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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탄소중립의 길은 RE100, CF100?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22.02.22 08:24

[여성소비자신문] 이번 설명절 휴가는 휴식의 즐거움과 함께 나의 편향적 사고를 바로잡는 깨달음을 주었다. 이곳저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재생에너지의 환경파괴를 눈으로 보며 신재생에너지가 유일한 길이라는 환상이 깨어진 것이다.

전남 신안의 퍼플섬을 목적지로 남쪽으로 차를 몰았다. 맑은 하늘과 원활한 차량통행 때문에 모처럼 즐기는 자연풍경이었다. 안타깝게도 산과 들 곳곳에 검정색의 태양광 단지가 흉물스럽다 못해 공포스러웠다.

숲과 나무를 베어낸 산 중터기의 태양광은 물론 기름진 논밭을 뒤덮은 태양광 패널 그리고 아름다운 해변에 듬성듬성 세워진 거대한 날개의 풍력발전 구조물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시대의 난제인 기후온난화 방지를 위해 정부와 여당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에 의한 탄소중립 환경정책 때문이다.

이 정책에 대한 논란은 진행 중인 대통령선거전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얼마 전에 있었던 대통령선거 후보 토론회에서 “알이백에 대해서는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라는 야당후보를 향한 여당후보의 질문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환경 전문가들 사이에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RE100 즉, ‘신재생에너지 100%’를 우리나라가 당연히 지켜야 할 국제규약처럼 그에 대한 대책을 묻는 것을 들으며 참으로 당혹스럽고 답답하였다. RE100은 영국의 환경단체인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이 2014년에 제안한 환경운동으로 기업이 사용하는 전기의 100%를 신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 RE)로 조달하려는 자발적인 캠페인에 불과하다.

즉 에너지 소비자인 기업들의 자발적 참여를 권장하는 것으로 정부의 규제나 제도로서 기업들의 이행을 의무로 부과하거나 강제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대통령 후보자들의 환경정책 토론이라면 온실가스 감축과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 조합 즉, 에너지 믹스(energy mix)에 대한 토론이어야 한다.

또 한가지 사소하지만 어색한 부분은 질문자가 ‘RE100’을 ‘알이백’이라고 표현한 점이다. 알이백은 R200으로 오해할 수도 있으므로 영어와 한국어의 조합을 피하고 숫자도 영어로 표현하는 관례를 따랐으면 좋았을 것이다.

3D 프린터를 ‘삼디’, G20를 ‘지이십’으로 읽지 않는다. 많은 국민들이 전문용어에 익숙치 않은 점을 고려한다면 ‘알이백’ 보다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국내기업의 신재생에너지 100% 지원대책을 묻는 배려가 필요했다. RE100은 수단이고 목표는 탄소중립이다.

탄소중립은 지구의 대기중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상태 즉, 탄소배출량이 탄소흡수량과 동일하여 이산화탄소 순 배출량이 영(zero)이 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과 동물의 호흡은 물론 자동차 운행, 공산물 생산 등의 인간 활동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나무 등 자연에 의하여 흡수되는 양과 같게 될 때를 평형상태라 한다. 이와 같이 이산화탄소의 배출과 흡수가 평형상태를 이루도록 함으로서 대기중 이산화탄소의 증가에 따른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2018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 총회에서는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폭을 1.5도 상승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탄소중립이 달성되어야 한다고 결의하였다.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대책으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화석연료발전 중심에서 신재생에너지, 그린수소, 원자력 등 친환경 고효율 에너지원 개발과 나무심기를 통한 이산화탄소의 흡수이다. 탄소배출이 극히 낮은 친환경에너지원으로 태양광, 풍력과 같이 자연환경을 에너지로 전환시키는 신재생에너지(RE)의 필요성이 높아진다.

이러한 관점에서 클라이밋그룹은 공산품 및 농산품 생산에 100% 신재생에너지(RE100) 사용하기 캠페인을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자연환경 조건이 열악한 나라에서는 신재생에너지 100%를 달성하기가 곤란하다.

대안으로 원자력 에너지의 효율적 사용으로 탄소배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 IPCC에 의하면 1킬로와트시(1 Kwh)의 전력당 탄소배출량은 태양광 27g, 해상풍력 24g, 육상풍력 11g, 원전은 12g으로 원전은 태양광이나 해상풍력보다 효율적이다.

비록 일조량이나 바람이 풍부하더라도 연속되는 장마 또는 심한 폭풍우로 인하여 일조시간이 제한되거나 풍력발전 시설파괴가 발생하면 전력공급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국가들이 겪은 것처럼 신재생에너지는 신뢰할 수 없는 간헐적 에너지임이 증명되었다.

이를 교훈 삼아 유럽 각국은 그간의 탈원전 정책을 수정하여 원전 추가 건설에 나서고 있다. 따라서 에너지 비전의 목표는 ‘무탄소에너지 100%(CF100,Carbon Free Energy100%)’에 두어야 한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즉, 지구의 온난화 방지를 위해서는 신뢰하기 어려운 RE100보다는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을 포함시킨 CF100이 보다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몇년전 미국 라스베거스 여행 도중 모하비(Mojave) 사막에 세워진 거대한 태양광단지에서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알프스산맥 산등성이에 펼쳐진 목초지의 풍력단지를 보고 신재생에너지만이 길이라는 환상을 갖게 되었다.

그러나 이 땅에 무분별하게 설치되는 태양광 패널과 풍력발전 구조물의 환경파괴를 보며 그 환상은 깨졌다. 좁은 국토와 경지면적, 변덕스러운 날씨, 해조류와 물고기 양식장인 바다라는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 적합한 한국형 탄소중립의 길은 RE100보다는 CF100에 있다고 본다.

아울러 인천국제공항 건설, 새만금 개발, 4대강 개발에 극렬반대 했던 우리나라 환경단체들도 이제는 신재생에너지의 환경파괴에 목소리를 높여야 할 것이다.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ka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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