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미국 출장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회장은 지난 3일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정 회장은 앞서 지난달 23일 공영운 현대차 사장과 미국 출장길에 오른 바 있다.

정 회장은 출장기간 뉴욕과 조지아, LA, 보스턴 등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약 열흘간 여러 지역을 방문한 가운데 업계에선 정 회장이 소화한 일정을 두고 ‘이례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지 사업을 점검하는 한편 미국 정부가 지난달부터 시행중인 인플레이션 방지법 대응방안을 서둘러 실시하기 위해 고심 중이라는 분석이다.

정 회장은 우선 뉴욕 현지 현대차그룹 인사들과 협상 전략을 점검하고, LA로 이동해 IRA에 따른 현지 판매 영향을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다. LA는 현대차 현지 판매의 주요 거점으로, 인근 도시 어바인에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 본사가 자리 잡고 있다. 

LA 방문 후 정 회장은 조지아주 애틀랜타를 찾아 주정부 관계자들과 인플레이션 감축법 대책을 논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해당 법안에 서명했다.

해당 법안에는 2030년까지 자국 내 신차 판매 가운데 전기차 비중을 50%로 높이기 위해 전기차 구매자에게 최대 7500달러(약 984만원)의 세액공제를 시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다만 이같은 혜택의 대상은 △북미 내 제품 조립 △미국 또는 FTA체결 국가에서 배터리 광물 조달 △일정 비율 이상 북미산 배터리 부품 사용 등의 조건을 지킨 차량으로 한정된다.

최근 미국 내 판매를 공격적으로 확대 중인 현대차그룹은 인플레이션 방지법에 대응하기 위해 미 조지아주 공장 설립 시기를 앞당기기로 한 상태다. 조지아주는 그룹의 미국 내 핵심 생산 기지다. 현대차는 조지아주의 항구도시 서배너에 전기차 신공장을 건설할 계획이고, 기아는 웨스트포인트 공장을 이미 가동 중이다. 애틀랜타에서 불과 270㎞ 떨어진 곳에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도 있다.

당초 내년 상반기로 계획했던 조지아 공장 착공을 올해 안으로 앞당긴 만큼 정 회장은 현지를 방문해 관련 내용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그룹은 2024년 하반기 연산 30만대 규모 가동을 목표로 공장 설립을 서두른다. 완공 직후인 2025년 추가 증설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그룹은 앞서 인플레이션 감축법 대응을 위해 미국 내 생산을 서두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정 회장은 이번 출장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다시 확인하고 세부 사항을 직접 점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은 조지아에서 인플레감축법 관련 일정을 마치고 보스턴을 방문했다. 보스턴에는 현대차그룹이 인수한 로봇 생산기업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마크 레이버트 보스턴다이내믹스 창업자가 이끄는 인공지능 연구소(BDAII)가 위치해 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