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농식품 수출 150억달러 달성’이 선정된 가운데 식품업계가 해외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 K-푸드 수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15.4% 늘어난 40억9800만 달러(5조1780억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글로벌 이상기후로 인한 곡물가 급상승에도 가공식품 수출이 10.7% 상승했다. 이에 따라 식품 기업들도 글로벌 영토 확장을 가속화하는 모양새다.

CJ제일제당은 최근 국내 즉석밥 1위 ‘햇반’의 수출용 제품인 ‘멀티그레인’의 미국 진출을 성사시켰다. 멀티그레인은 2가지 이상 곡물이 혼합된 즉석밥에 소금, 오일 등을 조미해 현지인의 입맛에 맞춘 제품이다.

현미·자스민, 현미·퀴노아, 현미·와일드라이스 등 총 4종으로 구성됐다. 오는 8월 미국 내 월마트, 크로거 등 메인스트림 유통 매장 4000여곳에 입점이 확정돼있다. 미국 즉석밥 시장은 해마다 14%씩 성장해 지난해 기준 6400억원 규모로 확대됐으며 오는 2025년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즉석밥 시장이 그간 저가 상품 위주로 구성돼온 만큼 향후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은 햇반, 현지에서 생산하는 냉동볶음밥에 더해 멀티그레인으로 현지 수요에 선제 대응하고 햇반 글로벌 프로젝트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또 대체육과 식물성 오일로 맛을 낸 플랜테이블 왕교자를 통해 해외 만두시장 공략도 본격 추진 중이다. 미국 현지에서 비비고 만두가 시팡 만두 판매 1위를 기록한데 더해 지난 2월 베트남 키즈나에 첨단 식품생산기지를 준공한 만큼 아시아태평양과 유럽 시장도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라면업계에선 농심과 삼양식품이 해외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가고 있다. 미국 2공장 준공으로 총 8억5000만개의 라면 생산 시스템을 갖추게 된 농심은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현지 판매량 1위에 올라서도록 북미 시장 공략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농심이 제2공장을 준공한 것은 미국에 첫 공장을 지은 지난 2005년 이후 17년만이다. 그간 농심의 미국시장 매출액은 4170만 달러(2005년)에서 3억9500만 달러(2021년)로 10배 가까이 확대됐다.

삼양식품은 2016년 26% 수준이었던 수출 비중을 2019년 50%, 2021년 60%로 지속 확대해오고 있다. 해외 매출 규모는 2016년 930억원에서 2021년 3886억원으로 5년 만에 4배로 증가했다.

삼양식품은 이같은 기세를 몰아 오는 2025년까지 미·중·일 현지 법인 비중을 70%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사측은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미국 LA에 ‘삼양아메리카’를 출범한 데 이어 12월 중국 상하이에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를 설립했다.

해외 법인 설립을 추진한 중국과 미국은 각각 해외 매출의 45%, 15%를 담당하는 주력 시장이다. 해외 수출의 전진기지는 최근 밀양공장은 연면적 7만303㎡(2만1300평)에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준공한 밀양공장이 맡는다.

치킨업계에서는 제너시스BBQ와 bhc가 북미 등 해외 시장에 진출 중이다. 제너시스BBQ는 매사추세츠주와 캘리포니아주에 신규 매장을 열며 최근 미국 내 150개 지점 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100여 개였던 매장이 6개월 사이에 50% 이상 증가했다. bhc는 홍콩 사태 이후 운영을 잠정 중단했던 홍콩 직영점을 재오픈하고 미국, 싱가포르 등 해외 매장 추가 오픈을 검토 중이다.

국내 김치 수출액의 40%가량을 책임지는 대상은미국 LA에 김치 생산 공장을 설립하고 지난 3월부터 본격 가동 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시티 오브 인더스트리에 위치한 대상 LA공장은 총 대지 면적 1만㎡(3000평) 규모로 연간 2000t의 김치 생산이 가능한 제조 라인과 원료 창고 등 기반 시설을 갖추고 있다.

대상은 LA공장을 통해 현지 영업과 유통 및 원재료 수급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2025년까지 미국 현지 식품사업의 연간 매출액을 1000억원 수준으로 높인다는 목표다. 대상은 현지 공장에서 제조하는 신제품을 앞세워 미국, 유럽을 비롯해 오세아니아, 중국, 일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뚜레쥬르를 운영하는 CJ푸드빌과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도 해외 지점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CJ푸드빌은 지난달 미국 내 펜실베이니아, 코네티컷, 네브래스카 3개 주에 뚜레쥬르 신규 매장을 오픈했다. 이로써 뚜레쥬르가 진출한 미국 내 주는 총 50개 주 중 총 20개에 달하게 됐다. 가맹점 수 역시 현재 로스앤젤레스와 뉴욕, 오스틴, 시카고 등 주요 도시를 포함 총 74개 매장에서 이달 말까지 3개 매장이 추가되며, 직영점 대비 가맹점의 비중 또한 90%를 넘어섰다.

SPC그룹은 최근 인도네시아에 파리바게뜨 신규 매장 3곳의 문을 잇따라 열고 해외 매장수를 늘리고 있다. 파리바게뜨 인도네시아 5호점 간다리아시티점, 6호점 수마레콘 세르퐁점, 7호점 코타카사블랑카점 등이다.

SPC그룹은 특히 유럽지주회사인 SPC유로를 통해 샌드위치 브랜드 ‘리나스’ 소유한 프랑스 ‘리나스 데블로프망(LINA’s Developpement)‘의 지분 100%를 인수하며 본격적인 해외 사업에 나서고 있다.

SPC그룹의 첫 글로벌 브랜드 본사 역인수다. 리나스는 현재 프랑스와 한국, 콜롬비아, 레바논 등 4개국에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에는 지난 2002년 SPC그룹이 중간가맹사업자가 가맹점 운영권을 판매할 수 있는 마스터 프랜차이즈형태로 들여왔으나 이번DP 본사를 인수했다. SPC그룹은 리나스 매장을 국내는 물론 유럽에서 확대하고 파리바게뜨 글로벌 인프라를 활용해 북미, 동남아시아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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