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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근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학장 "미래산업 인재 양성이 대학 살길...첨단시설 확보로 우수 연구인력 확보할 것"
한지안 기자 | 승인 2022.08.12 14:36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정부가 지난달 미래 첨단산업 인재양성 방안의 골격을 발표한 가운데 사립대학교의 규제를 풀고 반도체·양자컴퓨팅 등 연구인력 확보를 지원하기로 했다.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개교 60주년을 앞두고 새롭게 취임한 이해근 학장의 목표는 AI, 양자컴퓨팅, 반도체 등 미래 산업의 핵심요소 연구를 선도하기 위한 공과대학 역량강화다.

이 학장은 “연구시설 등 교사 면적을 확보해야 인재와 교원이 늘고 전체 대학 역량이 상승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사립대 규제풀고 반도체·양자컴퓨팅 등 연구인력 확보 지원

지난달 정부는 올해부터 2031년까지 10년 동안 반도체 관련 인재 15만명을 양성하도록 직업계고등학교부터 대학원까지 규제를 풀고 재정지원사업을 추가, 확대한다는 내용의  반도체 관련 인재양성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오는 2031년까지 10년 동안 반도체 산업에 12만7000명의 인력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반도체 제조업 및 반도체 제조용 기계 제조업 종사 인력은 17만6509명으로 추정된다. 학력별 비율로 학사가 46%로 가장 많고 고졸 25%, 석·박사 16%, 전문학사 13% 순이다.

협회는 향후 10년 동안 반도체 산업의 매출액이 연평균 6.2%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매년 업계 인력 수요는 연평균 5.6% 늘어나는 셈이 된다. 이에 따라 반도체 산업의 필요인력 규모는 2031년 30만4000명으로 늘어나 지난해 추계치보다 12만7000여명이 부족한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2020년 기준) 반도체 관련 전공자 졸업생은 4만8000여명 수준에 그친다. △반도체·세라믹 △신소재 △전자 △재료 △기계 등 관련 5개 학과를 기준으로 한 규모로, 이들 전공의 반도체 업계 취업률은 평균 7.7%다. 특히 반도체 기술 초격차를 이끌 석·박사 취업자는 2020년 431명에 그치며, 순수하게 반도체를 전공한 석·박사 수는 같은 해 100명에 불과했다.

이해근 학장 “공대 연구시설 면적 확보해야 인재·교원 늘고 전체 대학 역량 상승”

이 학장이 양자 컴퓨팅, AI, 반도체 등 첨단 산업 인력을 키우기 앞서 선제적으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1인당 연구 시설의 면적’이다.

그에 따르면 고려대 공과대학교는 △전임 교원이 175명 △학부 재학생 약 5000명 △대학원생약 1500명으로 총 구성원 수가 6500명에 달한다. 지난 60년간의 대학 및 대학원 졸업생 수는 약 3만 4000여 명 정도다. 이중 남성이 3만여 명, 여성이 3300여 명 가량이다.

고려대학교 공과대학은지난 59년간 △토목 △건축 △기계 △전기 △금속 △공업경영 △전자 △요업 △화학 공학과로 시작해 학과간 통폐합과 학부 신설 등 과정을 거쳤다. 현재는 5개 학부 4개 학과로 재편, △화공생명공학과 △건축사회환경공학부 △건축학과 △기계공학부 △전기전자공학부 △신소재공학부 △산업경영공학부 △반도체공학과 △융합에너지공학과 △대학원 협동과정 △대학원 계약학과 등으로 구성된 상태다. 

이중 반도체 공학과가 SK하이닉스와의 산학협력을 위해 따라 신설된 학과다. 내년부터는 삼성전자와 협력하는 차세대통신학과가 새롭게 출범한다.

반도체·6G 등 미래 산업핵심역량을 키우기 위해 국내 대기업들이 직접 인재양성에 나서는 가운데, 공과대학 내부에서는 교사(校舍) 면적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이 학장에 따르면 QS 세계 대학 순위(Quacquarelli Symonds World University Rankings)상의 각 대학교의 공과대학 순위는 전체 대학 순위와 연결되어 있다. 공과대학을 키워야 그 학교에 랭킹이 올라간다는 얘기다.

이 학장은 “고려대학교는 2021년 QS 세계대학 평가 69위, 국내 사립대학 6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2017년도에 최초 100위권 안에 진입한 후 5년 만에 세계 50위권 대학으로 성장했다”며 “이는 공과대학의 약진이 견인한 것”이라고 강조해했다.

다만 고려대의 최근 순위는 하락세로 돌아선 상태다. “지난 수년간 해당 지표에서 국내 사립대 1위를 기록해왔으나 2023년 지표에서 7년 만에 순위가 뒤바뀌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공과대는 2022년 발표된 QS 세계대학평가에서 최근 5년 내 최저 순위 (76위)를 기록했으며 최근 3년간 순위 하락 추세를 보여왔다. 이 학장은 “저는 이 수치가 계속 하락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고려대학교의 교원과 대학원 연구원 숫자는 타 대학 대비 60~70% 수준에 그친다. 반면 교수 1인당 학생수는 타 대학 대비 110~130%로 높았다. 또 타 대학들의 공대 학생 비율은 전체 대학 정원의 25% 이상이었으나 고려대는 20% 수준에 머물렀다.

이 학장은 “공과대의 위기 원인은 학생 및 연구 인력 숫자에 있다. 현재 고려대 공과대학 학생 수, 특히 대학원생 수는 3개 학교 중 가장 적다. 이는 연구 환경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학생 수의 부족은 교원의 부족 때문이고, 교원의 부족은 교사 보유 면적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좋은 교수들을 모셔도 공간이 없고 연구 설비를 두기 어려우니 상대적으로 본교에서 먼 캠퍼스에 배치하게 되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려대의 전체 학생 수는 약 3만 명으로, 서울대(2만7000명)보다 1000명 이상, 연세대(2만9000명)보다 600명 가까이 더 많다. 반면 교사면적은 약 68만㎡으로 서울대 약 100만㎡, 연세대 약 75만㎡에 비해 좁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특히 전체 시설 대비 연구시설 및 지원시설 면적의 차이가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대학교의 연구시설은 35만㎡, 연세대학교는 20만㎡인 반면 고려대는 12만㎡ 수준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이 학장은 또 국내 사립대학들의 문제로 등록금 동결에 따른 재정 악화를 꼽았다.

그는 “고려대학교는 2009년 이후 14년째 등록금을 동결한 가운데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신입생 감소, 코로나19 확산기간 외국인 학생 입학 감소 등을 겪었다”며 “미국의 하비머드칼리지, 칼럼비아 대학, 뉴욕 대학, MIT 등의 학비는 6만 달러 이상, 7만 달러 가까이 된다. 반면 한국의 학비는 OECD 국가들 내에서도 적은 수준이라 선순환이 어렵다. 교수 임금 인상, 실험 장비 마련, 공간 확보 등에 애로사항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한국 내 사립대학들의 큰 문제다. 다른 대학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특히 과거에 있던 공대 건물이 노후화되어 철거한 후 공간 부족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실험실이 문제다. 학교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공대가 발전해야 하고 공대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공간’이 있어야 연구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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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그는 “최근 자연대 전체의 개발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있다. 공과대 뿐 아니라 보건대는 60주년, 생과대는 70주년, 의과대도 70주년을 앞두고 있는 만큼 4개 단과대학이 함께 자연계 캠퍼스 제2의 창학을 위한 계획을 마련 중”이라며 “우선 공대 주관으로 자연계 캠퍼스 융·복합 연구 단지를 조성할 것이다. 이어 자연계 캠퍼스 전체 구성원의 중심이 될 커뮤니티 허브를 조성하고, 또 의과대 및 의료원과 함께 바이오 공학 허브를 조성하고자 한다. 과거 건물을 철거한 부지의 용적률을 검토해 60주년을 기념해 공간 확보에 힘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반도체산업인력 목표치로 대학원생 1102명, 학부생 2000명 증원을 계획 중이다. 각 대학 수요보다 규모가 크지만, 석·박사 과정의 고급 인재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은 목표가 설정됐다. 여기에 전문대를 졸업한 전문학사 1000명, 직업계고 졸업자 1600명을 더 늘려 중소기업을 위한 실무 인재 규모도 더 확보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정부는 이같은 목표 달성을 위해 국내 사립·국립 대학에 대한 △첨단분야 학과 신·증설 규제 완화 △재정지원사업 신설·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대학 4대 요건’을 내달 초까지 완화, 사립대는 교원확보율 기준의 100%, 국립대는 70% 조건 하나만 충족하면 반도체 학과를 신·증설할 수 있도록 한다. 교원 자격 요건도 산업계 전문가를 교수로 채용할 수 있도록 대학에서 정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학장은 “현대의 패러다임은 AI와 양자 컴퓨터 같은 첨단 기술로 옮겨갔다. 최근 몇 년간 역대 정부의 지원 등은 잘 마련되어 온 것 같다. 이번 정부에서도 반도체 인력확보가 절실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인데, 정곡을 잘 찌른 것 같다”며 “특별히 AI, 인공지능, 양자컴퓨팅 등은 각 국가별로 대규모 지원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한국도 후발 주자로 안주할 것이 아니라 각 산업 발전을 선도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본다. 올해 정부가 약 300억원~400억원 이상 되는 규모로, 최대 700억원 가까이 연구비 책정을 해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는 국가가 관련 기술 발전에 관심을 갖는다는 의미다. 자연계 캠퍼스에 관련 연구 시설을 확충하겠다는 계획도 이런 부분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이해근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학장은 1987년 고려대학교 재료공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미국 일리노이대(UIC)에서 재료금속공학과 공학석사, 1995년 일리노이대(UIC)에서 공학박사를 마쳤다. 현재 고려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장과 고려대학교 테크노켐플렉스 원장, 에너지산업혁신공유대학 산업단장, 고려대학교 녹색생산기술연구소 소장,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교수를 역임하고 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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