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황인자 칼럼] 지난 연말 ‘유엔여성(UN Women)’은 2021년 한 해를 장식한 세계 여성계 주요 뉴스들을 선정하였다. 정치, 법·정책, 과학기술, 스포츠, 문화예술 등 분야에서 총 16가지 주요 뉴스를 선정하였다.

우선 정치 분야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국가수반 또는 총리에 오른 여성들의 등장이다. 탄자니아, 바베이도스, 온두라스 3개국에서 여성 최초 대통령이, 스웨덴, 에스토니아, 튀니지 등 5개국에서는 최초 여성 총리가 탄생하였다. 튀니지는 아랍국가로서는 최초이다. 미국은 여성 최초의 부통령이 탄생하였다. 카말라 해리스가 그 주인공으로 흑인 여성 최초로 유리천장을 깼다. 정치 분야 두 번째 뉴스는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에 여성 진출이다. 나이지리아의 여성 최초 재무장관·외무장관을 역임한 응고지 오콘조 이웨알라가 WTO 26년 역사상 첫 여성 사무총장이 된 것이다.

법·정책 분야 주요 뉴스로는 스페인의 강간 법 강화, 레바논의 조혼 금지 선언, 스위스의 동성결혼 인정, 칠레의 새로 채택한 헌법 초안에 양성평등 의회 규정 등이 그것이다. 스페인은 동의 없는 섹스를 강간으로 규정하는 법안을 채택하고 길거리 성희롱, 할례, 직장 내 성희롱을 성범죄로 규정했다. 레바논은 15세 미만 아동의 조혼을 금지하는 가족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스위스가 동성결혼을 인정함으로써 동성결혼을 합법화한 유럽 국가는 31개국이 되었다. 칠레도 동성결혼 법을 통과시켰다. 또한 칠레는 세계 최초로 양성평등한 제헌의회를 선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코로나 팬데믹 일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보건의료직 여성들의 활약상을 필두로 첨단 기술 관련 벤처 기업이 상장돼 있는 미국의 나스닥이 기업 이사회에 여성의 참여를 요구하는 새 정책을 발표한 것, 세계보건기구(WHO)가 자궁경부암에 걸린 한 여성의 세포를 무단 채취해 수많은 연구와 신약개발에 이용했는데 뒤늦게 그 여성의 공을 인정한 것 등이 주요 뉴스로 선정되었다. 그 여성의 이름은 헨리에타 렉스이다.

스포츠 분야 주요 뉴스는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선수들의 참여가 49%를 기록한 도쿄올림픽이다. 도쿄올림픽에서는 각 경기마다 남녀 선수가 고르게 참여하였고 경기 일정도 남녀 선수가 고르게 조명 받을 수 있도록 조정하였다. 이로써 도쿄올림픽은 여성의 참여가 전무했던 1896년 아테네 올림픽 이래 가장 양성평등한 올림픽이 되었다.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아카데미상 감독상을 유색인종 아시안계 여성이 최초 수상한 것, 네덜란드의 한 박물관이 200년 역사상 처음으로 17세기 여성 화가의 그림을 영구 전시키로 한 것, 덴마크 기업인 레고사가 장난감과 마케팅에 있어서 성 편견 종식을 선언한 것, 멕시코와 프랑스 정부가 유치한 유엔의 세대평등포럼을 세계 각국의 여성 활동가들이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것, 노벨평화상을 여성이 수상한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프간 여성들의 저항이 주요 뉴스로 선정되었다. 탈레반 정권 하에서 학교도 못 다니고 경제적 활동도 계속할 수 없고 여성에 대한 폭력이 늘어나자 아프간 여성들은 거리로 나가 저항하였고 대표단을 꾸려 뉴욕으로 가서 유엔에 진실을 알리고 도움을 호소하기도 하였다.

유엔여성이 한 해의 세계 여성계 주요 뉴스를 선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황인자 한국외국어대 초빙교수/젠더국정연구원 대표  eqhwa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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