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기존 주력 사업이던 '아파트 시공·분양' 외 새 먹거리를 탐색 중이다.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은 소형모듈원전(SMR) ALC 초소형모듈원전(MMR)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GS건설은 리모델링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건설업계 최초로 사내 전담 연구 조직을 신설했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말부터 모듈러 주택 건설사업을 재추진 중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지난 10일 ‘소형모듈원전, 원자력 수소생산 및 원전 해체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SMR(Small Modular Reactor)은 최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핵심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는 차세대 발전수단이다. 전세계 국가들이 앞다투어 개발에 뛰어들고 있으며, 영국국립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2035년까지 시장규모가 약 390조~6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의 협력을 통해 비경수로형 SMR 개발, 경수로형 SMR 시공 기술, 연구용 원자로 건설 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 생산, 원전해체 기술개발 등 핵심 분야의 기술 및 정보 교류로 해외 시장 진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원자력 산업의 신시장인 원전해체와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 생산 분야에서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은 4세대 소형모듈원전 분야 국내·외 사업 수행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기존의 경수로형원전 시공분야에서도 선두 입지를 다진다는 목표다.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는 앞서 창립 75주년 기념 메시지를 통해 “국내·외 최고의 원전사업 선진사들과 협력해 총체적인 원자력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며 “창의와 도전의 DNA로 글로벌 1위의 ‘원전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SMR과 MMR 연구를 수년째 이어오고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달 기존 팀 단위 조직이었던 원자력부문을 ‘원자력사업실’로 격상해 별도의 전문 조직으로 확대한데 이어 이달 부터 ‘4세대 초고온가스로 소형모듈원전’ 건설 계약을 체결하며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앞서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985년 현 원자력사업실의 전신인 '원자력부' 출범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원자력발전소 설계 사업에 진출했다.

이후 올해 1월 USNC와 3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하고 초소형모듈원자로(MMR) 글로벌 EPC 사업 독점권을 확보, 캐나다 동부 토론토 북동쪽 초크리버원자력연구소 부지에 MMR 실증 플랜트 건설에 착수하며 관련 연구의 결실을 맺기도 했다. 이어 이달 3일 서울 종로구 계동 본사에서 미국 에너지업체 USNC와 캐나다 초크리버 MMR 실증 사업의 상세설계 계약을 체결했다.

초크리버 원전에는 고온가스로 기반의 4세대 원자로를 적용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초크리버 MMR을 시작으로 오는 2029년까지 캐나다, 미국, 폴란드 등지에서 MMR 설계·조달·시공(EPC)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수소 생산부문에서는 기술 고도화를 통해 출력을 기존 MMR보다 월등히 높인 MMR++(가칭)를 개발, 고온을 활용한 수소 대량생산 사업에 진출한다.

원전해체·핵주기사업 분야에서는 올해 국내 가동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임시보관을 위한 임시저장시설 설계용역에 참여를 추진할 계획이며, 이를 바탕으로 해외 시장진출도 적극 검토한다.

또한 경수로 사용 후 핵연료를 활용해 소듐냉각고속로(Sodium-cooled Fast Reactor, SFR) 핵연료로 재활용하는 파이로 공정 시설 및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 EPC 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준공 실적을 확보하는게 목표다. 또 현대엔지니어링만의 고유 기술 확보에까지 사업영역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GS건설은 지난해 조직개편을 통해 리모델링팀을 신설한데 이어 최근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전문 연구조직 ‘리모델링Lab(리모델링랩)’도 꾸렸다. 리모델링랩을 통해 선제적인 기술과 공법을 검토하고 요소기술 연구 및 성능 검증을 통해 리모델링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리모델링랩은 리모델링 설계 단계부터 현장 여건과 기존 건물의 구조안전성 및 시공성을 고려한 종합적인 사전 기술을 검토하게된다. 이를 바탕으로 리모델링에 최적화된 공법을 개발해 구조 안전성과 주거성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현재 리모델링 사업은 수평 증축이나 수직 증축을 전제로 최소한의 구조물만 남기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만 GS건설은 리모델링에 적합한 설계 및 건물의 구조 안전성과 공사현장의 시공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공법에 대한 연구가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GS건설은 이 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리모델링랩을 신설해 사전 기술검토 지원과 최적화 공법 연구에 나선다. 추후 사업 추진 시 불필요한 설계변경을 줄여 공사비 증액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GS건설이 지난해 신설한 리모델링팀은 도시정비 시장의 리모델링 사업 수주를 위한 영업 전담 조직으로 꾸려졌다. GS 건설은 이를 통해 지난해 문정건영, 밤섬현대, 신도림 우성1·2차, 대치현대, 서강GS, 수원 영통주공5단지 등 1조원이 넘는 리모델링사업 수주액을 기록한 바 있다.

한편 GS건설은 벤처 투자에도 뛰어든 상태다. 미래 생존을 위해 첨단기술의 외부 도입 등 혁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서도 미래성장을 위한 디지털 전환이 필수 요소가 된 가운데 혁신 기술 간 상호 융·복합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란 판단이다.

이에 따라 GS건설은 지난달 30일 자본금 130억원을 출자해 100% 자회사인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엑스플로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CVC를 통해 GS건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건설업 및 유관 산업 신기술벤처기업뿐만 아니라 비(非)건설 부분의 신성장 혁신 비즈니스를 만드는 신기술기업의 발굴·투자 및 육성, 지원까지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GS건설은 이를 통해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 벤처캐피탈사로써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장기적인 종합 지원과 함께 신성장동력을 발굴, 전통건설업의 한계를 넘어선 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혁신기업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건설 업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말부터 ‘모듈러 주택’ 사업을 재추진 중이다. 
포스코그룹의 모듈러 하우스 건축 사업은 지난 2003년 신기초등학교 부속동 시공으로 처음 시작됐다.

이후 원가 경쟁력을 이유로 잠시 위축됐으나, 지난 평창올림픽 당시 건설했던 기자 숙소가 올림픽 후 포스코그룹의 휴양지 숙소로 활용되면서 새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후 공공실버주택(백령도), 그린빌딩 교육연구시설(인천)로 확대됐으며 최근에는 12층 규모의 광양제철소 직원 기숙사도 모듈러 건축공법으로 건립하는 등 시장이 다변화하고 있다.

모듈러 하우스는 방이나 거실 등 공간 단위별로 공장에서 맞춤 제작한 다음 현장에서 연결하기 때문에 현장 작업이 최소화돼 안전사고 위험이 적고 공시기간도 동일 평형 기준으로 철골콘크리트구조 대비 40~60% 단축된다. 외부는 포스코 칼라강판 사용으로 다양한 색상을 연출할 수 있으며 내부는 일반 아파트와 동일하게 석고보드에 도배로 마감한다.

포스코그룹은 특히 ESG경영 차원에서 모듈러 주택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택하고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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