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2050년까지 지속 가능한 항공연료(SAF)를 활용해 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35% 수준으로 감축하기로 했다. 탄소중립 행보가 각 사업계에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 항공사들의 경우 SAF의 가격과 공급처가 발목을 잡는다.

지난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IATA는 최근 이같은 내용을 의결했다. SAF는 바이오 대체 연료를 사용해 생산한 항공유로, 기존 항공유보다 최대 80%까지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비행기는 다른 운송수단과 비교해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

유럽환경청(EEA)의 연구 결과 승객 1명이 각각의 교통수단을 통해 1㎞를 이동할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비행기 285g, 자동차 158g, 기차 14g 등이다.

이 가운데 UAM 등의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향후 20년간 항공 분야 탄소배출량이 지금보다 3배 이상 급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전 세계적으로 항공 부문의 탄소배출 규제가 강화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2025년부터 EU 내에서 이륙하는 모든 비행기에 SAF의 혼합사용을 의무화했다. 혼합비율은 2025년 2%에서 2050년 63%까지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문제는 SAF가 '비싸다'는 점이다. SAF를 비롯한 바이오 항공유는 기존 항공유 대비 가격이 3배~5배 가량 비싸다. 업계에 따르면 2025년 EU출발 항공편에 SAF 의무 비중인 2%가 적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연간 37만7152달러(약 4억6000만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 경우 연료비가 티켓가격에 반영되면 소비자 부담도 증가할 수 밖에 없다. 

국내에서 SAF 공급계약을 맺은 항공사가 대한항공뿐이는 점도 문제다. 대한항공은 지난 2월 프랑스 현지 정유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파리~인천 노선에 SAF를 1%가량 혼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내에는 아직 SAF를 전문으로 생산하는 업체가 없다.

지난해 6월 대한항공과 현대오일뱅크가 ‘바이오항공유 제조 및 사용 기반 조성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긴 했지만 상용화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들이 코로나19로 재무 위기를 여러차례 맞은 상황에도 장거리 노선 취항을 위해 중대형기를 리스하고 운수권을 새로 배분 받는 등 준비에 나섰지만 항공유가 문제가 되고 있다"며 "기존 항공유 가격도 오른 가운데 SAF 혼합비율이 의무화되면 재무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