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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하는 환경 규제에 속 타는 업계
이호 프랜차이즈월드 국장 | 승인 2022.04.26 12:50

[여성소비자신문] 모든 식품접객업소의 1회용 플라스틱 컵 등 1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자원재활용법)이 시행됐다. 많은 우려와 논란은 정부의 시행 후 단속 유예 방침으로 일단락된 것처럼 보였으나, 현장에서는 큰 혼선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6월 10일부터 가맹점 100개 이상 프랜차이즈 매장에서 시행될 예정인 1회용 컵 보증금제에 대해서도 우려가 크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여파를 채 벗어나지도 못했는데 벌써부터 부담만 늘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1회용품 사용 제한…11월부터는 종이컵도 금지

1회용 플라스틱 컵 등 1회용품 사용 금지는 지난 4월 1일 시행됐다. 그간 사용규제 대상의 예외였던 식품접객업소가 예외에서 제외된 것이 제도 개편의 골자다. 일반음식점뿐 아니라 휴게음식점, 단란주점, 유흥주점 등이 모두 포함되기 때문에, 해당 업종으로 등록한 편의점, PC방 등도 모두 포함된다.

대상도 1회용 플라스틱 컵, 일회용 접시·용기, 나무젓가락, 이쑤시개, 일회용 수저·포크·나이프, 비닐식탁보 등으로 광범위하다. 오는 11월 24일부터는 편의점 등 종합소매업과 제과점으로 업종이 확대되고, 대상도 종이컵과 플라스틱 빨대, 젓는 막대까지 늘어난다. 사실상 매장에서 쓰이는 모든 1회용품이 금지되는 셈이다. 

정부는 앞서 2018년 8월 대형 프랜차이즈를 중심으로 1회용 컵 사용금지를 시행한 바 있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2020년 2월 식품접객업소를 한시적으로 사용금지 예외사항에 넣었다. 지난해 11월 단계적 일상회복이 시행되자마자 갑작스럽게 예외사항에서 다시 제외했고, 일상회복 철회 후에도 원상복구없이 이번 시행에 이르게 됐다. 

“비용·분쟁 부담 커…꼭 지금 해야 했나”

업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일회용품 수요가 여전히 높고 경영환경도 나빠 제도 부활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상 품목의 사용 빈도가 높지 않은 일반음식점에 비해 1회용 컵 사용이 절대적인 카페 등 휴게음식업종에서 우려가 높았다. 업계는 지난 2018년 시행 당시 경험한 다양한 부작용들이 재현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당시 머그컵 구입과 세척, 관리에 소요되는 인력과 비용, 1회용 컵을 원하는 소비자들과의 분쟁 등으로 가맹점 일선 현장에서 큰 혼란이 발생한 바 있다. 

현재 카페 업계는 현재 시장 과포화, 원두 가격 급등, 물류비·인건비·플랫폼 수수료 등 거듭된 악재로 애로가 커 핵심 물품인 1회용 컵 퇴출이 쉽지 않고, 각종 머그컵 비용과 과태료 등 추가 비용도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감염 우려로 많은 소비자들이 1회용 컵을 원하는 만큼 과거 현장에서 빈번했던 분쟁들도 벌써부터 빈번하게 재현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시 허용의 이유였던 코로나19가 기록적인 확산세를 거듭하고 있는데 지금 꼭 금지했어야 했나”고 토로했다. 이러한 목소리를 모아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이하 협회) 등 업계는 제도 시행을 유예해 줄 것을 건의해 온 바 있다. 3월 말 우려가 높아지자 정부는 전격적으로 단속을 유예하겠다고 밝혔으나, 결국 시행 유예까지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3.8만개 매장서 보증금제 시행

오는 6월 10일 14년 만의 부활을 기다리고 있는 1회용 컵 보증금제는 카페 업계에 더 큰 골칫거리로 다가오고 있다. 제도 준수를 위해 다양한 추가비용이 수반되고 업계와 소비자의 불편도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대상이 가맹점 100개 이상 프랜차이즈 업소로 한정되면서 대상 가맹점주들의 역차별 논란 조짐도 감지되고 있다.

1회용 컵 보증금제는 소비자가 1회용 컵 이용시 1개당 보증금 300원을 지불하고, 컵이 회수되면 돌려받는 것을 골자로 한다. 지난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시행됐다가 낮은 회수율 및 보증금 관리 우려 등으로 폐지된 바 있으며, 14년 만인 올해 재시행이 결정됐다. 

정부는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다양한 보완장치를 마련했다. 먼저, 회수율 제고를 위해 컵 회수처를 모든 대상 업소 및 지역 내 회수센터로 확대했다. 판매 매장에 관계없이 어디서나 컵을 반납하게 하기 위해서다. 또, 보증금 반환 절차도 바코드 인식을 통한 전산화시스템을 구축했다. 인식도 제고를 위한 표준 용기 지정, 라벨 통일도 진행 중이다. 환경부는 대다수 카페 브랜드들과 함께 1회용 컵을 사용할 수 있는 제과·제빵, 패스트푸드, 아이스크림·빙수, 기타 음료 판매 브랜드들 총 105개 업체 3만8천여개의 매장을 대상으로 지정했다. 

“업계 비용 부담 수 백억원 대에 달해”

문제는 이같은 회수율 제고를 위한 모든 방안들이 대상 사업자들의 일방적인 희생을 전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큰 어려움은 비용 부담이다. 이번 제도로 업계가 추가로 부담하는 항목도 다양하고, 비용도 수백억원에 달한다. 협회가 정부와 국회, 인수위 등에 제출한 의견서에 따르면 보증금 추가 결제비용에 따른 카드 수수료만도 협회 추산 연간 250억원에 달한다. 수수료 부담은 모두 가맹점이 부담하게 된다. 수수료 면제 건의에 대해 정부는 카드사와 협의한 바 있으나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또 바코드 인식을 위해 본사는 라벨을 구매해야 하고, 보증금 정산 및 관리를 위한 시스템도 개발해야 한다. 컵 구매시 컵 1개당 표준용기 4원, 비표준용기 10원을 처리지원금 명목으로 부담해야 하며, 수거업체와의 계약 비용까지 별도로 지출해야 한다. 

업계 “제도개선·시행유예 시급” 한 목소리

운영상 어려움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보증금 추가·반납으로 인한 가격인상 실랑이는 물론이고, 타 브랜드 컵까지 받아줘야 하는 탓에 매장 내 관리 부담도 늘어난다. 협소한 매장 내 별도 공간을 마련해야 하고, 상태에 따라 세척·관리에도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식품접객업소 특성상 다량의 컵 보관시 여름철 위생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처리지원금 차등화로 사실상 표준용기 사용이 강제되면서, 대용량·저가형 커피 등 일부 브랜드들은 핵심전략인 컵 사이즈·디자인 획일화에 따른 타격도 전망된다. 협회에 따르면 보증금제 대상인 주요 대용량·저가형 커피·음료 브랜드의 매장 수는 1만여 개에 달한다. 대다수 매장이 중소형 매장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로, 일각에서는 프랜차이즈 역차별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협회 관계자는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손실보상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는데, 코로나19 확진자만 수 십만 명에 달하는 지금 연달아 규제를 시행하는 것이 과연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면서 “제도 철회가 어렵다면 먼저 시행을 유예하고 계도와 지원, 인센티브 제공으로 자발적 참여를 유도해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일방적으로 중소 가맹본부들과 영세 가맹점들의 부담을 전제로 하는 규정들이 너무 많아 업계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면서 “카드 수수료나 처리지원금, 라벨구매비용 등은 정부가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선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호 프랜차이즈월드 국장  rombo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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