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한국YWCA연합회가 창립 100주년을 맞아 지난 4월 20일 온라인 생중계로 기념식을 개최했다.

한국YWCA는 “지난해부터 과거를 돌아보고 오늘을 성찰하며 새로운 100년을 향해 나아가기 위해 100주년 기념을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100주년 기념 슬로건은 ‘YWCA 100년, 여성과 함께 변화를 향해’이다.

한국YWCA는 “한국YWCA의 역사는 1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 강점기 조선에 드리운 식민지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기 위해 모인 선각의 여성들은 해외의 YWCA 운동에 영향을 받아 조선에 여자기독교청년회를 조직할 계획을 세운다. 1920년대 초반 이미 전국 각지에 기독교청년회의 조직이 분산적으로 조직된 기록이 있다”며 “1922년 4월 20일, 조선YWCA는 정동 이화학교에서 두 번째 발기회를 연다. 조선YWCA는 초기 독립국의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고 활동을 시작했지만 1924년 조선YWCA의 이름으로 세계YWCA 회원국이 됨으로써 독립국의 지위로 세계조직에 가입한 최초의 시민운동단체가 됐다”고 강조했다.

한국YWCA에 따르면 조선YWCA는 대한YWCA, 한국YWCA로 변화하면서 독립 및 여성의 해방 운동, 여성인권운동에 앞장섰다. 산업화시기 여성들의 직업개발과 훈련, 여성노동자들을 위한 법제화개선을 주도했으며 이후 70년대와 90년대를 거치며 소비자운동과 바른삶 실천운동 등을 전개했다. 2000년대부터는 탈핵운동과 평화운동을 벌여오고 있다.

한국YWCA는 이날 행사에 앞서 창립 100주년 기념 감사예배를 드렸다. 이어 기념식 행사는 ‘Part 1. 여정: 함께 한 100년’, ‘Part 2. 다함께 축제: 함께 나누는 100년의 기쁨과 감사’, ‘Part 3. 항해: 함께 할 100년, 변화를 향해’의 3부로 진행됐다.

1부 행사에서는 김숙희, 원영희, 서다미 공동위원장이 무대에 올라 한국YWCA의 창립100주년 기념사를 전했다.

김숙희 공동위원장은 “1922년 4월 20일 그 당시 선각자이신 김필, 김활란, 유각경 선생께서 단합해 조선여자기독교청년회(YWCA)를 탄생시키셨다. 일본 유학길에 YWCA를 경험하신 김필례 선생이 조선YWCA를 탄생시킬 길을 모색하셨고 중국 북경에서 열린 ‘만국기독학생회의’에 조선대표로 참석한 김활란, 김필례 선생이 조선여자기독교청년회 창립을 선포하셨다. 일본에게 주권을 빼앗긴 상태였지만 당당하게 조선여자기독교청년회로 세계만방에 알리신 것”이라며 “1945년 광복을 맞이했고 1948년 대한민국이 건국됐다. 이때 미국YWCA 간사였던 박에스더 선생이 한국YWCA 지도자로 파견됐다. 이어서 1950년 6.25 전쟁이 발발해 3년간 전쟁의 고통을 겪었다. 일본이 우리의 주권을 침탈한 1945년까지 한국의 YWCA는 조선의 독립을 위해 싸웠고, 여성의 생활의 질을 높이기 위해 농촌계몽과 생활교육에 전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환경 속에서 100주년의 YWCA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나 큰 고민을 안고 있다”며 “사람들 개개인은 그들의 지적요구, 물질, 건강을 위한 정보 등에 대한 답을 모두 스마트폰에서 얻고 있다. 사회적으로는 아파트에 머물면서 가족이 멀어지고, 이웃과의 관계가 소원해지는 등 모두 다 열거할 수 없다”며 “지난 100년간 YWCA는 어려운 환경에 맞서 싸웠고, 포용했고, 그리고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앞으로 맞이하는 YWCA의 새로운 100년 또한 능히 감당하면서 건재할 것을 기도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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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원영희 공동위원장은 “한국YWCA 회원들은 생명의 바람, 세상을 살리는 여성으로서 초창기 농촌계몽운동, 문맹퇴치운동으로부터 시작해 남녀의 법적 평등을 위한 가족법 개정운동, 여성 권익과 지위 향상을 위한 직종 개발과 직업훈련, 여성노동자 인권 운동, 소비자운동, 평화·통일운동, 생명운동을 쉼 없이 전개해왔다. 한국 근현대사에서 급변하는 시대가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사회문제들을 기독여성의 관점에서 인식하고 해석해 내며 대안을 제시하고 실천하며 사회의 변화를 견인해 냈다”며 “100년의 역사 가운데 수많은 사역의 결실을 맺어온 힘의 근원은 개혁정신이었다. 우리는 결코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다. 우리에게 모범을 보여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치심을 삶에서 실천하는 자세, 한국YWCA의 정신이 우리 사회 속에서 살아 움직이며 여전히 우리 사회에 존재할 가치가 있음을 경험하고 확인하는 태도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몫이고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원 공동위원장은 “더불어 앞으로의 100년도 기독여성시민운동이라는 본연의 사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조직혁신의 과정을 시작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청년성’의 회복과 ‘지역 중심의 재구조화’”라며 “(이를 위한)도전에는 적지 않은 자원과 희생과 인내가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YWCA를 넘어 시민사회 생태계 조성에도 필요한 일임을 믿고 두려움보다는 담대함으로 시대와 사회 속으로 당당히 걸어 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다미 공동위원장은 “100년 전 선배들이 YWCA를 통해 그려본 ‘새 하늘과 새 땅’은 여성들과 이웃들이 모든 속박과 압제로부터 해방되는 꿈이었을 것이다. 새로운 100년을 맞이한 오늘 우리가 꿈꾸는 새 하늘과 새 땅은 청년이 깨어있는 시대의식으로 연대하고 모든 이들이 편견과 차별에서 벗어나며 생명이 생명 그 자체로 존중받는 세상이다. 정의, 평화, 창조질서의 보전의 하나님 나라가 일상에서 경험되는 세상”이라며 “청년은 미래가 아니라 현 시점의 주체다. 한국YWCA는 청년성의 회복을 선언했다. 역사의 기반 위에서 청년들은 새롭게 정의한 Y, W, C, A의 정체성에 기반해 함께 만든 비전을 마음에 품고, 기독시민운동의 주체로서 담대히 나아가겠다. 역사의 다음 페이지를 힘차게 열겠다. 우리 청년들이 일어서서 용기 있게 행동하는 모습은 다음 청년들에게로, 그리고 또 다음 청년들에게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2부 ‘다함께 축제’ 순서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미라 리제크 세계YWCA 회장, 송인동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 김학중 CBS 이사장, 세계 109개국 YWCA 회원과 한국YWCA 회원들이 보내온 축하영상이 송출됐다.

3부 ‘항해’ 순서에서는 ‘함께 할 100년, 변화를 향해’ 나갈 회원들이 수개월간 워크숍을 통해 마련한 비전선언문을 낭독했다. 비전선언문에는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이루어지는 YWCA의 목적과 비전이 회원들이 일상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삶에서 실천할 것” 이라는 실천의 의지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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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영희 공동위원장은 “YWCA는 우리사회에서 창립 100년 이후에도 깨어있는 청년성을 지닌 기독여성시민운동체로서 구조적인 차별과 배제에 맞서 정의, 평화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고, 사회적 영성과 평화네트워크를 조성하는 데 앞장서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념식 후에는 ‘한국YWCA 100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기록 활용법’을 주제로 백희성 건축가의 특강이 열렸다. ‘조직구성원 모두가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기록하고 기록한 것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그는“내가 뭔가를 이야기할 때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까’라고 생각하는 순간 우리는 제대로 된 얘기를 할 수 없게 된다. 아카이빙 돼 있는 수많은 자료들 중 ‘난 이게 재밌는 거 같은데’하고 꺼내도, 주변 사람들이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말하면 그 사람은 더 이상 그 자료를 꺼낼 수 없는 것”이라며 “어떤 자료든 마음껏 꺼내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다. YWCA 100년 동안의 자료를 보다가 보는 이의 흥미나 생각을 바로 적어놓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어떤 얘기도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카이빙이 되어 있는 수많은 자료들을 누가 어떤 방법으로 활용해 아름답고 위대한 것들로 만들지 아무도 모른다. 한국YWCA가 보유한 100년의 자료가 사회에 더 강하고 선한 영향력으로 빛이 되길 기원하겠다”고 말했다.

한국YWCA는 올해 10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청년 사회참여 프로젝트인 “흥興청 망望청: 세상을 살리는 10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해 각 팀 별로 100만원부터 1000만원까지 다양하게 활동비용을 지원한다. 흥청망청은 청년 누구나 지원할 수 있고, 회원 여부와 상관없이 프로젝트 지원금을 후원할 수 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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