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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중국 수도 베이징이 전체 주민의 약 90%에 해당하는 2000만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핵산(PCR) 검사를 실시한다. 뒤늦게 전수조사에 나선 상하이와 달리 확산 초기에 대규모 검사를 실시함으로써 감염 확산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중국 방역당국은 이번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도시 봉쇄의 범위와 강도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외신 등에 따르면 베이징시 당국은 지난 26일부터 16개 구 가운데 11개 구의 전 주민을 대상으로 세 차례 핵산 검사를 실시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수검사 결과가 베이징 봉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하이에 이어 베이징까지 봉쇄 우려에 직면하자 국내 산업계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베이징이 물류나 제조·생산에 큰 영향을 미치는 도시는 아니지만 중국의 수도인 만큼 현지 사업의 핵심 거점이어서다.

현재 국내 기업들은 중국의 도시 봉쇄에 따른 영향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2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중국에서 가져오는 에어백 컨트롤 유닛을 공급받지 못해 지난주부터 울산 2공장 제네시스 GV60·70·80 등의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현대차와 기아는 자동차의 핵심 부품인 와이어링하네스 조달에도 차질을 빚으면서 지난달부터 감산에 돌입했다.

한국GM도 중국 협력업체로부터 브레이크 시스템 부품을 제 때 공급받지 못해 최근 부평 1공장의 2교대 근무를 1교대로 축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중국 광저우에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가 물류 및 부품 수급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중국 내 코로나19 봉쇄 조치 등 대외변수로 인해 1분기 매출이 6조4714억원으로 전 분기(8조8065억원) 대비 26.51% 줄어드는 타격을 입었다. LG디스플레이는 시장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도 위기관리를 강화해 외부 변수를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도체업계도 반도체용 PCB(인쇄회로기판) 부품 공급 기간이 기존 평균 4주 수준에서 최근 12주까지 늘어나는 등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상하이와 자동차로 두 시간 가량 떨어진 우시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영향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산시성 시안시에서 반도체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2014년 준공한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에서는 낸드플래시 제품을 생산한다. 양 사는 모두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있어 일단 차질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봉쇄가 전면화되거나 혹은 장기화될 경우 생산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에 대비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중국 주요 도시 봉쇄는 중국산 부품 조달 차질을 유발한다. 문제는 자동차, 반도체, 가전제품 등 한국 주요 산업계의 중국산 부품·소재 의존도가 높다는데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의 대중(對中) 부품·소재 의존도는 29.3%, 중간재 의존도는 27.3%에 달한다.

특히 전 공정 단계까지 대중 수입액이 179억3000만달러(약 22조4017억원·수입의존도 39.5%)에 달하는 반도체, 배터리(수입의존도 93.3%), 의료·제약(의약품·의약원료품 수입의존도 52.7%) 산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소재와 부품을 중국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수출입시 중국 주요 항구를 거치는 배가 많다는 점도 부담요소다. 세계 최대 규모의 컨테이너 항만인 상하이항의 경우 봉쇄 이전 지난해 기준 47,025,000TEU의 물동량을 처리했지만 도시봉쇄 이후 선적속도가 느려져 해상운송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국정부가 ‘제로 코로나’를 계속해서 강화할 경우 지난달 봉쇄된 세계 4위 항만인 선전항에 이어 세계 3위 항만인 닝보항과 세계 5위 광저우항까지 봉쇄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산업계 안팎의 눈길이 모인다. 코로나19로 인한 항만 노동자 수 감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등 영향으로 유럽 등 항만의 적체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세계 1·3·4·5위 항만이 모두 봉쇄되면 글로벌 해상 운임이 폭등할수 있다는 우려다.

한편 중국에서는 이날 0시 기준 1503명이 코로나19에 감염, 누계 확진자가 20만8584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감염자는 1824명이었다. 하루 확진자 규모는 줄었지만 상하이에서 47명이 사망했다. 상하이는 지난 17일 3명이 숨진 이래 11일 연속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 11일 간 누계 사망자는 285명에 달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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