5천335.8㎡(분양 1천15호, 임대 213호)와 중원구 중동 1500번지 일원 4만239.3㎡(분양 545호, 임대 127호)는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시행으로 인해 해당 지역내 거주민들이 이주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LH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당시 세입자에 대한 이주대책으로 순환이주용 주택 공급(이주단지 입주) 또는 주거이전비를 택일하도록 했다.
그 결과 전체 세입자 1천268명 중 696명이 주거이전비를, 572명이 이주단지 입주를 선택한 후, 2008년 2월 26일부터 4월 25일까지 이주단지에 입주했다.
LH는 최근 대법원 판결에서 LH가 패소함에 따라 이주단지 입주를 선택한 572명 중 지급의무가 없는 상고 포기자 110명을 제외하고 462명에 대한 주거이전비 지급을 추진 중이다.
LH에 따르면, 주거이전비 지급대상 462명, 지급액은 45억7천만원인데 이가운데 427명에게 43억원을 지급했다.
주거이전비를 받지 못한 일부 이주민들은 LH에 보상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했지만, LH는 보상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소송 안 하면 오히려 이득

문제의 핵심은 포기 각서다.
이주민들은 당시 LH공사로부터 임대아파트 이주와 이주비용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통보를 받고 둘 중 하나는 포기한다는 포기 각서를 써줬다.
그러나 이주민들이 나중에 임대아파트와 거주이전비를 둘 다 받을 귄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 거주이전비를 지급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1차 소송 약 120여세대, 2차 소송 약 110세대는 각서를 써 줬다는 이유로 패소를 했다. 3차 소송에서는 각서 자체가 불법행위라는 이유로 이주민들이 승소를 하며 거주이전비 지급 판결을 받았다.
이후, 두 번째 소송 모집인 약 90여세대는 소송도 필요 없이 거주이전비를 받았다.
또한, 소송은 생각도 하지 않았던 나머지 400여세대들도 거주이전비를 받았다.
그러나 권리를 찾고자 먼저 소송을 시작한 110여세대는 1차와 2차 소송에서 패했다는 이유로 거주이전비를 받지 못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소송을 하지 않은 이주민들은 법적 투쟁이라는 위험부담도 없이 손쉽게 거주이전비를 받게 된 반면 대법원까지 상고하지 않은 이주민들은 2차 판결에 승복했다는 이유로 거주이전비를 받을 수 없게 된 것이다.
법적 투쟁은 꼭 끝장을 봐야만 하나?
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차별 받는 결과를 보게 된 일부 이주민들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일반인에게 너무나 높은 법과 소송

지난 2007년 4월 개정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제54조(주거이전비의 보상) 제2항에 따르면, 주거이전비를 보상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LH 관계자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는 주거이전비 지급 근거가 없다. 공익법상 주거이전비에 상응하는 순환이주형주택을 공급했다. 또한 포기각서는 주거이전비 청구권 소멸사유로 본다. 이주민들이 민원을 제기했지만 LH는 보상해 줄 수 없다"고 해명했다.
결국 법과 소송에 전문적인 식견이 없는 일부 이주민들만 손해를 보게 됐다.

송현아 기자  wsobi@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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