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삼성전자가 미국 제4 이동통신 사업자 디시 네트워크(DISH Network)에 대규모 5G 통신장비를 공급한다.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금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재계에 따르면 이번 수주 규모는 1조원 이상이다. 앞서 삼성전자가 2020년 미국 통신사업자 버라이즌에게서 수주한 8조원 규모의 계약에 이어 미국 내 5G 통신장비 공급 중 역대 두 번째 규모다.

디시 네트워크는 1980년 설립된 위성TV 서비스 기업으로 2020년 이동통신 시장에 진출했으며, 최근 5G 전국망 구축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번에 공급하기로 한 5G 가상화 기지국(virtualized Radio Access Network·vRAN)은 제조사별로 규격이 달라도 망을 공통으로 관리해 운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유연하고 효율적인 통신망 구축과 운영을 지원하는 차세대 기술로 주목 받는다. 삼성전자는 이를 활용, 2020년 12월 업계 최초로 미국에서 가상화 기지국의 대규모 상용에 성공했다.

이번 수주에는 삼성전자가 지난 3월 개최된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2022의 글로벌 모바일 어워드 (Global Mobile Awards)에서 해당 기술로 'CTO초이스'와 '최고의 모바일 혁신 기술상' 2관왕을 수상한 점, 이재용 부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 전략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장비 사업은 계약 규모가 크고, 기간 계약이 긴데다 주요 기간망으로 사회 인프라 성격을 띄고 있어 신뢰를 바탕으로 한 장기적인 약속이 사업 성패를 결정한다.

이 부회장은 앞서 2018·2020년 버라이즌과 5G 통신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했을 때와 2019년 KDDI, 2021년 NTT도코모에서 각각 장비 계약을 수주했을 때도 직접 고객사 최고경영자와 만남을 가진 바 있다. 이번 수주를 위해선 지난해 9월 디시 네트워크 창업자 찰리 에르겐(Charlie Ergen) 회장의 한국 방문 당시 북한산 산행에 나서 5G 통신장비 사업 협력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삼성전자는 5G사업에 박차를 가하는데 더해 최근 미래 통신기술인 6G 시장의 선점도 모색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9년 1월 5G 통신장비 생산라인 가동식에서 "새롭게 열리는 5G 시장에서 도전자의 자세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철저히 준비하고 과감히 도전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같은 해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 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하고 6G 선행기술 연구에 돌입했다. 이후 2020년 7월엔 '6G 백서'를 통해 차세대 6G 이동통신 비전을 제시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청와대 초정 만찬에서도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로서, 통신과 백신 비슷하게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 할 수 있다","6G도 내부적으로 2년 전부터 팀을 둬 준비하고 있다"며 6G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삼성전자는 6G 행보에 힘을 더하기 위해 오는 13일 미래 통신기술 저변 확대와 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삼성 6G 포럼'을 처음으로 개최한다. 6G 송수신 기술 및 6G 지능망 등 미래 기술에 대한 강연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삼성 6G 포럼'은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경험(The Next Hyper-Connected Experience for All) 시대 구현'을 주제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이번 포럼에서는 ▲제프리 앤드류스 미국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교수 ▲나카무라 다케히로 NTT도코모 SVP ▲존 스미 퀄컴 SVP ▲타릭 타렙 핀란드 오울루대학교 교수 ▲심병효 서울대학교 교수 ▲스 진 중국 동남대학교 교수 ▲찰리 장 삼성리서치 아메리카(SRA) SVP ▲맹승주 삼성전자 마스터 등 6G 관련 세계적인 전문가들이 함께 미래 기술을 논의한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장 전경훈 사장은 "삼성전자의 차세대 소프트웨어 기술력과 글로벌 상용 역량이 집약된 5G 가상화 기지국은 통신 시장의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고 있는데 이번 디시와의 협력은 이런 노력의 결실"이라며 "앞으로도 통신 기술의 발전이 가져올 무한한 가능성을 위해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 DNA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디시 네트워크 존 스위링가(John Swieringa) 최고운영책임자(사장)는 "삼성전자의 5G 가상화 기지국과 차세대 통신 기술력은 디시의 5G 네트워크 구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디시는 삼성전자와의 협력을 통해 고객들에게 더욱 우수한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향후 통신 경험을 풍요롭게 해주는 5G 기술 혁신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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