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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전월세 시장 바람 잘 날 없었다...2022 ‘임대차법 시행 2년차 도래’
한지안 기자 | 승인 2022.01.14 18:30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임대차법 1년을 맞은 지난해 7월 “임대차법이 주거안정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021년 전국 전세시장에서는 가격 오름세와 양극화가 동시에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서울 아파트의 월세를 낀 전세 비중은 42%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월세 가격은 1년간 10% 넘게 올랐다. 올해는 8월 ‘임대차법 시행 2년차’가 도래한다.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연장한 거주기간이 만료되고 신규 계약 체결시기가 도래하는 만큼 전월세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2017년 5월·2020년 8월·2021년 8월...전월세 시장 어떤 변화 있었나

전월세 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제, 전월세 신고제 등 임대차 3법의 국회통과 1년을 앞둔 시기였던 지난해 7월 홍 부총리는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서울 아파트 임차인 다수가 제도 시행의 혜택을 누리고 있었음을 확인했다”면서 “임차인 평균 거주기간도 3법 시행 전 평균 3.5년에서 시행 후 약 5년으로 증가했다. 임차인의 주거 안정성이 크게 제고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6월 한 달 동안 갱신계약의 63.4%에 계약갱신요구권이 실제 사용됐다”며 “전월세 상한제 적용으로 갱신 계약 중 76.5%가 인상률 5% 이하 수준에서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홍 부총리의 이 같은 발언 이후 전·월세시장은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까.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지난해 12월 첫째 주(6일 기준) 99.1을 기록하며 26개월 만에 기준선(100) 밑으로 떨어졌다. ‘기준선 밑’이라는 것은 전세시장 내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두고 홍 부총리는 “전세시장이 안정세를 찾아가는 모습”이라며 “입주물량 증가, 대규모 정비사업 이주 종료 등으로 지난해 8월 임대차법 시행 이후 최다 매물이 출회되고 가격 상승세도 지속 둔화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후 12월 넷째 주(27일 기준)에도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93.5를 기록했다. 전셋값 상승률은 서울 0.04%, 수도권 0.03%를 기록하며 전주보다 각각 0.02%포인트씩 하락했다. 전세 수요보다 공급이 더 많아져 전세 가격이 안정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실상 전국 아파트 전세시장에서는 가격오름세와 양극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났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021년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12.92% 오르며 2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서울에서는 12.94%, 경기와 인천에선 각각 13.36%, 19.85% 올랐다.

이 가운데 KB부동산의 월간 주택 가격 시계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최하위 20%(1분위) 평균 전세 가격은 평균 8812만원으로 전월대비 41만원(0.47%) 하락했다. 반면 최상위 20%(5분위) 평균은 6억 6345만원으로 전월대비 1262만원(1.94%) 상승했다.

최상위 20%의 아파트 전셋값이 최하위 20% 아파트 전셋값의 7.5배로 벌어지며 200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것이다. 5분위 배율이란 주택을 가격 순으로 5등분해 상위 20%의 평균 가격을 하위 20%의 가격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배율이 클수록 양극화가 심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의 5분위 배율은 5배였다.

전국 전세 시장에서 양극화가 심화되는 동안 서울 전세시장에선 중위가격 상승이 이어졌다. 서울 아파트의 중위전세가격은 2020년 7월 4억6931만원, 2020년 12월 5억6702만원, 2021년 7월 6억2천440만원으로 올랐다.

같은 해 8월 임대차법 시행 1년차가 되자 상대적으로 저렴해 서민 주거지역으로 꼽혔던 강북권 아파트의 중위전세가격이 역대 처음으로 5억원대로 올라서며 5억433만원을 기록했다. 강북권 중위전세가격은 2017년 5월 3억3515만원에서 2020년 7월 3억7777만원으로 12.7%올랐는데, 2020년 8월 이후 2021년 8월까지 1년 사이에 33.2%오른 것이다.

이 가운데 서울 전세시장에서는 ‘월세를 낀’ 형태의 거래도 증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전·월세 전체 거래량 1만3532건 가운데 월세가 조금이라도 낀 계약은 5678건으로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2021년 한 해 기준으로는 서울 아파트의 총 전월세 거래량 18만1367건 중 6만7134건이 이같은 형태로 거래됐다.

서울 월세 거래 비중은 2020년 1월~6월 20%대를 유지하다가 8월부터 매달 30%대를 기록했다. 2021년 8월에는 월세를 낀 거래 비중이 41.28%로 늘어나며 40%대로 올라섰다. 10월 40.27%로 주춤하는 듯 하다가 12월 41.95%로 증가해 사상최대치를 보였다. 연간 평균 비율은 2020년 31.09%, 2021년 37.01%로 5.92%p 늘었다.

지난해 12월에는 KB부동산의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도 109.4로 나타나며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5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용면적 95㎡ 이하 중형 아파트의 월세 추이를 조사해 산출하는 지수다. 서울의 아파트 월세지수는 통계 작성 시작 이후 별다른 변동 없이 99~100 사이를 유지하다가 2020년 말부터 상승세를 보였다. 2021년 한 해 동안에는 역대 최대 폭인 5.47포인트(p) 상승했다.

지난 1년간 서울 아파트의 평균 월세 가격도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2020년 11월 112만2000원에서 2021년 11월 124만1000원으로 10.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91만3000원에서 103만7000원으로 13.58% 올랐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12월 "공시가격 9억원 이하 주택을 보유한 1가구 1주택자 임대인이 전월세 계약을 맺을 때 직전 계약의 5% 이내로 전세가격을 올리면 향후 집을 매매할 때 해당 주택에 1년만 살아도 양도소득세 비과세를 적용하겠다"며 상생임대인 대책을 발표했다. 이같은 사안은 올해 12월 31일까지의 계약분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정부의 이 같은 대책을 두고 시장에서는 “민간 임대인 대부분이 다주택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더해 공시가격 9억원은 시세 12~13억원 수준으로,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지난 10월 12억원(12억1639억원)을 넘어선 만큼 매물 수 자체가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임대인 입장에서는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받기위해 재입주를 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2022년 8월부터는 ‘임대차법 시행 2년차’...전세수요·월세공급 증가 가능성

한편 올해 8월 부터는 ‘임대차법 시행 2년차’다. 시장에선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연장한 거주기간이 만료된 가구의 전세 시장 유입으로 신규 수요가 급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정부가 공급하는 3기신도시 및 공공택지의 공공주택 입주자격(무주택) 유지를 위해 전세 생활을 유지하려는 수요도 더해질 전망이다.

이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및 물가 상승이 이어지는 동안 전세 가격을 올리지 못했던 임대인들의 전세가격 인상 및 월세 전환 등 행보가 전세시장의 가격 흐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화된 대출 규제 등으로 전세수요의 매매수요 전환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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