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시정 연설 이후 국민연금 개혁 방안이 주목된다. 고령화 시대에 대비해 보험요율을 올려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이를 부담해야 하는 청년층에서 빠른 부채증가, 낮은 재정안정성 등 경제적 부실요인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윤 대통령은 앞서 16일 국회 첫 시정 연설을 통해 “연금·노동·교육 등 개혁 없이 나라 안팎의 위기와 도전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속 가능한 복지제도 구현’과 함께 연금 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최근 한국 사회의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구감소가 급격해지는 가운데 국민연금 기금이 2055년~2057년께 고갈될 예정이라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후보시절 대통령 직속 공적연금개혁위원회 설치 및 연금개혁 방안 마련을 공약으로 확정한 바 있다. 노인 인구가 늘어나고 생산연령인구는 줄어드는 인구구조 변화를 감안해 지속 가능한 연금 제도를 구상하겠다는 방침이다.

크게 △세대 공평한 연금 부담 및 국민연금 수급·부담 구조 균형화 △국민연금 가입자의 노후 소득 보장 △안정적 연금 제도의 지속성 보장을 위한 장기적 재정 안정화 △1인 1국민연금 의무화 △국민연금·기초연금·퇴직연금·주택연금·농지연금 포함 총체적 다층 연금개혁 등을 추진해야한다.

다만 연금개혁은 거의 모든 국민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한 ‘거대한’ 과제다. 우선 정부는 ‘공적연금 개혁위원회’를 구성해 연금 제도 전반을 손질한다는 계획이다. 내년 5차 재정계산에 근거해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 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초연금 인상 및 국민연금 연계 감액제도 폐지 등 노후소득보장 강화책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통합도 다룰 전망이다.

한편 앞서 한국경제연구원은 올해 초 현행 국민연금제도가 유지된다면 2055년 국민연금 수령 자격을 갖는 1990년 출생자부터 연금을 전혀 받지 못하게 된다는 분석 결과를 제시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입에서 지출을 뺀 재정수지는 2039년 적자로 전환되고 적립금은 2055년에 소진될 전망”이라며 “국민연금 가입자 100명당 부양해야 할 수급자 수는 2020년 19.4명에서 2050년 93.1명으로 5배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현재의 국민연금 구조가 그대로 유지되면 국민연금 적립금은 2020년 740조원에서 2038년 1072조원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2055년에는 116조4000억원 적자를 보게 된다. 적립금도 -105조원으로 고갈된다. 2055년 한 해에 걷은 보험료로 지금 수준의 소득대체율(40%)을 맞추기 위해서는 미래세대 가입자들이 소득의 24.6%를 보험료로 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현재 가입자들은 소득의 9%가량을 보험료로 내고 있으며, G5 평균은 20.2% 수준이다.

다만 당장 소득이 줄어들고 향후 수령 여부는 불투명한 청년층과 OECD 최고 수준의 빈곤을 겪고 있는 고령층을 모두 고려하는 수준의 보험료율 인상 방안을 찾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2020년 기준 40.4%로 조사대상 OECD 37개국 중 1위, G5국가 평균(14.4%)의 약 3배에 달한다. 또 한국의 노후생활 주요 소득원 중 국민연금, 기초연금 등 공적이전소득 비중은 25.9%로 G5국가 평균 56.1%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이 가운데 보험료 인상분을 부담 하게 될 청년층의 부채 규모는 지난 2년간 이어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 ‘빚투(빚내서 투자)’ 열풍 이후 닥친 금리 상승으로 급증했다. 핵심 가계부채로 꼽히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20대의 총액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20조424억원에 달한다. 30·40대의 주담대는 437조1017억원으로 10.7% 증가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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