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김은석 기자]KB금융이 최근 LIG손보 인수를 위한 자문사 선정을 완료했다. 이로써 LIG손보 인수전은 KB금융과 롯데그룹, 동양생명 등 삼파전으로 압축된 양상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 25일 인수 자문사로 도이치증권과 KB투자증권을 선정해 인수 참여를 공식화했다. 또 회계자문은 딜로이트 안진, 계리자문은 밀리만이 담당하기로 했다.

태스크포스 꾸려 인수 준비, LIG손보 인수 의지 강해

업계에서는 잇따라 터진 금융사고로 KB금융이 당분간 몸을 사리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내놓았다. 그러나 KB금융은 물밑에서 LIG손보 인수 작업을 꾸준히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LIG손보 매각 소식이 전해진 후 지주 내 태스크포스를 꾸려 인수를 준비해왔던 것. 그 만큼 LIG손보 인수 의지가 강했다는 분석이다.

KB금융이 LIG손보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인수와 마찬가지로 비은행 계열 강화를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진행됐다.

어윤대 전 회장 시절부터 인수·합병(M&A)을 통한 비은행 계열 강화를 시도해왔으나 대내외 요인으로 실패를 거듭해왔다. 2006년에는 외환은행 인수를 앞두고 당시 외환은행 대주주였던 론스타에 대한 ‘먹튀’ 논란 등의 악재에 부딪혀 인수를 포기했으며 2011년 우리금융 인수 추진 당시에는 ‘메가뱅크’ 논란에 밀렸다.

2012년 ING생명 한국법인 매각 추진 당시에는 이사회 반발에 막혀 인수에 실패했으며 이 과정에서 경영진과 사외이사 간 갈등이 불거지기도 했다. 우리투자증권 패키지 매각에서는 경쟁사인 농협금융지주에 밀려 또다시 고배를 마셨다.

이번 임영록 회장 취임 후 그룹의 핵심 과제로 KB금융은 비은행계열 강화와 포트폴리오 다각화, 수익구조 다변화 등을 강조했다. 이에 따라 LIG손보 인수를 통해 단숨에 업게 4위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LIG손보의 시장점유율은 원수보험료 기준으로 14%다.

롯데그룸-동양생명과 치열한 삼파전 ‘예고’

KB금융은 M&A 시장에서 단골 인수 유력 후보로 꼽히지만 '입김'이 센 이사회의 판단이 추진 향방을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 추진 시 이사회가 보험업 전망에 비해 인수가격이 높다는 점을 이유로 반대했기 때문이다. KB금융 이사회가 과거 보험업 전망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했던 만큼 이를 바꿀 요인이 필요하지만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현재 실사 작업을 벌이고 있는 롯데그룹 역시 LIG손보 인수 의지가 뜨겁다. 현재 손보업계 9위에 머물고 있는 롯데손해보험이 단숨에 삼성화재와 현대해상에 이어 업계 3위로 뛰어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동양생명도 손보업 진출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동양생명은 인수 자문사로 JP모간과 다이와증권을 회계 자문사로 삼일회계법인, 법률 자문사로 김앤장 등을 선정하면서 의욕적인 모습이다.

치열한 삼파전이 예고된 가운데 LIG손보 노조가 동종업계와 사모펀드의 인수를 강하게 반대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금융권에서는 LIG손보 매각과 관련해 오는 4월부터 예비입찰 및 본입찰이 진행돼 올 상반기 중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은석 기자  kesh@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