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민병두 민주당 의원이 ‘공공기관 친박 인명사전’을 발간하였다. 박근혜 정부출범 1주년을 맞아 2013년 이후 선임된 공공기관의 기관장, 감사, 이사 등 친박인사 114명을 발표한 것이다.

이들은 새누리당 출신의 정치권인사, 박근혜후보 대선캠프인사, 대통령 인수위원회 출신 인사, 외곽 지지단체 출신, 고위직 공무원 출신 등 정권 창출에 기여한 공신들이다. 이러한 문제는 현 정권뿐만 아니라 과거 정권에서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진 보은 인사다.

공신들이 공공기관을 장악하게 되면 경영의 효율성보다는 정권의 눈치를 보게 된다. 기관경영은 2차적인 문제가 되기 때문에 방만한 경영으로 부채만 늘어나‘효율적인 경영’은 물건너 가기 일쑤다.

민간기업인 은행, 보험, 증권, 카드등 모든 금융협회도 마찬가지다. 금융사들의 이익단체인 금융협회는 이사가 회원사다. 이사들이 후보를 선정해 총회에서 선임하면 간단히 회장을 선발할 수 있음에도 불구 하고 회원사들은 마음대로 회장을 뽑지 못한다. 정부에서 낙하산이 내려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문재우 손해보험협회장의 임기가 작년 8월말 끝났다. 그러나 현재까지 7개월째 비어 있다. 지난 대선 때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한 모피아 출신인 김교식 전 여성가족부 차관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모피아 반대여론을 눈치보는 청와대가 원점에서 재검토 지시하면서 백지화 됐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하지만 모피아들은 주요 금융협회의 기관장 자리를 여전히 꿰어 차고 있다. 박병원(행시 17회) 전국은행연합회장, 김근수(〃23회) 여신금융협회장,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15회), 최규연(〃24회) 저축은행중앙회장이 모두 모피아 출신이다.

이들의 역할은 정부부처에 흩어져 있는 기재부, 금융위, 금감원의 후배들에게 ‘이익단체’를 이롭게 하는 ‘로비’가 주된 일이다.

최근 발생한 카드사 개인정보유출사태의 원인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의 중요한 원인중의 하나가 ‘모피아’ 때문이라는 생각이다.

카드사들이 고객정보를 모을 수 있었던 근거법인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를 보면 이법의 목적 자체가 ‘신용정보업의 육성과 신용정보의 효율적인 이용’으로 되어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의 정보주권과 비밀 보호의 내용은 전혀 없다. 금융사가 개인정보를 유출시켜도 처벌할 수 있는 근거 조항도 없다. 피해소비자에 대한 손해배상은 물론 생각할 수 없다.

더구나 여러 금융사로부터 신용정보를 집적하여 다시 금융사들에게 공급하는 신용정보집중기관의 역할을 이익단체인 금융협회가 맡도록 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은 공공성 때문에 중앙은행의 통제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완전 민간 이익단체에 맡겨두고 있는 것이다.

모두다 사업자의 입장에서 법안이 제정 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법안을 만들 때 정부는 대부분 관련협회의 의견을 받아들여 제정한다. 이때 선배 모피아들의 힘이 강하게 발휘하게 된다. 이익단체에 유리하게 막강한 자금력과 연줄을 동원해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법을 만드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이러한 법이 제정되는 줄도 모르고 지나간다.

금융감독원이 2012년4월 생명보험협회에 대해 개인정보 실태를 점검하였다. 그 결과 10억건 이상의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나, 개인의 동의조차를 받지 않는 등 신용정보법을 1억9천만 건을 위반하고, 질병정보를 포함해 300개가 넘는 개인정보를 집중 수집하여 소비자들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2억 건의 개인 질병정보를 다른 보험사에 제공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위원회와 금감원은 생보협회에 대해서 솜방망이 ‘경징계’를 내리고, 황당하게도 오히려 승인받은 개인정보 수집대상을 25개에 더하여 60여개로 2.5배 이상 늘려 주었다. 모두다 모피아들이 만든 ‘작품’이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모피아인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과 선후배 사이인 신재윤 금융위원장이 담당과장을 바꾸고 생보협회에 유리한 유권해석을 내려줬으며, 오히려 더 많은 항목도 집적할 수 있도록 도와 주기로 약속했다’는 설까지 나돌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그동안 금융사들은 최대한 개인정보를 수집하여 신용정보라는 명목으로 전 금융사가 개인정보를 공유하면서 이자를 더 받거나, 채권을 추심하는데, 영업정보로서 마케팅에 활용하는데 백분 이용해 왔다.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한다는 의식은 아예 없었다. 그러니 당연히 1억건이 넘는 카드사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진 것이다. 이러한 일이 벌어진 배후에는 모피아들이 금융사에게 유리하게 법을 만든 원인이 있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신용정보보호법을 전면개정하고, 모피아의 낙하산은 철저히 배제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제2, 제3의 카드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 조연행  kicf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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