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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포스트 양윤선 대표, 선하게 소통하고 강하게 네트워크하라2014년 새해 여성 CEO가 전하는 성공 키워드
김희정 기자 | 승인 2013.12.26 11:43

   
 
글로벌 여성경제에서 무시할 수 없는 여성 파워를 발휘한 인물로는 첫 IMF 여성 총재인 크리스틴 리가르드 총재와 휘트먼 HP CEO,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 세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COO 등이 있다.

우리나라도 기업가로, 도전가로, 여성 리더를 꿈꾸는 수많은 여성인재들이 있다. 훌륭한 여성 리더들은 과연 어떤 자질과 가치관, 철학으로 스스로를 단련시켰을까. 또 남성에 비해 열악한 인적 네트워크는 어떻게 극복했을까. <여성소비자신문>이 성공을 향해 오롯이 자신만의 길을 걸어온 여성 CEO들의 면면을 들여다봤다.

메디포스트 양윤선 대표(49세)는 서울대병원과 삼성의료원에서 의사생활을 한 전형적인 전문직 여성이다. 그런 그녀가 지금은 전혀 다른, 극과 극인 벤처기업을 창업해 경영하고 있다. 그녀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했으며 전문의 자격시험도 수석이었다. 삼성서울 병원 개원 멤버라는 화려한 이력도 늘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많은 사람들이 그녀에게 “안정적인 직업을 박차고 나갔는데 후회한 적이 없냐”고 묻는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녀는 정말로 후회한 적이 없단다. 힘들지 않아서, 후회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대신 너무나 좋은 점이 많았다고 한다.

“내가 만약 병원에서 의사생활을 하면서 평생을 마감한다면 절대로 경험하지 못했을 것들을 경험하면서 ‘내가 사회에 나와 있구나’, ‘내가 여러 사람과 함께 살고 있구나’를 새삼 느끼게 됩니다. 의사일 때는 나와 환자와의 일대일 대응만 필요했어요. 나만 실력이 있으면 됐고 그 환자에게 충분한 역할을 하면 그것으로 끝났지만 내가 CEO가 되면서는 리더십의 문제가 늘 내가 부딪치는 숙제이고 일의 본질이 됐습니다. 회사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움직여야만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에요. 나 혼자 열심히 하거나 나 혼자 똑똑하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어요. 결국 집단의 힘을 통해 목표를 이루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마음을 못 얻고 신뢰를 못 얻으면 한 발짝도 앞으로 갈 수가 없었습니다.”

   
 

리더십의 문제는 그녀가 한 발짝씩 내디디려고 할 때마다 큰 숙제로 다가왔다. “벤처기업을 창업할 때도 처음에는 매우 단순한 생각을 갖고 있었어요. 경험을 통해 골수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골수이식을 해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일을 하다보니까 그 줄기세포가 많은 난치병 환자들을 고칠 수 있지 않을까 상상을 계속 하게 됐습니다. 어짜피 노령화 시대에 몸 산업이 백년 먹을거리라는 신념을 가지면서 헬스케어 산업이야말로 어떤 산업보다 가장 활성화될 것 같은데 우리나라만 이런 인식이 덜 돼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녀는 재생의학이라고 하는, 줄기세포를 이용해 치료제를 개발하는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줄기세포는 신생아가 태어날 때 탯줄 안에 혈관안의 제대혈에서 얻는다. 그녀는 줄기세포를 뽑아내서 복원하고 여러 가지 치료제를 만들겠다는 큰 꿈을 안고 무모하게 창업을 시작했다.

“내가 의사일 때는 어떤 병이 어떻게 생기고 어떻게 치료하고 그것 밖에 모르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사업을 시작하고부터는 줄기세포를 보관하는 데서 시작해 줄기세포를 이용하여 관절염도 고치고 치매도 고치고 약재를 개발해 제약산업에 제공한 적도 있었습니다. 또 연구를 하다보니까 줄기세포를 키우면서 피부재생에 좋은 영양성분이 있다는 것도 알게 돼 줄기세포를 배양하는 동안 화장품까지 개발하게 되었죠.”

그렇게 해서 그녀는 11년 만에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를 세상에 소개하게 되었다. 2012년 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동종 줄기세포 치료제 카티스템(무릎연골재생)의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2012년 4월부터 판매가 시작돼 올해엔 전국 100여개 종합병원과 정형외과 등지에서 500건의 상업 시술을 진행해 신생아 탯줄을 원료로 해서 관절이 아픈 사람이나 스포츠 손상 등 환자에게 활용하고 있다. 또 세계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카티스템의 임상시험 승인을 받아 임상 실험도 진행 중이다.

   
 

그녀는 벤처기업을 할 때 필요한 리더십으로 첫째 성공에 대한 자신감이 아닌 실패에 대한 자신감을 꼽았다. R&D 등 모든 분야에서는 100개를 시도하면 90개 이상이 실패를 하기 때문이다. “내가 만약 성공에 대한 신화에 사로잡혔다면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아 리더는 정말 위험한 일을 할 때는 실패에 대한 자신감이 있어야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벤처기업은 믿고 생각하는 것을 창출해내고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것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는 것이 너무 중요하다. 미국의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들이 수십조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그런 회사들이 처음부터 그런 매출을 올린 것은 아니다. 10년, 20년 동안 연구를 하면서 처음에는 실패를 하고 거기서 나오는 아이템들을 통해 성공한 것이다.

여성 리더십에 대해서도 양 대표는 이렇게 털어놓는다. “저희 회사도 직원의 60%가 여성이고 임원의 50%가 여성이지만 항상 아쉬운 점은 여성들은 나에게 주어진 일은 능력이 좋아서 깔끔히 잘해 전문직에 많아요. 하지만 회사에는 막상 여성들이 적습니다. 그런데 사실 사업은 내 일 깔끔하게 하고 끝나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희생하는 것을 필요로 하지 않은 조직은 없으니까요.”

   
 

또 “선하게 소통하고 강하게 네트워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간관계는 처음이자 끝이고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너무나 많은 사람이 인관관계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가식적인 관계가 아니고 인관관계를 넓게 선하게 할 수 있는 베이스는 사랑, 인간에 대한 따뜻한 마음 이런 것들이 베이스에 있다고 봅니다.”

인간관계에서는 IQ가 필요하듯 대화지능 또한 필요하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도 따뜻하고 어색하지 않게 대화를 연결해 나갈 수 있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무조건 상대방 보다 아래에 서는 자세가 필요한데 그게 진심이어야 한다. 진심이 아니면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양 대표는 사회 후배들에게 그 어떤 스펙을 쌓는 것 보다 인맥을 쌓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오늘 맺은 인연이 또 다른 세계를 열어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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