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재계 주요 그룹들이 ‘투자 확대’를 강조하고 나섰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GS 신사업 전략 보고회’에서 “적극적인 투자와 사업 협력, 개방형 혁신으로 신사업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자”고 말했다.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 한화솔루션은 GS에너지와 손잡고 태양광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에서 7617억원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R&D(연구·개발) 확대를 통해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늘리고 일관적인 투자로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속되는 불황과 경기 위축 등으로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투자를 통한 위기돌파에 나서는 모양새다.

GS그룹 “투자로 신사업 생태계 확장”

GS에 따르면 허 회장은 7일 경기도 포천시 GS리테일 워크샵센터에서 ‘GS 신사업 전략 보고회’를 열고 “GS가 추구하는 미래성장 전략의 핵심은 협력사, PE(사모펀드 운용사), VC(벤처캐피털), 스타트업 등 다양한 역량을 가진 외부 파트너와 함께 신사업을 창출해 가는 것”이라며  “최근 불황과 경기 위축 시기가 GS에게 더 좋은 투자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적극적인 투자와 사업 협력, 개방형 혁신으로 신사업 생태계를 확장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GS는 그동안 상반기 사업 전략 수립과 하반기 실적 검토를 위한 보고회를 열어왔지만 신사업을 주제로 보고회를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보고회에서는 GS가 신사업 분야로 꼽아 온 바이오, 순환경제, 에너지전환 등 분야를 중심으로 그동안 투자한 회사의 기술과 비즈니스 모델, GS와의 협업 기회를 공유했다. 이는 GS와 투자 기업 간 협업을 통해 투자 기업의 가치와 GS의 신사업 역량을 함께 키워야 한다는 허 회장의 지론에 따른 것이다.

이날 주요계열사들의 신사업 추진 현황에 대한 보고도 이뤄졌다. GS칼텍스는 '에너지 전환기 선제 대응' 측면에서 수소, 바이오연료, 플라스틱 리사이클, 전기차 충전 등의 추진 현황을 소개했다.

GS에너지는 블루암모니아 개발유통, 배터리 리사이클, SMR 소형원자로, 전기차 충전 등의 사업화 전략과 함께 전력 생산부터 판매까지 아우르는 종합전력회사로 발돋움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GS리테일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한 퀵커머스, HMR 간편식, 펫 사업 등의 추진 성과를 공유했다. GS글로벌은 해외 네트워크 역량을 통해 친환경 연료 수급 등 그룹사 전반의 신사업 추진 전략을 소개했다.

GS건설은 기존 주택과 플랜트 건설 역량에 친환경 신기술을 접목해 프리패브(Prefab) 등 친환경 건축과 수처리, 스마트 양식업, 데이터센터 건설, 배터리 재활용 등으로의 사업 확장 전략을 밝혔다.

이와 함께 M&A와 사업제휴, 벤처투자 현황을 통해 GS그룹이 추구하는 신사업 생태계의 큰 그림도 조망했다. 최근 GS가 M&A에 성공한 바이오 헬스케어 기업 휴젤과 배달 플랫폼 요기요 사례를 통해 향후에도 GS의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앞으로도 적극적인 M&A를 추진할 방침이다.

한화솔루션 “7600억 투자해 태양광 소재 생산기반 확보”

한화솔루션은 태양광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에서 7617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재생에너지 시장 확대에 맞춰 태양광 소재 사업을 강화하고, 고출력의 태양광 핵심 제품 생산기반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7일 GS에너지와 손잡고 태양광 모듈용 시트의 핵심 소재인 EVA(에틸렌 비닐 아세테이트)를 생산하는 합작회사를 전남 여수산업단지에 설립한다고 밝혔다.

양사가 총 59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하는 에이치앤지케미칼(H&G Chemical)은 2025년 9월부터 연산 30만톤을 목표로 EVA를 생산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 첨단소재 부문 등 EVA시트를 생산하는 태양광 부품 업체들은 모두 이 소재를 사용해 제품을 공급한다.

EVA시트는 태양광 셀의 성능을 유지하는 핵심 자재다. 첨단소재 부문도 이에 맞춰 충북 음성에 417억원을 투자해 EVA시트 생산라인을 증설한다.

에이치앤지케미칼은 한화솔루션이 지난 50년 동안 축적한 소재 역량과 GS에너지의 자회사인 GS칼텍스의 원료를 활용해 단기간에 글로벌 톱-티어 EVA 제조기업으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연간 440만톤 규모(2021년 기준)의 글로벌 EVA 시장은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주요 국가의 탄소중립 정책 확대에 따른 태양광용 시트 수요 증가로 연평균 5.6%씩 성장할 전망이다.

이번 합작사업으로 한화솔루션을 포함한 한화그룹의 EVA 생산능력은 총 92만톤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미국 엑슨 모빌(79만톤)을 제치고 글로벌 1위의 EVA 생산업체로 도약한다. 

큐셀 부문은 충북 진천공장에 고효율의 탑콘 기반 셀과 대형 웨이퍼(M10)를 활용한 모듈 생산라인을 설치하는 데 약 1300억원을 투입한다. 탑콘은 셀에 얇은 산화막을 삽입해 기존보다 발전 효율을 1%P(포인트) 높인 고효율 제품이다.

고출력의 제품 생산을 위해 기존의 M6(16.6㎝x16.6㎝) 웨이퍼를 면적이 큰 M10(18.2㎝x18.2㎝)으로 대체하기 위한 라인 전환도 이뤄진다.

한화솔루션은 탑콘셀의 생산을 늘리면서 차세대 소재인 페로브스카이트 기반의 탠덤셀의 연구 및 양산을 위한 투자도 지속한다. 국내에서 연구개발(R&D)을 강화하고, 최신 생산시설을 구축해 한국을 태양광 기술을 보유하고,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글로벌 핵심 기지’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R&D 투자로 기술 초격차 확대” 

삼성전자는 R&D(연구·개발) 확대를 통해 경쟁사와 기술 격차를 늘리고, 일관적인 투자로 시장 변화에 대한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부터 낸드플래시 양산 시설을 구축하고 웨이퍼 투입을 시작한 평택캠퍼스 3라인 외부 전경과 1라인 내부를 7일 공개했다.

평택캠퍼스는 총 면적이 87만평에 이르는 초대형 반도체 생산 단지다. 이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44만평)와 화성캠퍼스(48만평) 면적을 합친 수준이다. 현재 가동 중인 3개 라인 외에 향후 3개의 대형 반도체 생산시설이 추가로 들어올 수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대표이사는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가 그동안 호황기에 투자를 많이 하고 불황기에는 투자를 적게 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최근 (반도체) 경기 사이클이 빨라지면서 불황기에 투자를 적게 한 것이 호황기에 안 좋은 결과를 갖고 오기도 했다”며 “경기 사이클에 의존하는 투자보다 꾸준한 투자가 맞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시장의 좋고 나쁨에 따라 일부 조절하겠지만 기본적 투자 방향은 삼성의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일관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향후 초격차 기술 유지를 위해 R&D 등 분야에 대한 자원 투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 대표는 “투자를 통해 경쟁사와의 기술 격차를 더욱 확대할 것”이라며 “현재로 보면 내년까지 업황이 좋아질 모멘텀은 보이지 않지만 위기는 항상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위기 대응과 경쟁력 확보를 위한 M&A도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경 대표는 이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가치를 높이는 또 다른 방법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거나 기존 분야를 급격하게 성장시키는 방법으로 M&A가 있을 수 있다”며 “현재는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M&A 대상을 놓고 우선 순위를 정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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