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 사진제공=뉴시스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새 정부에서 금융당국을 이끌어 갈 두 수장이 내정됐다. 금융감독원장에는 이복현 전 부장검사가, 금융위원장에는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임명됐다. 검찰편중 인사라는 비판이 일자 윤 대통령은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쓰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혔다.

첫 검찰출신 금감원장...이복현 전 부장검사 내정

이복현 전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가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임명됐다. 검찰 출신 금감원장은 금감원 설립 이래 처음이다. 이 내정자는 검찰 내 경제·금융수사 전문가로 꼽힌다.

이 금감원장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특수통’ 출신 검사로 분류된다. 대기업 비자금 수사는 물론이고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 등 굵직한 정치 사건도 처리해 왔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공인회계사와 사법시험에 잇달아 합격한 검찰 내 대표적인 경제·금융수사 전문가다. 윤 대통령의 검찰 재직 시절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와 2016년 국정농단 특검 수사를 함께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삼성물산 합병 의혹 사건 수사를 맡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춘천지검 원주지청 형사2부 부장검사,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부장검사, 대전지검 형사제3부 부장검사, 서울북부지검 형사2부 부장검사를 지냈다. 특히 이 내정자는 공인회계사 자격증이 있는 만큼 검찰 내부에서도 금융 범죄 수사 전문가로 꼽힌다.

이 전 부장은 지난 4월 더불어민주당이 일명 '검수완박법'으로 불리는 검찰청법·형사소송법 일부 개정안 입법을 당론으로 채택하자 이에 반발해 사의를 표명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검찰 편중 인사라는 비판에 대해 7일 “우리 인사 원칙은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쓰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검찰 출신이 아니면 대한민국에 유능한 인물은 씨가 마른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김주현 신임 금융위원장. 사진제공=뉴시스

김주현 금융위원장 내정자 “과감한 규제개혁 펼칠 것”

금융위원장에는 김주현 여신금융협회 회장이 지명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으로, 금융위 금융정책국장, 사무처장과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을 지냈고 지난 2019년부터 여신금융협회 회장을 맡아오고 있다.

김 회장은 과감한 규제개혁을 먼저 약속했다. 7일 금융위원장 후보자 지명 후 기자 간담회를 열고 “금융산업도 역동적 경제의 한 축을 이루어 독자 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금융규제를 과감히 쇄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금산분리 개혁도 언급했다. 그는 “외국 금융회사·빅테크 등과 비교해보며 기존 금융회사에 대한 규제가 타당하지 않다면 규제를 풀겠다”면서 “금산분리 등 기본 원칙까지도 일부 보완이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가계부채 대응책에 대한 질문에는 “여러 경제 상황을 지켜보며 필요한 경우 미세 조정을 하겠지만, DSR을 기본으로 하는 가계부채 안정화 정책은 유지해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상자산 규제와 관련해서도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 전반에 응용돼 발전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이 불꽃을 꺼뜨리지 말아야 한다”면서 “가상자산업계 분들 역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해 책임 있는 행동을 하겠다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업계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루나-테라 급락 사건과 관련해 그는 “법과 제도를 잘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제 공조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입법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업계의 자율적인 규제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및 국제 여건으로 인한 금융불안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최근 시장 불안은 글로벌 금융위기 및 코로나 상황에 따른 정책 대응 후유증과 국제정치적 구도 변화에 따른 파급영향이 복합되어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앞으로의 전개 과정도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 미래 상황에 대한 전문가들의 상상력을 빌어 예상 시나리오를 고민하고 상황에 따라 더 창의적인 정책 대응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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