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대한민국 조선사들이 지난 5월 세계 선박의 절반을 수주하며 중국 업체들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올 1월부터 5월까지의 누계 실적도 중국 선사들을 앞서며 2018년 이후 4년만에 1위를 탈환했다.

8일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5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월 대비 17% 감소한 250만CGT(57척)이다. 한국 조선사들은 이 중 120만CGT(20척·48%)를 수주, 84만CGT(22척·34%)를 수주한 중국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1월부터 5월까지 전 세계 누계 발주량은 1625만CGT, 국가별 누계 수주량은 한국 734만CGT(148척·45%), 중국 716만CGT(247척·44%)다. 지난해 같은 기간 47%를 수주한 중국에 11%P 뒤졌던 한국(36%)이 중국을 앞선 것은 2018년 이후 4년만에 처음이다.

선종별 발주량을 살펴보면 대형 LGN선(14만m³ 이상)이 증가했고 대형 컨테이너선(12만TEU급 이상), 유조선, 벌크선은 모두 감소했다.

5월 말 전 세계 수주잔량은 4월 말 대비 65만CGT 증가한 9853만CGT를 기록했다. 각각 중국 4158만CGT(42%), 한국 3365만CGT(34%) 순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보면 증가폭은 한국(756만CGT, 29%↑)이 중국(691만CGT, 20%↑)보다 컸다.

5월 클락슨 신조선가지수는 160.07포인트로, 2020년 12월 이후 18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며 13년만(2009년 2월 160.36P)에 최고를 기록했다.

4월 대비 선종별 선가 추이는 LNG선(17만4000m³ 이상)은 2억 2400만 달러 → 2억 2700만 달러, 컨테이너선(1민3000~1만4000TEU)은 1억 5250만 달러 → 1억 5400만 달러, 초대형 유조선은 1억 1600만 달러 → 1억 1700만 달러, S-max 유조선은 7800만 달러 → 7900만 달러, A-max 유조선은 6050만 달러 → 6150만 달러로 모든 선종에 걸쳐 상승했다.

한편 국내 조선업계는 올해 LNG운반선 수주 확대를 추가적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지난 2020년 국내 조선사들이 24조원 규모의 계약을 따내며 주목을 받았던 카타르 프로젝트 발주가 본격화해서다. 선가 또한 최근 추세와 비슷한 수준이라 향후 수익성에도 일부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해양은 에이치라인해운, 팬오션, SK해운으로 구성된 한국컨소시엄으로부터 17만4000㎥급 LNG운반선 4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계약금액은 총 1조734억원이다. 이 선박들은 옥포조선소에서 건조돼 2025년 1분기까지 인도돼 카타르에너지의 노스필드 확장 프로젝트에 투입될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도 최근 유럽 소재 선사와 17만4000입방미터(㎥)급 LNG운반선 2척에 대한 건조 계약을 5375억원에 체결했다고 밝혔다.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건조해 2025년 상반기까지 인도될 예정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수주한 국가명은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선박 규모와 가격 등으로 미뤄볼 때 카타르 프로젝트라는 추측이 제기됐다.

세계 최대 LNG 생산국인 카타르는 연간 LNG생산량을 기존 7700만톤(t)에서 1억2600만t으로 확대하는 증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지난 2020년 카타르에너지는 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과 LNG운반선 선표 예약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번 계약은 선표 예약합의서에 따라 건조되는 첫 번째 선박들로, 향후 추가 수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선가 또한 최근 가격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앞서 조선업계에서는 "후판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선가가 20% 이상 뛰었는데 카타르에서는 당시 선가로 계약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수익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국내 조선사들이 2020년 가격으로 카타르 선박을 건조한다면 4조5000억~5조원 가까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관측이었다. 

다만 대우조선해양의 척당 수주액이 2683억5000만원, 한국조선해양 수주 단가도 이와 비슷한 2687억5000만원으로 알려져 업계의 우려를 덜었다. 클락슨이 발표한 5월 LNG운반선 가격인 2억2700만 달러(2855억원)와 비교해 170억원 정도 낮은 수준이다. 이 가운데 삼성중공업도 곧 수주 소식을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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