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정부가 하반기부터 '납품단가 연동제'를 시범운영하기로 했다.

납품단가 연동제는 원청 업체와 하청 업체 간 거래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제도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으로 납품단가 연동제를 시범운영 하기 위한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계는 최근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훼손으로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음에도 이를 납품단가에 반영하지 못해 경영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며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발표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최근 원자재 가격은 전년 대비 51.2% 상승했다. 반면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납품단가에 전부 반영 받는 중소기업은 4.6%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행 하도급법상 원자재 가격 등 공급원가(재료비, 노무비, 경비 등) 변동으로 하도급대금 조정이 불가피한 경우 수급사업자 등은 원사업자에게 하도급대금 조정 신청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의 실태 조사에 따르면 공급원가 상승에 따라 납품단가 조정을 신청해 본 경험이 있는 하도급 업체는 전체 응답자의 39.7%에 불과했다. 조정 신청을 하더라도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단가에 반영된 비율은 57.6%뿐이었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계는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24일 중기중앙회관에서 개최한 올해 제1차 '비금속광물위원회'에서는 "납품단가조정협의제도가 있지만 대·중소 기업 간 힘의 불균형 상태에서 현실적으로 활용이 거의 불가능하다"며 "거래 관계의 균형 유지를 위해 반드시 납품단가연동제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앞서 추 부총리는 지난 18일 '중소기업인과의 대화'에서 "하반기 중 납품단가 연동제를 시범운영하고 이를 토대로 시장과 기업의 수용성이 높은 연동제 도입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조정협의제도 개편, 납품단가 연동 표준계약서 마련·보급 등으로 중소기업이 정당하게 제값 받는 관행이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납품단가 연동제는 지난 2009년 논의 당시 국가의 지나친 시장 개입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끝내 무산됐다. 또한 납품단가 연동제에서 업종과 원자재 범위 등을 어디까지 설정할지, 연동 비율은 어느 정도가 적절할지 등을 설정해야 하는 부분도 문제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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