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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한 시대, 다양성과 수월성 교육의 중요성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22.07.24 08:45

[여성소비자신문] 사람만큼이나 다양한 것이 있으랴. 외모는 물론 성격, 체력, 재능도 각양각색이다. ‘월드클래스’ 손흥민 선수의 다양한 궤적을 그리는 골문 슈팅, 18세 임윤찬의 피아노 건반 위 신들린 연주, 수학분야의 노벨상이라는 필즈상을 받은 허준이 교수의 수리능력 등 참으로 달라도 많이 다르다.

세계적인 인물들을 예로 들 필요도 없다. 나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콧물이 흐르고 목이 따끔거리는데 한 침대를 쓰는 아내는 재치기조차 하지 않은 무증상 확진자이었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에서 실험으로 보여준 네버코비드족(Never COVID Cohort)도 있다. 30여명의 젊은이들에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주입했으나 이중 절반만 양성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는 음성이었다고 한다.

기껏해야 5종류의 면역세포를 가지고도 몸에 들어온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정도가 이렇게 다를진데 약 1000억개의 신경세포(뉴런)가 존재하고 각 신경세포는 수천개의 시냅시스(synapsis, 접합)를 형성하고 있는 인간의 두뇌가 활동할 때 그 결과는 어떠하겠는가?

인간이 어떤 일을 하는데 필요한 재능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능력에 후천적인 교육훈련을 더하여 얻어진다. 타고난 재능에 따라서 교육과 훈련을 받아들이는 능력과 속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후천적 재능을 획득하는 것이 불가능한 사람도 있다. 그러기에 교육의 다양성이 필요하다. 그리고 특정 분야에 선천적 재능이 우수한 사람의 잠재적 능력을 끌어내어 충분히 높여주기 위해서는 차별화된 교육훈련 즉 수월성(秀越性, Excellence in Education) 교육이 필요하다.

미국의 라흐마노프(1873-1943)가 작곡한 피아노 협주곡 3번은 악보 해독부터가 어렵고 넓은 음역대와 빠른 스피드 때문에 최고의 연주자들도 기피하는 ‘악마의 곡’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18세의 임윤찬은 반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이를 완벽하게 연주함으로서 심사위원들의 눈물까지 자아내었다고 한다.

결코 평준화된 일반 중고등학교 교육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영재임에 틀림없다. 그의 타고난 재능, 한국예술종합학교의 훌륭한 피아니스트 손민수 교수의 지도, 하루 12시간에 가까운 강훈련이 더해진 결과이었다.

“이 세상 떠날 때 음악을 위해서 산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라는 음악 신동에게는 신동에게 걸맞는 교육환경이 제공되었기에 반클라이번 3관왕 수상이 가능했을 것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에 오른 손흥민 선수 또한 타고난 재능과 함께 한때 훌륭한 축구선수이였던 아버지 송웅정 감독의 철저한 기본기 중시 축구 교육 그리고 하루 1000번 가량의 공차기 훈련이 더하여 얻어진 결과이다.

영재교육을 위해 손 선수는 다니던 동북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수월성교육을 받은 것이다. 예능이나 체육 분야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한국인 최초로 수학계의 노벨상이라는 필즈상(Fields Medal)을 받은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허준이 교수의 학창시절 이야기가 우리 교육에 도전적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허 교수는 어릴 때 수학문제를 빨리 푸는데는 재능이 없었다. 그는 고등학교를 자퇴하였고 검정고시로서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에서 물리천문학을 전공했으며 대학 3학년 때에는 전 과목 D, F학점을 받아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그 후 히로나카 헤이스케 하버드대학 교수의 수학 강의를 듣고 감명을 받아 수학전공으로 대학원 공부를 시작했다. 미국에 유학하여 수학계의 오랜 난제들을 해결함으로서 명문 스탠퍼드를 거쳐 프린스턴 대학의 교수로 일하고 있다.

초등학교 때 구구단을 외우는게 힘들었고 수능시험에서 수학과목이 제일 힘들었던 허 교수가 세계적인 수학자로 성장한 것은 아들의 시행착오와 방황을 잘 이해하고 지지해준 훌륭한 부모님과 잠재되어 있는 수학적 재능을 불러 일으켜준 히로나카 교수와의 만남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답사회에 맞도록 짜여진 우리나라 교육 생태계에 머물러 있었다면 결코 세계적인 수학자로 올라서기 어려웠을 것이다. 저능아 취급을 받던 스필버그(S. Spielberg)가 세계 최고의 영화감독으로 성장한 것은 다양성을 인정하고 아들의 재능을 찾아 키워준 그의 어머니의 다양성과 수월성 교육 덕분이라는 스필버그 감독의 자서전을 읽은 기억이 난다.

학교 교육의 목적은 ‘인간으로서의 완성’을 목표로 학생의 인격 완성, 자주적 생활능력 육성, 시민(공민) 자질 함양 등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부모들이 자녀의 교육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는 것은 자기 자녀가 지닌 재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성을 추구하여 잠재적 능력을 끌어내고 높이는 수월성 교육을 통한 사회적 신분 이동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각 개인에게 주어지는 기회가 균등해야한다. 그런데 남북이 이념으로 대치된 우리의 현실에서 나라사랑 교육이 대두되면서 교육이 이념화하는 경향을 띄고 있다. 특히 진보좌파 이념의 소유자들이 교육정책을 담당하면서부터 사회주의적 가치에 근거한 교육의 평준화를 국정과제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학교에서 시험을 폐지하여 학생들 간의 경쟁을 배제하고 자율사립고, 특수목적고를 폐지하고 있다. 다양성과 수월성이 배제되고 학생 누구나 평등한 기회를 제공 받는 새로운 학교 체제인 ‘혁신학교, 행복학교, 무지개학교’를 통해서 모든 학생들이 경쟁이 없는 학교생활을 즐기는 가운데 인간의 완성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인간의 다양성 추구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할 인재 양성이라는 교육의 실존적 목표에 교육의 평준화가 역기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더욱이 교육평준화를 국정과제로 내걸었던 지난 정부의 장관들의 자녀들은 모두 자사고나 특목고 또는 외국의 특목고에 다녔다.

이념편향적인 교육감들에 의한 교육평준화 정책의 강행은 학교 운영자들에게 획일적인 규제를 강요하였고 공교육은 점차 하향평준화 되고 있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층의 사교육 의존도가 높아지고 사교육을 받지 못한 저소득층은 교육기회의 불균등으로 사회적 격차가 커지게 되었다.

그 결과 고소득층 자녀들의 명문대 진학률이 높아지는 평준화의 역설이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교육 평준화의 강행에 따른 역기능을 이미 경험한 미국, 일본, EU 국가들은 수월성 교육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명문고 지원을 높이고 있다.

우리도 변화무쌍한 격동의 시대에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기에 예술, 체육, 학문 각 분야에서 세계적인 인물들을 배출하고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지도자들을 길러내야 한다. 이를 위해 우리의 교육이 인간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각 개인의 잠재력, 소질을 찾아 발전시키는 수월성 교육에 정책적인 지원이 따라야 할 것이다.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ka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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