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삼성전자가 창사 53년 만에 처음으로 파업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산하 전국삼성전자노조 관계자는 4일 "회사와 원만하게 대화가 이뤄지지 않아 결국 오후 3시 중노위에 조정을 신청했다"며 "쟁의활동에 나설지, 원만하게 해결될지는 조정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삼성 노조 측은 전 직원 연봉 1000만원 일괄 인상, 매년 영업이익의 25% 성과급 지급 등을 사측에 요구한 바 있다. 사측이 지난해 3월 사내 자율기구인 노사협의회와 협상을 통해 발표한 임금 인상 폭은 기본인상률 4.5%에 성과인상률 3%를 합한 총 7.5%였다.

사측은 지난달 21일 노조 공동교섭단에 임금협상 최종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종안에는 조합원 후생 및 재해방지를 위한 ‘조합발전기금’ 3000만원 지원 방안과 함께 노사 상생협의체에서 임금피크제 및 임직원 휴식권에 관한 제도 개선을 협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노조는 지난달 21일부터 24일 자정까지 사 측의 최종안을 조합원 투표에 부쳤지만 90.7%라는 압도적인 반대로 부결됐다. 

그러나 아직 여지는 남았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26일 사측이 반도체 글로벌 1위 달성을 기념해 기본급의 최대 300%에 달하는 특별격려금을 지급하기로 했고 육아휴직 확대 등 복리후생책을 마련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내용들은 노조가 먼저 사측에 요구했던 사항이다.

지난 2020년 이재용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와 함께 무노조 경영을 폐기하겠다고 밝힌 후 삼성노조는 활동 영역을 넓혀왔다. 삼성 계열사인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조합원 2500명 규모로 지난해 6월 약 2주간 소규모 파업을 펼치기도 했다.

이번 공동교섭단에는 삼성전자사무직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 삼성전자노조동행, 전국삼성전자노조 등 4개 노조가 참여하고 있다.  조합원 수는 전국삼성전자노조 4500여명을 포함 5000여 명 정도다. 20~30대 연령이 전체 80%를 차지한다.

중노위는 조정신청이 있는 날부터 10일간의 조정기간을 갖는다. 조정기간 내에 일반적으로 2~3회의 사전조정을 실시한다. 이어 중노위는 노사 양쪽의 주장을 청취하고 관련 사실을 조사한다.

이후 본조정을 개최해 조정안을 제시하는데, 노사가 모두 조정안을 받아들이면 조정이 성립되나 한쪽이라도 거부해 조정이 되지 않으면 노조는 쟁의행위에 들어갈 수 있는 권리인 쟁의권을 얻고 파업을 할 수 있다. 다만 노사 합의로 각각 10, 15일 이내에서 조정기간의 연장이 가능하다.

현재 삼성 노조 조합원은 4500여명으로 전체 직원 약 11만명 중 4% 수준이다.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실제 파업으로 이어지면 삼성전자는 첫 파업으로 기록된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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