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유럽 출장에 나서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가동 중이다.

신 회장은 프랑스·독일·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의 사업 파트너들과 잇따라 회동을 가질 예정인 한편 아일랜드에서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에 나섰다. 이 부회장은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만나 반도체 사업 지원 등을 논의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번 출장을 통해 유럽의 명품·식음료 분야 기업들과 만나 협력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또 그룹이 최근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바이오·헬스케어 관련 기업들과도 협력 관계를 모색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 회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된 2020년 이후 한국과 일본만 오갔으나, 최근 펜데믹이 엔데믹(풍토병화)으로 전환하면서 미국에 이어 유럽을 방문하며 적극적인 해외 경영 행보에 나서고 있다.

신 회장은 지난 4월에는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글로벌 제약사 BMS(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을 찾았고, 지난달 이 공장을 1억6000만달러에 인수키로 하며 바이오 의약품 사업 계획을 공식화 했다. 이번 유럽 출장이후 현지 기업 인수 합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신동빈 롯데 회장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행보도 이어간다. 롯데는 오는 20일부터 23일까지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열리는 CGF(The Consumer Goods Forum) 글로벌 써밋에 공식 부스를 마련한다. 신 회장은 김상현 유통군HQ 총괄대표 및 주요 유통·식품사 대표이사들과 함께 부스에서 글로벌 소비재 경영진을 비롯한 포럼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2030부산세계박람회 홍보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장에는 롯데 사업과 함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알리는 리플릿과 홍보 배너를 배치한다. 82인치 메인 스크린에 부산세계박람회 홍보영상도 상영한다.롯데그룹 현황과 식품·유통 사업의 주요 포트폴리오 뿐 만 아니라 바이오·헬스케어·ESG·메타버스 체험 등 신성장동력사업을 소개한다.

CGF는 세계인의 더 나은 삶을 위한 논의와 지식공유의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1953년 설립된 소비재 업계의 글로벌 협의체다. 아마존·월마트·까르푸·이온·코카콜라·네슬레·다농 등 세계 70여개국, 400여개 소비재 제조사 및 유통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신 회장은 2015년 이후 7년 만에 CGF 글로벌 써밋' 행사에 참석하는 만큼 공식 홍보 부스에서 뿐 만 아니라 글로벌 그룹 최고경영자들과 함께하는 별도의 비즈니스 미팅에서도 세계박람회 개최 최적지로서의 부산의 역량을 적극 소개할 예정이다.

한편 신 회장보다 앞서 유럽 출장 길에 오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를 방문해 마르크 뤼터(Mark Rutte) 총리와 만났다. 뤼터 총리는 '차기 EU 정상회의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최고위급 인사다. 

두 사람은 14일 총리 집무실에서 만나 최첨단 파운드리 역량 강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 해소 등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는 반도체 연구개발부터 설계, 장비, 전자기기 완제품까지 관련 산업 생태계가 고루 발전한 반도체 핵심국가다. 특히 네덜란드 기업인 ASML은 7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EUV(극자외선) 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최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확대에 필수적인 ASML 장비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도록 뤼터 총리에게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과 뤼터 총리가 만난 것은 지난 2016년 9월 이후 6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9월 방한한 뤼터 총리를 맞아 삼성전자 전시관 '딜라이트'를 직접 안내하며 삼성전자의 사업 현황, 주요 제품, 핵심 기술 등을 소개한 바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7일부터 유럽 출장을 진행 중이다. 오는 18일까지 네덜란드와 독일 등 주요 유럽 국가를 방문해 현지사업을 점검하고 미래 먹거리를 발굴할 예정이다.

최윤호 삼성SDI 사장이 이 부회장과 유럽 출장길에 동행했다가 지난 11일 먼저 귀국했다. 이 부회장과 최 사장은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거쳐 BMW 등 주요 완성차 업계가 집결해 있는 독일 뮌헨을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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