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오는 7월부터 일반 가구 910만 가구의 전기요금이 2000원 오르게 된다. 3분기 전기요금에 반영되는 연료비 조정요금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한국전력은 오는 7월부터 월 200킬로와트시(㎾h) 이하 전력을 사용하는 일반가구에 대한 월 2000원 할인 혜택 제공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말 당시 정부가 전기요금체계 개편안 발표을 발표하면서 '주택용 필수사용공제' 할인 제도를 조정한데 따른 것이다.

당시 정부는 전기를 적게 사용하는 일반 소득 가구 910만 호에 대해 '중상위 소득 1~2인 가구가 전기를 덜 써 할인 혜택을 받는다'며 해당 제도를 조정했다. 구체적으로 910만 가구에 월 최대 4000원으로 적용되던 할인액을 지난해 7월 2000원으로 줄였고, 올해 7월부터는 혜택이 사라지도록 했다. 취약계층 81만 가구에 대한 전기요금 지원은 그대로 유지했다. 

한전은 이를 통해 재무 상황 개선에 나서게 될 전망이다. 최근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한전은 지난달 공시한 '2021년 영업보고서'에서 주택용 필수사용량 공제 등 일몰 예정인 특례 할인의 정상화, 4월·10월 전기요금의 단계적 조정으로 원가 기반 요금체계 정착을 추진해 재무 정상화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또 '재무위기 대응 비상대책위'를 확대·개편하고 전력공급 비용 효율화, 투자비 절감, 각종 서비스 요금 현실화에도 나서기로 했다. 변전소 잔여 부지 등 매각 가능 자산을 적극 매각하고, 해외 석탄산업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연료비 연동제'에 따른 3분기 전기요금 추가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도 크다. 한전은 16일께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에 각각 3분기 연료비 연동제에 따른 연료비 조정단가를 제출하고 20일께 조정을 거쳐 확정된 연료비를 통보받는다.

연료비 연동제란 매 분기 연료비 변동분을 전기요금 중 연료비 조정요금에 반영하는 제도다. 최근 3개월간의 국제 연료비 상승세를 고려하면 연료비 조정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전은 할인제도 폐지, 연료비 조정단가 반영에 더해 오는 10월에는 기준연료비도 ㎾h당 4.9원을 올릴 예정이다. 한전은 지난 4월에도 기준연료비와 기후환경요금을 각각 ㎾h당 4.9원, 2원씩 인상한 바 있다.

한전의 이같은 전기요금 인상은 재무상태 개선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의 올 1분기 3개월 간 총 영업손실은 7조7869억원으로, 지난 한해 전체 영업손실 5조8601억원보다 2조원 확대됐다.

최근 관련 업계 등에서는 한전의 재정상태 악화를 두고 지난 정권의 탈원전 정책 및 여파에 국제 고유가 흐름이 겹친 탓으로 보고있다. 탈원전 정책에 따라 상대적으로 발전단가가 낮은 원자력 발전 비중을 낮추고 가격 급등 가능성이 높은 액화천연가스(LNG), 신재생에너지 등 발전 방식을 높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 가운데 한전이 지난 4월 한달 간 기록한 손해는 2조2000억원에 달했다. 한전의 최신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4월 전력 구입단가는 킬로와트시(㎾h)당 평균 155.92원으로 전년 동기(78.81원) 대비 97.8% 올랐다. 전력 구입량은 4만3239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월(4만2029GWh) 대비 2.9% 오르는데 그쳤지만 총 구입비가 6조7419억원으로 전년 동월(3조3124억원) 대비 103.5%오른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전력 판매 단가는 ㎾h당 103.70원으로 전년 동기(96.13원) 대비 7.9% 증가에 그쳤다. 전력 판매량은 4만3758GWh로 전년 동월(4만1899GWh) 대비 4.4% 올랐고, 판매수익은 4조5378억원으로 전년 동월(4조278억원) 대비 12.7% 올랐다.

한전은 지난 3월에도 전력 구입비 7조3512억원, 판매수익 4조6138억원 기록해 한 달 동안 2조7000억원 이상의 손해를 봤다.

한편 유진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한전은 현재 (재무) 상태가 지속되면 2023년에는 자본잠식으로 이어진다"며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은 필수적"이라고 분석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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