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오피니언
여전히 두터운 ‘유리천장’…선택 아닌 생존 문제느리고 더딘 여성임원의 길
김은석 기자 | 승인 2013.12.26 15:02

[여성소비자신문=김은석 기자] 연말 인사가 단행되면서 국내 주요 기업들의 여성임원이 늘었다는 기사가 흘러나왔다. 실제삼성그룹이 단행한 총 475명의 임원 승진 인사에서 여성 임원 15명이 포함됐다.

앞서 발표된 이랜드그룹 임원 승진 인사에서는 총 15명 중 절반에 가까운 7명이 여성이었다. LG생활건강의 임원인사에선 여성 임원 비율이 10%를 넘어섰다. 이만하면 여성 임원들의 약진으로 여겨도 될 것 같다. 그러나 여성임원 숫자는 조금씩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차지하는 비율은 턱 없이 낮다.

삼성의 경우 전체 임원 2천명 중 여성은 50명 수준이며 현대?기아차는 현재 여성임원수가 한 자리 숫자다. 직급이 올라갈수록 여성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30대 그룹 계열사 사장 이상 임원 322명 가운데 여성은 단 한 명도 없는 것. 눈에 보이지 않지만 결코 깨드릴 수 없는 장벽인 유리천장은 여전히 두텁고 높기만 하다. 물론,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둔 ‘기업’이라는 테두리에서는 성과를 내지 못하면 생존에 실패하기 마련이다.

미국의 GM 차기 최고경영자 메리 바라는 105년 역사상 처음 선입된 여성 CEO가 됐으며 버지니아 로메티 IBM CEO 역시 100년 이상의 유리천장을 깬 여성들로 평가받는다. 앞서 나열한 여성들의 공통점은 최고의 성과를 냈다는 점이다. 메리 바라가 얻은 GM의 신임 CEO 자리는 조립라인 견습생으로 출발해 33년 동안 자동차 외길 인생을 걸은 결과다. 결국 유리천장을 깨는 것은 성별의 문제가 아닌 업무의 전문성과 일을 이어나갈 수 있는 지속성이라고 할 수 있다. 위에 여성들만 보더라도 ‘유리천장’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자신의 최종 수단이자 생존의 문제임을 알려준다.

최근 기업들이 남녀 구분을 점차 배제하고 철저하게 능력과 성과로 평가하는 보상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점은 ‘유리천장’을 깰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기업내 회식과 접대 문화가 점차 줄어 업무 외적인 스트레스가 감소한 점 등도 여성들의 사회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여성임원들은 조직 장악력은 남성임원에 비해 약할지 모르지만, 업무 처리가 세밀하고 꼼꼼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에 여성들이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가족친화적인’ 사회 환경을 만드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

21세기 다변화된 사회에서는 부드러움과 배려의 여성적 리더십이 강조되고 있다. 이 흐름에 걸맞는 인식의 변화와 사회 구조의 진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세계적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21세기를 ‘여성의 세기’로 정의했다. 여성 리더십이 우리 사회 혁신과 변화를 견인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19세기 봉건사회, 20세기 산업사회를 지나 이제는 권위적인 남성적 리더십과 함께 포용력과 배려의 여성적 리더십이 함께 공존 해 나가야 할 때다.
 

김은석 기자  kesh@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은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