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입을 위해 일반적으로 캐피탈사의 할부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관례지만 최근 카드사를 통한 자동차 구입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업계 역시 이러한 고객 니즈에 대응하면서 수익성 다각화를 위해 차 할부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6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의 지난해 말 기준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9조766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2.7% 늘어난 수치로 8조6638억원 늘어난 결과다. 반면 전체 캐피탈사의 지난해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20조8942억원이다. 전년 21조7093억원 대비 8151억원(-3.75%) 감소한 수치다.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날로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카드사를 찾는 이유는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현대차 신형 그랜저를 할부(현금구매비율 10%, 대출기간 60개월)로 구매할 때 카드사들은 연 2.3~4.1%의 최저금리를 제공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카드사와 비슷한 수준에서 최저금리를 제공하는 캐피탈사는 현대캐피탈(연 2.7%), NH농협캐피탈(연 2.9%), 하나캐피탈(연 3.5%), 롯데캐피탈(연 3.7%) 등이다.

카드사 입장에서도 자동차 할부 시장은 수익성을 높이기에 유리하다. 특히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카드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어 이를 타개하기 위한 사업다각화가 필요했던 시점이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는 것.

비씨카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자동차 할부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회사는 신한카드다.

신한카드는 신한금융의 자동차 종합 플랫폼 신한마이카를 통해 시장에 진입했다. 마이카는 출시 1년 만에 월방문자 100만명, 취급액 1조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최근에는 온라인 자동차 정보 조회 및 딜러 중개 플랫폼인 겟차와 자동차 구매 관련 온라인 딜러십 구축을 위한 전략적 투자 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고객의 상황에 맞춰 카드일시불, 카드할부, 할부·리스, 렌터카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제공해 고객의 차량 구매를 돕겠다는 계획이다. 제휴 운영사 오토핸즈 보유 중고차 매물을 확인할 수 있는 인증중고차 서비스도 출시해 플랫폼 내에서 고객들이 최적의 할부금융 상품 포트폴리오를 선택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현대카드도 지난해 하반기 현대캐피탈과 경영 분리 이후 자동차 할부금융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4월 1일부터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구매 시 할부 결제를 지원하고 있다.

우리카드도 올 초 오토금융본부 내 오토신사업팀을 신설하는 등 자동차 금융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우리은행 및 우리금융캐피탈과 ‘우리원카’ 플랫폼을 만들고 오토론과 신용대출 등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하나카드는 사업 첫해에만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이 약 3600억 원에 달하기도 했다. KB국민카드는 KB캐피탈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인 KB차차차와 함께 시너지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캐피탈사도 대응책을 마련 중이다. 자동차 할부금융 업계 1위 현대캐피탈은 카드사들의 시장 도전을 방어하기 위해 신차 할부금융 상품 금리를 0.7%포인트 인하했으며 현대차에만 적용되던 6개월 무이자할부 프로모션도 4월부터 기아차에 확대 적용했다.

현대캐피탈은 “올해 현대캐피탈은 자동차에 특화된 마이데이터 서비스 등을 통해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고 모빌리티-금융-서비스가 결합된 새로운 현대캐피탈만의 차별성을 갖춰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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