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Happy New Year." 2014년도 한 해도 새해 인사와 덕담으로 시작된다. 그렇게 간절히도 복 많이 받고 행복한 한 해를 소원하고 축복해 주지만 한 해를 지내고 나면 소원대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오히려 그 해는 더욱 실망스럽고 유달리 자기만이 불행에 빠진 듯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그러할 지라도 새해가 되면 또 한번 기대와 희망에 찬 행복한 새해를 설계해 본다. 이 세상에는 절대적인 행복이 없듯이 모든 것을 다 누리는 완전한 복도 없음을 번연히 알면서도 많은 것을 원하고 바라다보니 그만큼 실망도 크고 불만도 많을 수밖에. 그렇다면 2014년도를 위한 새해의 행복설계는 크고 많은 것 보다는 가장 평범하고 기본적인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어떨까?

행복을 위한 여러 가지 요인들 가운데 가장 기본적이고 보편적인 것이 있다면 그것은 건강이 아닐까 생각된다. 건강 없이 행복하다는 것은 공상에 불과하다. 수필가 장영희씨도 그의 에세이 집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에서 본인의 기특하고 대견한 삶을 기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기적 같은 삶을 살기가 싫다고 고백하고 있다. “기적이 아닌, 정말 눈곱만큼도 기적의 기미가 없는, 절대 기적일 수 없는 완벽하게 예측 가능하고 평범한 삶을 살고 싶다.”라고. 한 때 행복에 대한 저술과 강연으로 널리 알려져 행복 전도사라는 칭호까지 받았던 어느 유명인사도 건강을 잃게 되자 사는 것이 너무 힘들었던지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던가?

2014년을 말띠의 해 갑오(甲午)년이라고 한다. 말 중에서도 푸른색이 도는 청마의 해라는데 청말은 건강하고 활동적이며 진취적인 특징이 있고 서양에서도 행운의 상징으로 여긴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청마로 태어났어도 말에 걸맞는 영양과 관리가 따라 주지 않아 병들고 허약해지면 행운의 상징도 명마도 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피조물 중에서 최고의 걸작인 우리의 몸도 마음도 가꾸고 관리하지 않으면 행운이 따라 주지 않으며 행복과도 거리가 멀어진다. 명마 뒤에는 명조련사가 있듯이 우리의 건강도 가꾸고 관리하기 나름이다.

사람마다 건강상태나 체력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 맞는 건강관리 전략이 세워져야 하겠지만 가장 보편적인 전략이 있다면 적절한 영양(nutrition), 적절한 운동(exercise) 그리고 피할 수 없이 다가오는 스트레스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 즉 낙천성(optimism)이 아닐가 한다. 영어로 세가지 첫 자를 합하면 NEO가 된다. 영어로는 ‘새로운’ 또는 ‘개량된’ 뜻을 가진 접두사이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영양소가 부족하면 영양소 결핍증으로 면역력이 저하되어 병에 잘 걸리게 된다. 반대로 영양소 과다섭취 특히 열량 과다섭취는 만성질환에 이르는 지름길이며 몸매를 망치는데 효과적이다. 적절치 못한 영양은 대부분 불량한 식습관 즉 편식이나 그릇된 영양지식에 기인한다.

따라서 올해에는 다른 계획을 세우기에 앞서 올바른 식습관, 과학적인 식품·영양지식을 탄탄히 하는데 우선순위를 두었으면 좋겠다. 한편 아무리 적절한 영양섭취를 하더라도 신체적인 활동 즉 운동(exercise) 없이는 각 조직세포의 활동도 적어지고 이들의 생리적 기능이 저하되어 체외로 배설되거나 소모되어야 할 물질들이 쌓여 축적되어 만성질환이 되기 쉽다.

그런데 현실적인 문제는 우리가 이러한 지식이 없어서 운동을 소홀히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걷고 뛰는 것의 중요성을 알지 못하거나 때로는 귀찮은 일로 여기는 게 문제다. 일어나 자유로 걷고 싶고 손을 뻗어 물건하나 잡고 싶어도 힘이 없거나 손이 펴지지 않는 환자들을 생각할 때 마음껏 뛰고 걷는 운동은 얼마나 큰 감사이며 축복인가?

만약 운동이 무슨 대수냐고 여겨지거든 그래도 아직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움직일 수 있으니 이러한 축복을 누려야 하겠노라 생각하면 운동하고 활동하는 즐거움이 더 크지 않겠는가? 물론 과다한 영양이 이롭지 못한 것처럼 과다한 운동 또한 체조직과 세포에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운동 그 자체가 고통이고 고역이 될  수도 있으니 과도한 운동은 피하는게 마땅하다.

세상에 스트레스 없이 사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일이 많아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오히려 할 일이 없는 것 또한 스트레스가 된다. 즉 정년퇴임을 해서 하던 일이 없어지거나 중단되면 일 없는 것이 얼마나 큰 스트레스가 되는지 당해보지 않으면 모른다고 한다. 일이 힘들 때는 효율성과 효과성을 고려해서 문제나 갈등을 빨리 풀어버리면 된다. 최근 문제 해결방법으로 잘 알려진 TRIZ라는 방법을 써서라도 창의적이고 효과적·효율적으로 문제나 갈등을 해결하면 스트레스가 줄어들거나 때로는 보람과 즐거움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정말 견디기 힘든 것은 그릇된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이다. 피할 수 없이 다가오는 스트레스에 대한 대책은 적절한 범위에서 낙천적(optimistic) 또는 긍정적인 사고를 하도록 노력하고 습관화하는 것이다. 그러나 만약 내가 아무리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사고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상대방이 신뢰하기 어렵고 무책임하며 나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인간관계는 차라리 포기하는 것도 나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

2014년에는 거창한 목표를 세우기에 앞서 행복한 삶의 기본이 되는 건강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자신에게 적절한 실행 계획을 세워 실천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한다. 올해 행복 설계의 우선순위는 건강이 먼저 네오(NEO).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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