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식품업계의 비건(동물성 단백질을 배제하는 채식주의) 사업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환경과 건강 등 이유로 MZ세대(1980년~90년대생)소비자들의 비건 소비가 늘고 있어서다. 

풀무원과 농심, CJ제일제당 등은 비건브랜드 출시에 더해 오프라인 매장 등을 선보이며 점유율 확대에 힘쓰고 있다. 비건 시장이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은 지난해부터 전체 가정간편식(HMR) 제품군에서 비건 제품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풀무원은 특히 라면, 만두, 냉동밥, 떡볶이, 생면 등 식물성 간편식 제품 출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에도 식물성 식품 전문 브랜드 '식물성 지구식단'을 선보이고 기존 브랜드 재정비, 시장 공략을 위한 신제품 출시등에 나섰다.

풀무원은 비건 외식 사업도 시작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풀무원푸드앤컬처를 통해 비건표준인증원으로부터 비건 레스토랑 인증을 받은 '플랜튜드' 1호점을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 지하 1층에 144.6㎡ 규모로 개장했다. 식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플랜트 소이불고기 덮밥, 두부 카츠 채소 덮밥 등 13종이 대표메뉴다.

농심은 지난해 1월 비건식 '베지가든' 사업을 본격화했다. 베지가든은 농심 연구소와 농심그룹 계열사인 태경농산이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한 브랜드다. 식물성 대체육, 조리 냉동식품, 즉석 편의식, 소스, 양념, 식물성 치즈 등의 라인업을 갖추고 대형마트와 온라인 등 유통 채널을 통해 판매한다.

농심은 지난달 27일 자체 비건 브랜드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도 개장했다. 숲(Forest)과 주방(Kitchen)을 조합해 자연의 건강함을 담은 메뉴를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미국 뉴욕 요리학교 CIA(Culinary Institute of America) 졸업 후 뉴욕 미슐랭 1·2스타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김태형 씨를 선임했다.

국내 식품업계 1위 업체인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말 비건 식품 전문 브랜드 ‘플랜테이블(식물+식탁)’을 런칭한바 있다. 플랜테이블을 통해 출시된 대표 제품은 만두(교자)와 김치 등이다. ‘비건 왕교자’는 신선한 채소와 식물성 오일만으로 기존 만두소의 풍미를 그대로 구현했다. ‘비건 김치’는 젓갈 없이 오직 식물성 원료로만 담갔다. CJ제일제당은 이들 제품을 국내와 호주, 싱가포르에 우선 출시하기로 했다.

이외에 CJ제일제당은 갑각류 배양육 관련 기술을 보유한 싱가포르의 시오크미트, 개구리밥으로 계란과 유제품 등을 대체할 단백질을 개발하는 미국의 플랜티블푸즈 등 푸드테크 스타트업에 잇따라 투자하기도 했다. 

한편 글로벌 조사 기관인 유니브다코스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식물성 식품 시장은 2020년 28조원에서 2025년 42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더해 최근 이들 식품업계의 미국 시장 진출 등 사업 확대가 이어지는 만큼 추후 글로벌 ‘비건식 시장'에서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비건식에 대한 대중화가 이뤄지면서 채식 인구외에 일반 소비자들도 빠르게 수요 층으로 흡수되는 중”이라며 “시장이 지속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기존 사업영역에서 한발 더 나간 미래형 먹거리인 만큼 향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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