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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최근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명을 넘어서자 손해보험사들은 펫보험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선진국과 비교해 매우 낮은 보험가입 비중을 높이기 위해 여러 제도의 복합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반려동물가구 83% “진료비 부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반려동물 가구는 2020년 27.7%까지 증가해 10가구 중 3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인구 환산 시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1500만명에 달한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 역시 2020년 반려동물 양육가구는 전체 가구의 27.7%로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이들 중 82.9%가 동물병원 진료비가 부담된다고 응답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및 양육 현황 조사 보고서에도 개 병원 질병치료비와 관련해 87.4%의 응답자가 ‘비싸다’고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양이 질병치료비에 대해서도 82.4%의 응답자가 ‘매우 비싸다’ 또는 ‘비싼 편이다’로 답했다.

이런 고객들의 니즈를 반영, 최근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대형 보험사는 펫보험을 출시해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화재는 반려인들의 펫보험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자 '삼성화재 다이렉트 펫보험'을 판매 중이다. 순수보장형 보험상품으로 생후 60일부터 만 8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다. 보험기간은 1년 또는 3년 중 선택 가능하며 만기 재가입을 통해 최대 만 20세까지 보장한다.

보험료는 한번에 일시납으로 납입할 수도 있고 월납으로 선택해 경제적 부담을 덜 수도 있다. 특히 365일 24시간 언제든지 인터넷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와 더불어 반려견을 위한 다이렉트 펫보험 '반려견 플랜'은 입·통원의료비 및 수술비, 배상책임, 사망위로금 등을 종합적으로 보장하고 질병과 상해에 대한 입/통원의료비 및 수술비용을 보장하는 질병상해의료비도 포함이다. 여기에 고객과 반려견의 상황과 필요에 따른 보장받는 담보를 추가하거나 제외 할 수 있다.

메리츠화재의 펫보험 ‘펫퍼민트’는 반려견의 의료비를 평생 보장하는 장기 펫보험으로 소형 반려견에게 많이 발생하는 슬개골 탈구·고관절 질환을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 상품은 3년 단위 갱신을 통해 보험료 인상과 인수거절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했다.

생후 3개월부터 만 8세까지 가입 가능하며 최대 만 20세까지 보장한다. 평균 진료비 수준에 따라 견종별 5가지 그룹으로 분류해 보험료를 적용했고 의료비 보장 비율을 50%와 70% 중 선택할 수 있다.

반려동물 등록번호 고지 시에는 보험료의 2%를 할인받을 수 있다. 또한 업계 최초로 ‘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을 도입해 1600여 개의 제휴 동물병원에서 치료 시 보험금이 자동 청구된다.

KB손해보험은 반려동물 사진 한 장으로 보험료 산출·가입이 가능한 다이렉트 모바일 펫보험 ‘KB펫코노미보험’을 판매하고 있다. 이 보험상품은 반려동물의 품종이나 연령에 관계없이 보험료가 동일하며 꼭 필요한 보장 위주로 상품이 구성돼 보험료도 연간 6만원(1회 일시납 기준) 수준으로 기존 펫보험과 비교해 저렴하다. 최대 5마리까지 한 계약으로 보장 가능하다.

DB손해보험은 장례지원비와 배상책임, 수술비를 보장하는 ‘아이(I)러브(LOVE)펫보험’을 운영하고 있다. 아이러브펫보험은 소형견에게 자주 발생하는 슬개골 탈구, 고관절 탈구 등을 특약으로 추가해 확장 보장받을 수 있다.

현대해상은 펫보험인 '하이펫'을 출시하고 최근에는 전용 홈페이지를 개설해 소비자친화적인 운영을 실시 중이다.

펫보험 가입율 낮아...표준수가제 도입 등 제도 개선 필요

그러나 펫보험이 보편화되기 위해서는 많은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의 조사에서 동물병원 진료비가 부담된다고 답한 반려동물가구 응답자 83% 가운데 반려동물보험에 가입한 비율은 0.25%에 불과했다. 이는 스웨덴(40%), 영국(25%), 일본(6%) 등 타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먼저 진료 항목과 진료비가 표준화돼있지 않아 보험사가 보험료를 산출하고 손해율을 산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나섰던 후보들도 동물병원 진료비 표준수가제를 공약으로 내놓았다.

특히 윤석열 당선인은 올해 초 ‘마음을 나누는 가족, 반려동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동물복지 공약’을 발표하고 진료항목 표준화 및 항목별 공시제 등을 골자로 한 표준수가제 도입을 언급했다.

윤 당선인은 “반려동물에 대한 국민들의 진료비 부담을 낮추고, 보호체계를 정비할 계획”이라며 “진료비 사전공시제와 같은 표준수가제를 도입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업계에서는 현재 진료비가 값비싼 수준임에도 펫보험 가입율이 낮은 원인은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며 동물등록제 강제화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보험사들의 경우 내장형 등록인식표가 없는 반려견의 보험 인수를 거부하는데, 내장형 인식표를 등록한 반려견은 2020년 기준 58.9%로 나타났다.

또한 대부분의 펫보험이 8살 이상은 가입이 어려운데다 보험료 역시 저렴하지 않고, 1~3년 단위 갱신형 상품구조로 인해 중간에 반려동물이 질병을 앓게 된 경우 갱신이 거절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정작 질병을 앓기 시작하는 시기에 충분한 보험혜택을 누릴 수 없다는 시선도 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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