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김은석 기자]미국 식품의약청(FDA)이 진통제 성분인 아세트아미노펜의 과다사용에 대해 경고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타이레놀로 대표되는 아세트아미노펜을 함유한 복합제재 사용으로 인해 간 독성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게보린 논쟁에 이어 일반 약 진통제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다시 제기되자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존슨앤존슨 “타이레놀은 단일제재”

아세트아미노펜을 과다 복용할 때의 간 독성 문제는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부작용이 거의 없어 그 안전성은 검증된 바 있다. 특히 아세트아미노펜을 허가 용법과 용량에 맞춰 먹으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게 미국 식품의약청의 입장이다.

문제는 이 약이 의사 처방 없이 판매된다는 점이다. 소비자가 약의 적정용량을 정확히 알지 못하고 많이 먹거나 함께 먹어서는 안 될 약이나 술과 함께 먹는 경우 위험성에 노출되기 쉽다.

이에 미 보건당국은 알약, 캡슐 혹은 기타 다른 용량 단위당 아세트아미노펜을 325mg 초과 함유하는 복합제재를 처방하지 말라고 권고하고 나섰다. 이는 미국 내 타이레놀로 대표되는 아세트아미노펜을 함유한 복합제재 사용으로 인한 아세트아미노펜 과다복용이 아세트아미노펜 연관 간부전 발병건의 약 절반가량의 원인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뤄진 조치다.

미국 식품의약국이 아세트아미노펜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나선 데 반해 국내에서는 타이레놀 500mg 등의 약품이 처방전 없이 안전 상비 의약품으로 팔리고 있다. 이 점을 우려하자 존슨앤존슨 측은 <여성소비자신문>과의 통화에서 “미국에서 금지하고 있는 내용은 복합제재의 경우다. 타이레놀은 단일제재로 문제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FDA의 이번 조치는 약국이나 편의점 판매용인 비처방약  복합제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이어 “FDA의 처방 주의는 의사들에게 권고한 것이다. 소비자는 2가지 이상의 약을 복용하는 경우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존스앤드존스의 타이레놀은 진통제 및 해열제로 많이 이용된다. 다른 약품 성분과 함께 알레르기, 감기, 독감 및 불면증 치료제로 흔히 복용 되고 있는 것. 이에 소비자들은 약제에 대한 위험성을 간과하기 쉽다.

일반의약품, 용법용량에 맞춰 먹을 때 ‘안전’

국내에서는 500mg 이상의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포함된 타이레놀 제품이 일반 의약품으로 편의점과 약국에서 의사의 처방전 없이 팔리고 있다. 최근에는 타이레놀 500mg을 구하기 쉽지 않아지자 아세트아미노펜 성분이 650mg이 포함된 타이레놀 이알 서방정이 더 많이 팔리고 있다.

타이레놀 500mg이 나오지 않는 이유에 대해 한국존슨앤드존슨 관계자는 “안전을 기하는 공정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생산 시일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지난해 어린이용 타이레놀 현탁액이 식약처로부터 기준을 상회해 회수 조치를 당했던 사건과 전혀 무관하진 않다는 반응이다.

타이레놀 이알 서방정은 타이레놀 500mg보다 효과 적용 시간이 더욱 길다. 타이레놀 500밀리그람은 4~6시간 정도 진통효과가 있지만 서방정은 8시간 정도 지속된다. 다만 타이레놀 이알은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만 타이레놀 500mg과 비슷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2알을 먹어야 한다. 결국은 인체가 더 높은 함량의 아세트아미노펜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열나고 아플 때, 우리는 아무런 거리낌 없이 진통제를 먹는다. 일반의약품이 안전한 약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에 한 알을 먹고 효과가 없으면 다시 한 알을 더 먹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일반의약품은 어디까지나 용법용량에 맞춰 먹을 때에 안전하다. 전문가들 또한 모든 의약품이 복약 간격, 적정용량을 지키지 않고 먹으면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김은석 기자  kesh@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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