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대선 유력주자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 등 4인의 여성 정책을 비교한다. 지난해 여성계에서는 “출산·육아로 인한 경력단절이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저해한다”, “가정 내 돌봄노동의 가치를 인정하라” 등 '보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주요 대선후보 4인도 한 목소리로 보육 및 육아휴직을 강조하는 여성정책을 구상했다.

이재명 후보는 남성 육아휴직을 확대하는 자동 육아휴직 등록제 공약을 내걸었다. 윤석열 후보는 여성의 경력단절 해소를 위해 돌봄서비스 확대 및 육아재택근무 도입을 약속했다. 안철수 후보는 청년정책의 일환으로 한국형 전일제 도입, 출산보육국가책임제 등 공약을 밝혔다. 심상정 후보도 남성 육아휴직 확대를 위해 전 국민 육아휴직제 도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재명 “자동 육아휴직 등록제·육아휴직 부모쿼터제 도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앞서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당 선대위 여성위원회 필승결의대회에서 △차별 없는 공정한 일터 △부모가 함께 자녀를 돌보는 사회 △생애 전반 성·재생산 건강권 보장 △1인가구도 안전한 사회관계망 구축 △한부모가정 아동·청소년 지원 등의 5대 공약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아빠에게 자녀와 함께할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겠다”며 “자녀를 돌보고 싶은 남성, 일하고 싶은 여성의 선택권이 모두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자녀 출산 시 부모 모두의 육아휴직이 자동으로 신청되는 ‘자동 육아휴직등록제’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육아휴직 급여액을 확대하고 ‘육아휴직 부모쿼터제’도 도입하기로 했다.

이 후보는 또 “지금까지 성과 재생산은 여성의 임신과 출산 지원에만 초점이 맞춰져 왔다”며 “앞으로는 모성보호 뿐 아니라 남녀 모두를 포괄하는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 보장을 위한 기본법을 제정하여 국가의 책임을 확대하겠다”고 전했다. 또 한부모 아동양육비 지급 대상을 중위소득 80% 이하까지 확대하고, 국가가 양육비 채무의 일부를 우선 지급하는 ‘양육비 국가 대지급제’ 도입을 공약했다.

이와 함께 여성 청소년 생리대 구입비 지원, 남성 청소년 HPV(사람유두종바이러스) 백신 무료접종 지원 등 공약도 발표했다.

윤석열 “육아재택 허용 기업에 인센티브 부여·공공 돌봄 확대...산후우울증도 관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앞서 열린 ‘국민공약 언박싱 데이 행사’에서 육아재택 보장 등 보육정책을 공약으로 선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후보는 자신의 정책·공약 안내 사이트에 시민들이 제안하는 정책을 선정해 공약으로 확대하고 있다.

육아재택은 한의사 오현주씨가 제안한 정책으로, 아이를 키우는 노동자가 일정 기간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오씨는 육아휴직에 따른 고용 단절, 가계소득 감소를 제안 이유로 꼽았다. 국민의힘은 근로자들이 전 기간 육아재택, 일부 기간 육아재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육아재택을 허용한 기업에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윤 후보는 최근 ‘석열씨의 심쿵약속’ 18번째 시리즈로 ‘초등학생 아침밥·방학점심밥 급식 지원 및 돌봄교실 확대’를 공약하기도 했다. 현재 ‘학기 중 수업일 점심’만 제공되는 학교급식을 아침과 방학 중 점심으로 확대한다는 내용이다.

적용 대상은 저소득층, 차상위계층, 맞벌이부모, 한부모 가정 초등학생이다. 현행법상 학교급식 재원은 시·도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에서 부담할 수 있다. 윤 후보는 단계적으로 희망자와 취약계층과 교육여건이 열악한 시·구·군부터 시범사업을 시행한 후 전국으로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학교급식이 어려운 지역에는 식당 이용 쿠폰 제도를 활용한다.

이에 더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산후 우울증 진료 지원(산모마음 돌봄사업) 확대’공약을 공개했다. 국민의힘 ‘나는 국대다! 시즌2’ 정책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김진현 참가자의 정책이다.

산모마음 돌봄사업을 통해 전체 산모를 대상으로 산부인과 산전검사와 함께 정신건강 선별검사를 받도록 하고 임신 1회당 60만 원 상당의 ‘마음돌보기 바우처’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산후 우울증 고위험군 또는 저소득층의 경우 출산일로부터 수년까지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비 본인부담률을 10%로 감면하고, 아이 정신 발달평가 본인부담금을 감면한다.

윤 후보는 이에 더해 ‘등·하원 도우미 비용 소득공제 적용’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방학 중 초등학생 돌봄교실도 희망하는 아이들 전원을 대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공약도 발표했다. 초등학교 돌봄서비스 이용률은 2021년 현재 267만명 중 33만명으로 12.5%에 불과하다.

안철수 “한국형 전일제·출산보육 국가책임제 도입”

안철수 후보는 자신의 대선공약 공개 홈페이지에 ‘청년 정책’의 일환으로 한국형 전일제 시스템, 출산보육 국가 책임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형 전일제 시스템의 경우 방과 후 7시까지 영어회화, 코딩 등 수업을 진행하는 전일제학교를 운영한다는 내용이다.

‘교육부’ 중심으로 돌봄 정책을 일원화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출산보육 국가책임제는 아동 수 대비70%까지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대하고 시·군·구에 반값 공공 산후 조리원을 설립하는 방안을 담았다.

안 후보는 ‘여성 정책’을 구분해 공약을 내걸지는 않고 있다. 다만 그는 지난해 11월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창립 62주년 기념 제56회 전국여성대회에 참석해 “우리나라는 자살률 OECD 국가 1위 그리고 출생률 꼴찌”라며 “2020년 자살과 관련해 응급실로 실려 온 전체 환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20대였다.

실제 사망자 수도 전 연령 남녀 중 20대 여성이 최고로 높았다. 세상이 안전하지 않고, 일자리는 없고, 집 사는 건 불가능해지고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안 후보가 공약한 정신건강 복지책임제, 청년안심주택 등청년 정책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심상정 “부모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전 국민 육아휴직”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아이 키우는 엄마와 아빠의 삶이 행복해져야 아이들도 행복하게 자랄 수 있다”며 전 국민 육아휴직제도 도입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심 후보는 앞서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출생아 100명 기준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부모는 여성 21.4명, 남성 1.3명에 그친다. 반면 OECD 국가에서는 신생아 100명 기준 여성 118.2명, 남성 43.4명이 육아휴직을 사용한다”며 “(육아휴직 도입 후) 20년이 지났지만 남성 육아휴직자의 수는 2만 7400명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심 후보는 △통상급여 80%로 육아휴직 소득대체율 인상 △육아휴직 아빠 할당제 도입 △플랫폼·특수고용·자영업자에도 육아휴직제도 시행 △국가 차원의 대체인력지원센터 운영을 통한 대체인력 확보 등을 공약했다.

우선 육아휴직급여의 소득대체율을 통상급여의 80%로 올려 1년 간 지급한다. 상한선 150만원을 최저임금의 1.5배인 285만원으로 늘리고 하한선은 없앤다.

또 육아휴직 중 3개월은 반드시 부부가 육아휴직을 사용해야 하는 육아휴직 아빠 할당제를 도입한다. 출산 전후 휴가를 90일에서 120일로 확대하고, 배우자 출산휴가를 현행 유급 10일에서 30일로 늘린다.

2023년부터 전국민 고용보험 도입과 함께 플랫폼, 특수고용, 자영업자에게도 육아휴직 제도를 사용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한다. 한부모가족에 대해선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 100% 수준으로 올린다. 육아휴직으로 인한 인력부족 방지를 위해선 국가 대체인력지원센터 설립·운영, 대체인력평등수당 지급을 공약했다. 육아휴직 관련 부당대우 기업은 배상금 지급, 적극 시행 기업은 인센티브 강화 등 기업에 대한 규제 및 유인책도 공개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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