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국내 밀키트 시장이 코로나19 엔데믹 이후에도 지속 확대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2017년 100억원대에서 2020년 1900억원대로 급성장했다. 소비자 중 63.6%가 밀키트 구입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했을 때 밀키트 구매율은 66% 늘어났다.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밀키트 시장 규모는 2025년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식음료 기업과 호텔업계가 관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롯데푸드는 지난 4월 밀키트  제조전문 스타트업 업체 ‘푸드어셈블’에 65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SI)를 집행하고 지분 19.6%를 취득했다. 롯데푸드는 최근 밀키트 관련 투자 및 협업 등을 통해 중장기 사업 성장 역량을 보완 중이다.

푸드어셈블은 올해 매출 400억원을 목표로 지난 1월 부산광역시 기장군에 3공장을 준공해, 업계 2~3위권의 밀키트 생산능력을 갖춘 상태다. 이번에 롯데푸드를 포함해 총액 약 1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유치를 마무리했다.

유통 전문기업 hy는 지난 5월 한 달간 밀키트 5만 여개를 판매해 매출 약 7억원을 기록했다. 전달 대비 각각 18.6%, 22.2%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hy의 밀키트 매출은 70억원으로 전년도 53억원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hy는 외식 트렌드와 소비자 선호도를 고려해 스타 셰프, 호텔, 프리미엄 레스토랑 등 새로운 방식의 협업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간다는 방침이다.

프레시지는 지난해 매출 1900억원을 기록, 전년(1271억원) 대비 48.6% 성장했다. 인플루언서, 외식전문기업, 소상공인 등의 밀키트 출시를 지원하는 B2B(기업간 거래) ‘퍼블리싱’ 사업이 매출에 기여했다.

프레시지가 지난 한해 출시한 밀키트 퍼블리싱 제품은 261종에 달한다. ‘박막례 할머니 밀키트’ 시리즈, ‘백년가게 상생 밀키트’ 등이 대표작이다. 프레시지는 올 초 테이스티나인과 1000억원 규모의 인수합병(M&A)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2월부터 해외 수출을 시작해 현재 7개국에 130종의 간편식을 수출하고 있는 만큼 올해는 15개국 500만달러 수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식품업체 외에 호텔업계도 프리미엄 밀키트를 출시하며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코로나19 발병이후 ‘홈캉스(집에서 휴가)’가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으면서 관련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최근 워커힐 호텔은 프레시지와 협업해 밀키트 신제품을 출시했다. ‘쉬림프 비스크 리조또’, ’시그니처 채끝 스테이크’, ‘트러플 화이트 라구 파스타’ 등 워커힐 고메 밀키트 3종이다. 앞서 지난해 2월 출시된 ‘워커힐 곰탕’은 지난달 기준 누적 판매량 15만 개를 돌파한 바 있다. 갈비탕, 육개장 등 한식 위주 밀키트를 넘어 홈파티 등에서 활용하기 좋은 양식 밀키트로 제품군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파라다이스 호텔앤리조트도 지난 4월부터 파라다이스시티 이탈리안 레스토랑 ‘라스칼라’의 인기 파스타 2종과 피자 3종,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중식당 ‘남풍’의 인기 메뉴 3종 등의 밀키트를 선보였다. 호텔 셰프들이 총 8가지의 메뉴 개발에 참여했다.

롯데호텔도 지난해 12월 밀키트 브랜드 ‘롯데호텔 1979’를 내놨다. 롯데호텔 뷔페 ‘라세느’의 시그니처 메뉴인 허브 양갈비는 8개월 물량으로 예상했으나 3개월 만에 완판되는등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신라호텔은 지난해 11월 프레시지와 협력해 ‘신라 다이닝 앳 홈’을 출시했다. 안심 스테이크, 떡갈비, 메로 스테이크 등 3종으로 구성했다. 호텔 식재료와 레시피를 그대로 적용해 레스토랑의 맛을 재현했다. 신라호텔 셰프들이 레시피 개발에 참여했고, 프레시지에서 제작한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2020년 조선호텔 유니짜장을 시작으로 총 15종의 밀키트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조선호텔 유니짜장과 짬뽕의 경우 누적 판매량이 66만 개를 넘어섰다. 

한편 관련 시장이 확대되자 식약처는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 커진만큼 위생·영양 수준을 높여달라”며 당부하고 나섰다.

오유경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지난 15일 아워홈을 방문해 “가정간편식은 가정 또는 야외에서 한 끼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인 만큼 제품 개발 단계부터 위생과 영양수준을 높이기 위해 힘써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오 처장은 “세계적으로도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가 점차 증가하고 있어, 식약처는 안전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한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현장에서 업계와 소통·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또 가정간편식 제조업체의 품질·안전관리실태와 제품 개발 현황을 점검하고 제품 개발 지원을 위한 업계의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또한 식약처는 “식약처는 그간 가정간편식의 한 종류인 간편조리세트(밀키트) 제품의 개발·공급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맞춤형으로 안전관리를 하기 위해 기준·규격에 대한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왔다”며 “간편조리세트 유형을 별도로 신설하고, 가열하지 않고 그대로 섭취하는 재료의 경우 식중독균 규격을 적용하는 등 안전기준도 마련했다”고 전했다.

식약처는 이어 “앞으로도 유통·소비트렌드 변화에 따라 새롭게 개발된 식품이 안전하고 신속하게 제품화될 수 있도록 적극 대처하며 규제과학에 기반한 제조환경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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